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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3주년 기획]④ ‘쉽게 더 쉽게’ 머리짜내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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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September 05, 2016, 06:09:00

금감원서 상품약관 불합리한 점 개선..최근 어린이보험 약관 변경 작업
보험 교육 늘리고 상품 구조 단순화 목소리..“보험사가 가장 적극 나서야”

“보험은 너무 어렵다.”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특히, 보험약관은 보험을 어렵게 하는 주범으로 지목됩니다. 하지만, 보험약관은 ‘잘’ 알아야하는 대상입니다. 보험에서 가장 중요한 ‘보장(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입니다.

창간 3주년을 맞은 인더뉴스는 보험약관 문제에 관심을 두기로 했습니다. 먼저 보험소비자가 반드시 알아둬야 할 약관은 무엇인지, 설계사들도 까다로워하는 건 무엇이 있는지 등을 살펴봤습니다.

그리고, ‘보험약관 원정대’를 발족합니다. 여러 전문가들의 지혜를 모아서 그 어렵다는 보험약관이 조금은 쉽게 느껴질 수 있도록 애를 써볼 참입니다. [편집자주]


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보험업계는 매년 보험 약관을 쉽게 변경하기 위해 학계, 소비자, 협회 관계자 등과 머리를 맞대고 있다. 보험약관에서 어려운 내용이나 분쟁을 일으킬만한 부분을 수정하는 것. 특히 금융감독원은 소비자에 불합리한 내용의 보험 약관을 변경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예컨대, 일부 보험사에서 판매하는 어린이보험의 보험금 지급관련 상품 약관 일부를 변경했다. 태아시기 어린이보험에 가입한 경우 1~2년 내에 질병에 대해선 보험금을 적게 지급했는데, 태아는 보험가입 때 역선택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보험금 감액 지급은 불합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4월 삼성생명을 포함해 한화생명, 교보생명, 신한생명 등 17개사 56개 상품에 대한 약관을 모두 개선했다. 현재 어린이보험 신규 가입자는 가입 후 1~2년 내에 질병이 발생해도 보험금의 100%를 지급받을 수 있다.


금감원의 약관 개선은 보험금 지급에 관한 내용뿐만 아니라 상품 가입에 관한 부분도 포함된다. 가령, 자녀보험(주계약)에 가입하면서 부모의 사망담보를 의무특약으로 가입해야 하는 내용이 수정됐다. 보험사에서 손해율을 낮추기 위해, 가입자가 주계약과 관련없는 특약을 가입하게끔 한 상품 약관을 바꾸도록 조치했다.


일각에서는 보험 약관 개선과 더불어 소비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식의 보험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장기적으로 학교 교육과정에서 진행하고 있는 금융교육에서 보험에 대한 커리큘럼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해 보험연구원이 주관한 ‘보험이해력 향상을 위한 소비자 교육방안’ 세미나에서도 보험교육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이 공감을 표했다. 우리나라 초·중·고등학교에서 금융교육을 늘리는 방안인데 SNS를 활용해 보험교육을 하거나 컴퓨터 게임을 통해 자연스럽게 보험 지식을 습득하도록 하는 것이다.


상품 구조를 단순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보험 상품은 주로 담보하는 보장(주계약)과 특약 형태로 구성돼 있는데, 한 상품에 가입할 때도 많게는 수 십개의 특약을 붙이기도 한다. 이렇게 상품 구조가 복잡할수록 보장내역도 많아져 약관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몇개의 표준약관으로 구성된 상품을 제외하고는 상품 구조가 매우 복잡하게 이뤄졌다”면서 “상품이 어려우면 가입할 때도 잘 모르고 가입하고, 보장하는 담보가 많으면 약관에 내용을 담을 때 예외적인 부분도 많아 상당히 복잡해진다”고 말했다.


보험업계에서 해마다 상품 약관변경을 실행하고 있지만, 결국 보험사와 협회가 약관을 쉽게 바꾸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가령, 지난해 금감원이 나서 변액보험의 표준약관을 만드는 작업을 추진했지만, 보험산업 자율화로 인해 표준약관이 폐지되면서 무산됐다.


특히 변액보험의 경우 상품이 복잡하고 내용이 어려워 소비자의 민원이 가장 많은 상품이기도 하다. 이 경우 당국이 주관한 표준약관 변경작업이 중단됐어도 업계가 나서 변액보험 약관에서 민원을 유발하는 문구나, 내용 등을 쉽게 변경하는 조치를 취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과거부터 협회, 업계, 당국 등이 함께 약관 변경작업을 꾸준히 추진해왔지만,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있다”며 “당국이 약관에서 불합리한 점을 개선하는 등의 작업을 하고 있는데, 무엇보다 보험사 스스로 나서 약관을 가능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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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영 기자 eileenkwon@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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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은의 보험키워드] 보험료 냈는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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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11 10:37:57

서지은 보험설계사·칼럼니스트ㅣ우리나라에는 몇 개의 보험사가 있을까? 2024년 11월을 기준으로 영업 중인 보험회사는 생명보험회사가 22개 손해보험회사가 31개로 총 53개의 보험회사가 있다. 보험회사가 완전히 무너진 사례는 아직 없지만 사실 지급여력 부분에서 건전성을 의심받는 보험사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최근 M 손보사 사태로 인해 가입자의 불안 및 보험사를 향한 불신의 시선이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이를 이용한 일부의 갈아타기 유도 영업이 소비자의 혼란을 초래해 현장에서 일하는 설계사의 한 사람으로 마음이 편하지 않다. 인생에 닥칠지 모르는 위험에 대비해 가입한 내 보험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거나 최악의 경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가입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보험사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지수 중 RBC 비율이 있다. Risk-Based Capital, 줄여서 RBC라 부르는 이 지수는 보험회사의 다양한 리스크를 고려해 요구되는 자본 계산 방식으로 쉽게 풀면 '지급여력'을 뜻한다. RBC 지수는 보험사의 가용자본을 손실 금액(요구 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 가입자에게 약속한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할 수 있을 만큼의 자본을 쌓아놓았는지 알 수 있는 지표가 된다. 당연히 RBC 비율이 높을수록 재무 건전성이 좋다. 가령 RBC 비율이 200%라면 보험금 지급을 위한 자본이 감독 당국이 제시한 기준의 2배를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반면 100% 미만일 경우에는 그만큼 지급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최근 논란이 된 M 손보사의 사태를 되짚어보자면, M 손보사는 2022년 4월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되어 이후 예금보험공사가 경영관리 체제로 여러 차례 매각을 시도해 왔으나 무산되었고,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2023년 3분기 기준으로 자본이 마이너스 184억원이 되어 완전 자본 잠식 사태에 빠졌다. 당시 M 손보사의 지급여력비율은 35.9%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는커녕 법정 기준인 100%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재무 건전성이 극도로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회사의 시장 매력도가 크게 하락해 인수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매각은 번번이 성공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고용 승계 문제를 두고 M 손보사의 노조와 인수 후보 회사 간 갈등까지 깊어지면서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부에서도 해법을 찾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진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매각에 실패한 M 손보사가 청산이나 파산의 길을 걷게 될 경우 '124만 명이 넘는 가입자의 보험 자산은 어떻게 되는가?'이다. 게다가 사태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설계사들이 지금도 보험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와중에, M 손보사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고 나아가 보험업계 전반에 대한 신뢰가 저하되어 소비자의 불안은 더 깊어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M 손보사에 오랜 기간 보험을 유지해 온 가입자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가장 기대하고 싶은 가능성은 과거 리젠트 화재보험사의 선례처럼 계약이 타 보험사로 이전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M 손보사의 경우 손해율이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높아 계약 이전이 쉽지 않다고 보아야 한다. 다음으로는 끝까지 버티다 보험사가 파산이나 청산의 길을 밟게 되면 당국의 '예금자보호법'에 기대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나의 보험 자산이 아닌 ‘해지환급금’을 보전해 주는 제도라는 점을 기억해야 하며, 무해지나 저해지 보험 상품은 예금자보호법이 있어도 현실적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이 거의 없다. 역시 건전한 보험사를 통해 새로 보장자산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유감스럽게도 보험설계사로 일하는 내게도 무척 쉽지 않은 일이다. 중도해지의 손해는 가입자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뿐만 아니라, 새로 가입하게 되면 나의 보험 나이와 병력 유무에 따라 이전보다 높은 보험료를 납부해야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어떤 선택을 하든 가입자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가장 손해를 줄이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나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최선이나 차선이 아니라 차악을 피하는 것이 정치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보험이 정치도 아닌데, 최선이나 차선이 아닌 최악을 피하라고 조언해야 하는 상황이 참 씁쓸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상황을 겪지 않기 위해서라도 내 보장자산을 관리하는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 정도는 꼭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서지은 필자 하루의 대부분을 걷고, 말하고, 듣고, 씁니다. 장래희망은 최장기 근속 보험설계사 겸 프로작가입니다. 마흔다섯에 에세이집 <내가 이렇게 평범하게 살줄이야>를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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