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매각설에 휩싸인 알리안츠생명 내부가 뒤숭숭하다. 그동안 회사 매각과 관련된 항간의 소문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던 알리안츠생명은 임직원 희망퇴직설이 퍼져나가자 내부 인트라넷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혼란스럽기는 매한가지. 회사를 인수하겠다는 후보들이 나타나자 고위직급을 중심으로 최악의 시나리오는 면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 반면 일반 직원들은 매각 후에도 회사를 계속해서 다닐 수 있는지 여부를 두고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독일 알리안츠그룹은 한국 알리안츠생명 매각과 관련 인수 후보자들이 제시한 인수제안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IBK투자증권과 안방보험 등이 인수 후보자로 제안서 검토가 끝나면 조만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부 매체는 중국 안방보험이 알리안츠생명을 인수하는 데 유리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IBK투자증권이 중국 투자자를 유치해 가장 높은 인수가격을 쓴 것으로 알려졌지만, 안방보험이 국내 생보사를 인수한 전력이 있어 대주주적격성심사 등에서 긍정적으로 작용될 것이란 예측이다.
또, 안방보험이 인수 제안서에 알리안츠생명 인력 선(先)구조조정 등의 조건을 포함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현재 알리안츠생명 인력은 1250명 수준으로 동양생명 인력 990명보다 많다. 이 과정에서 알리안츠생명의 영업조직을 GA로 독립시켜 매각 가격을 낮추는 것이 인수에 유리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더해졌다.
업계에서도 알리안츠생명 매각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동양생명에 이어 두 번째로 중국 자본에 넘어갈 공산이 큰 데다, 앞으로 시장에 매물로 나올 보험사들도 있어 당국과 업계에서 모두 이번 매각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알리안츠생명은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매각 과정 중에 들리는 잡음에 대해 일절 함구해 오던 회사는 임직원 희망퇴직과 구조조정 관련 소문이 나돌기 시작하자 관련한 내용을 직원들에게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앞서 알리안츠생명은 지난 2일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최근 회사(알리안츠)가 조만간 희망퇴직을 실시할 것이라고 보도한 언론 기사를 포함해 항간에 도는 소문은 사실무근이다”라며 “회사는 지금 희망퇴직을 검토하고 있지 않고 있다”고 공지했다.
사측이 부인하고 있지만, 알리안츠생명 내부 직원들은 이번 매각에 대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안방보험 등 인수 희망자가 나타나 회사 매각이 원활하게 진행되는 것에 대해 안도하는 직원도 일부 있지만, 대다수는 매각 후 예측되는 회사의 변화에 대해 걱정하는 모습이다.
일례로, 일부 직원의 경우 지인을 통해 지난해 안방보험이 인수한 동양생명의 내부 분위기를 알아보고 있다고. 특히 알리안츠생명과 겹치는 업무 내용과 중국계 보험사로 탈바꿈 하는 과정 중 새롭게 바뀐 업무 시스템 등에 대한 내용에 관심이 많다는 전언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알리안츠에서 동양생명과의 중복되는 업무를 포함해 바뀐 업무 시스템 등에 대해 궁금해서 물어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동양생명은 현재 안방보험이 국내 보험시장을 파악하는 과정으로 회사 의사결정이 늦어지고, 업무 추진에 어려움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진다”고 말했다.
한편, 알리안츠생명의 매각 여부와는 무관하게 구조조정은 피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알리안츠그룹 본사에서 한국 알리안츠생명의 매각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가 실적 부진으로 인한 '재무적인 문제'로 알고 있다"며 "그런 만큼 매각 전이든 매각 후든 구조조정은 필연적으로 밟아야할 수순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