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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시효 지났어도 자살보험금 줘라 vs 법적판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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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May 18, 2016, 17:05:19

금감원, 보험사 담당자들 불러 모아서 자살보험금 지급 지침내려
후속조치 마련 분주..일부서 자살방조 우려하며 ‘약관변경’ 만지작

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자살보험금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나면서 제2의 쟁점으로 올랐던 소멸시효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보험사들에 보험금 지급을 권고했다. 금감원이 소멸시효가 지난 계약건에 대해서도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보험사들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인 소멸시효 관련 판결을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이다. 자살보험금과 마찬가지로 소멸시효 건에 대해서도 법적인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만, 자살보험금 미지급금 규모가 크지 않은 중·소형사의 경우 금감원의 지침을 따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사 17개사는 지난주 대법원의 자살보험금 지급판결에 따라 보험금 지급과 관련 후속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한 생보사 고위 관계자는 “대법원에서 자살에 대한 재해사망보험금 지급판결이 났으니, 최대한 존중해서 각 보험사가 신속하게 준비중인 것으로 안다”면서도 “보험금을 얼마나 혹은 어디까지 지급해야 하는 부분은 좀 더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금감원은 지난 17일 생보사 감사, 보상 담당 임원을 소집해 “자살보험금 청구가 들어온 건은 소멸시효에 관계 없이 지급하라”고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보험사들은 보험금 청구소멸시효 2년이 넘은 보험계약건은 일단 대법원 판결이 날 때까지 지급을 보류하겠다고 맞선 상황이다.


특히 지급해야 할 규모가 큰 보험사는 보험금 지급 결정에 대해 신중한 모습이다. 일례로, 시장에 매물로 나온 ING생명의 경우 자살보험금 지급이 향후 경영실적 지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고심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현재 ING생명의 미지급 보험금 규모는 653억원이지만, 추후 발생할 금액까지 더하면 수 천억원의 보험금을 미보고발생손해액(IBNR)으로 쌓아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이 경우 한꺼번에 쌓아야 하는 준비금 규모 만큼 순익에서 빠질 수 있다. 순익에 변화가 생기면, 시장에서의 가격이 낮아질 수 있어 더욱 민감한 상황이다.


현재 자살보험금 소멸시효 관련 6건의 소송이 법원에 계류 중이다. 보험사는 대법원 판결에서 금감원이 내린 지침과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금감원의 지도가 너무 이른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자살보험금 미지급 규모가 수백억인 보험사들은 소멸시효 판결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데, 한 두달 안에 결론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금감원의 말 한마디가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지급하라고 언급한 것은 다소 경솔했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생보사 관계자는 “대법원에서 소멸시효 관련 금감원과 반대의 판결을 내릴 수 있지 않겠느냐”며 “이 경우 소멸시효가 지난 건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했다면, 판결을 불복한 것이기 때문에 배임에 해당될 수도 있고 이미 지급한 보험금을 환수조치 해야 하는 등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일부 보험사의 경우 금감원의 지침대로 자살보험금 미지급건에 대해 모두 지급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미지급금 규모가 크지 않은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각 사에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형 생보사 관계자는 “규모가 작은 보험사 입장에서는 금감원의 지침을 안따르기엔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보험사 일각에서는 이번 자살보험금 지급으로 인해 생명보험이 자살을 방조할 수 있다고 우려해 '약관변경 명령'을 언급하고 있다. 약관변경명령은 보험업법 131조에 해당되며, 약관상 소비자에 불리하게 작용한 부분에 대해 시정이 필요하다고 판단된 경우 금융위원회가 소급적용할 수 있도록 행정명령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은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약관변경명령을 주장하는 것은 보험금을 주지 않겠다라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지금까지 한 번도 해당 명령이 내려진 적이 없는 데다, 이미 2010년 이전 계약에 대한 소급적용이 될지 여부도 부정적이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조만간 ING생명을 제외한 나머지 생보사에 대한 제재조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지난 2014년 ING생명은 금감원으로부터 기관주의, 과징금 4900만원과 임직원 4명에 '주의'조치를 받은 바 있다. 제재 수위는 각 보험사의 미지급 규모, 경위, 기간 등을 고려해 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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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영 기자 eileenkwon@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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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필드] ‘탄소중립 선봉장’ 풀무원 거점 음성 두부공장 가보니

2025.09.29 08:00:00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풀무원이 2050년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 로드맵을 세우고 실천 중심의 ‘친환경 케어’ 전략에 속도를 냅니다. 전략의 중심축은 음성 두부공장입니다. 전 공정 자동화로 두부 품질을 높이는 동시에 친환경 에너지 전환과 용수 절감, 재활용 확대로 자원 순환을 강화합니다. 지난 25일 풀무원 물류의 핵심 거점이자 ‘탄소 중립 선봉장’ 음성 두부공장을 찾았습니다. 세척수 혼입 사용·두부 틀 바꿔 불필요한 용수 사용 최소화 충청북도 음성군 대소면에 위치한 음성 두부공장은 지난 2003년 무인 자동화 시스템으로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1공장은 국산부침·찌개 등을, 2공장은 두부·두부면 등을 담당하며 총 5개 라인에서 시간당 최대 1만2800모의 두부를 생산합니다. 음성 두부공장의 지난해 매출은 570억원으로 전년 대비 9.6% 늘었습니다. 원재료인 콩 입고부터 마트 신선식품 매대에 올라오기까지 두부는 70여가지의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음성 두부공장의 경두부 제조 공정은 크게 원료가 입고된 이후 ▶세척 ▶침지 ▶가열&숙성 ▶여과 ▶응고 ▶파쇄 ▶압착 ▶절단 ▶포장 ▶이물 검사 ▶살균&냉각 ▶화상검사&자동담기 ▶저온(등온) 숙성&일부인 날인 등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식품 공장은 특성상 위생 관리를 위해 물을 많이 쓰는 게 사실입니다. 풀무원은 이 공장 곳곳에 용수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들을 마련했습니다. 먼저 콩을 불리고 세척하는 과정에서 거의 불순물이 나오지 않는 세 번째 세척수를 다음 번 첫 번째 세척수로 다시 씁니다. 두 번째 용수는 새 용수와 3차 세척수를 반반 혼입하고 3차 세척수만 새 물로 사용합니다. 불린 콩을 세척한 뒤에는 콩을 갈아 두유로 만들고 여기에 응고액을 넣으면 몽글몽글한 순두부가 만들어집니다. 이를 압축하고 기계로 누르면 우리가 아는 두부의 모양이 나옵니다. 풀무원도 원래는 전통 방식대로 네모난 판모틀을 썼지만 세척에 많은 용수를 써야하는 게 고민거리였습니다. 회사는 용수 절약을 위해 두부 제조 과정을 손봤습니다. 이옥규 풀무원 공장견학 매니저는 “전에는 틀에 면포를 깐 다음 두부를 넣고 물을 제거하면서 두부를 만들었는데 그렇게 하면 12모에 한 번씩 기계와 면포를 세척해야 했다”며 “지금은 벨트 상·하단에 있는 면포들이 두부를 앞으로 보내면서 면포를 바로바로 세척한다. 이렇게 두부 품질은 유지하면서 세척 용수는 줄일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풀무원에 따르면 음성 두부공장에 기계 성형을 도입해 응고된 두부가 기다란 바 형태가 만들어지도록 바꾸면서 용수 사용량이 기존의 3분의 1로 줄었습니다. 바 형태 두부가 벨트로 이동하고 이를 균일하게 잘라냅습니다. 플라스틱 용기도 지난해 골이 파인 요철 구조로 변경해 8.6% 경량화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폐기실행’ 운명이었던 두부들은 이제 풀무원 펫푸드 브랜드 '아미오'의 사료로 재탄생합니다. 이옥규 매니저는 “과거 혼입 출고 우려로 금이 간 못생긴 두부들은 폐기실로 갔고 사람이 일일 다 뜯어서 버리는 작업을 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것들이 두부 너겟 등 반려견·반려묘를 위한 간식이나 식사가 될 수 있게 아미오에서 재활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음성 공장은 세척 용수 사용 효율화와 누수 부위 개선을 통해 2023년 연간 2447톤의 용수를 절감했습니다. 또 두부 제조 부산물인 비지에 대한 순환자원 인증서를 획득하고 이를 사료 제조원료로 판매해 폐기물을 자원으로 순환하고 있습니다. 음성두부 사업장은 순환자원 인정을 통해 지난해 4146톤의 식물성 잔재물을 판매했습니다. 음성두부 사업장 지난해 공장 에너지의 40%가 ‘신재생에너지’ 음성물류센터는 풀무원이 보유한 17개 거점 중에서도 전국 3시간 이내 운송이 가능한 ‘허브’ 핵심 거점입니다. 물량의 입고-분배-출고까지 자동화 물류 체계를 구축했으며 공급망 전체를 저온 관리 프로세스로 운영합니다. 생산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이 48시간 이내에 이뤄집니다. 물류센터의 연면적은 4만2334㎡인데 이 중 60%가 냉장 시설입니다. 총면적이 축구장 5개 크기에 이르는 ‘커다란 냉장고’인 셈입니다. 두부의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한 달 전기세로만 2~3억원을 지출한다는 설명입니다. 음성물류센터는 2022년 식품 물류센터 최초로 해썹(HACCP) 인증을 받았습니다. 김기택 풀무원 음성센터 운영팀장은 “물류센터가 해썹 인증을 받는 건 흔치 않다. 가장 중요한 건 온도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느냐는 것”이라며 “센터에 온도 감지 센서가 있는데 영상 5도로 관리해야 한다면 범위 안에 들어올 수 있게 2도 정도로 관리한다. 이렇게까지 온도관리를 하는 회사는 풀무원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두부공장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자리한 음성물류센터에 도착하자마자 왼쪽에 거대한 원통형 사일로 2개가 배치된 단독 건물에 눈에 들어왔습니다. 풀무원이 2013년 도입한 친환경 난방 시스템 ‘우드팰릿 보일러’입니다. 두부를 만들 때나 포장 후 고온살균 과정에서 고열이 필요한데 이 우드팰릿 보일러는 자투리 목재로 뭉친 우드팰릿을 연료로 합니다. 우드팰릿은 유엔기후협악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제로인 탄소중립 에너지원이라고 인정한 친환경 연료입니다. 이옥규 매니저는 “하절기에는 우드팰릿 보일러를 전체 가동하고, 가동이 많은 동절기에도 100%는 아니지만 대부분 사용한다”고 말했습니다. 풀무원은 2013년 우드팰릿 보일러 설치 후 현재까지 온실가스 배출권을 9067톤을 판매했습니다. 이외에도 풀무원은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해 태양열 온수 생산 시스템을 도입하고 태양광발전 설비투자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음성 두부공장 옥상에도 태양열 시스템이 장착돼 있으며 이를 온수와 난방에 활용 중입니다. 음성 두부 사업장은 지난해 기준 공장 전체 에너지사용량의 39.4%를 우드팰릿,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로 대체했습니다. 풀무원은 ESG 경영을 지속가능한 핵심 가치로 삼고 있습니다. 올해 세계3대 신용평가사인 미국 S&P 글로벌이 발표한 지속가능성 평가(CSA)에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글로벌 식품 분야 상위 5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국내에서는 식품 기업 유일하게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에 19년 연속 선정됐습니다. 풀무원 관계자는 “풀무원은 두부 제품 포장 용기 무게 감량, 종이 소재 용기 전환 등을 통해 지난해 약 325톤의 플라스틱 소비 절감 효과를 창출했다”며 “또 2023년 업계 최초로 물류 현장에 수소 전기트럭 2대를 도입했으며 항후 물류 차량에도 대형 전기 트럭 1대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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