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KB손해보험이 자동차보험의 대리운전특약 보험료를 인상한다. KB손보는 우리나라 대리운전 보험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동부화재와 삼성화재까지 더하면 이들 보험사가 전체 대리운전 보험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다.
KB손보는 지난 3월 동부화재와 함께 카카오 대리운전보험 전용 상품을 개발하기도 했다. 당시 KB손보는 카카오를 이용해 우량 대리운전기사가 유입돼 손해율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전체 대리운전의 손해율이 높기 때문에 소폭이나마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보는 10월부터 자동차보험의 대리운전특약의 담보별 기본보험료가 1% 가량 올라간다. 대리운전보험의 경우 대리운전기사가 개인이 아닌 업체에 등록된 경우 회사에서 단체로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매일 대리운전을 이용하는 이용자 수는 47만명에 달한다. 대리운전업체는 3850여개, 대리운전기사 규모는 8만 7000여명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리운전업체 소속 운전자는 회사가 가입한 단체보험의 보험료가 적용된다.
현재는 보험사가 대리운전의 단체보험 할증율과 할인율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작년 여름 금감원은 대리운전업체와 업계 등과 논의해 지금보다 보험료 할증율을 20%p~100%p정도 낮추고, 할인율은 10%p~20%p정도 높였다.
대리운전보험을 취급하는 보험사는 7개사다. KB손보가 전체에서 53%가량 점유해 가장 많은 계약을 보유하고 있으며, 동부화재와 삼성화재가 각각 20~30%가량 차지한다. 나머지 MG손보, 한화손보, 메리츠화재, 현대해상은 전체에서 약 10%정도 점유해 각 사의 보유계약은 적은 편이다.
다른 사람의 차를 운전하는 대리운전의 경우 사고율이 높아 일부 보험사에서 인수를 제한하고 있다. 특히 최근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에서 우량 물건(사고율이 낮은 운전자)을 경쟁적으로 유입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손해율이 높은 대리운전 계약은 꺼릴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대리운전보험은 과거 손해율이 100%를 치솟아 일시적으로 판매 중단할 정도였는데, 지금은 상황이 조금 나아졌다고 해도 여전히 90%를 육박한다”며 “한 때 대리운전보험이 신규시장으로 여러 보험사가 뛰어들었지만, 결국 사고발생이 많아지면서 줄이는 추세다”고 말했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작년에 금감원이 진행한 관련 제도개선을 통해 상황이 좀 나아지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대리운전보험은 손보사들 사이에서 기피 대상으로 의무보험이 아닌데도 어쩔 수 없이 인수해야해서 난감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한편, KB손보와 동부화재는 카카오와 손잡고 실시간 운행데이터를 바탕으로 보험료가 책정되는 '대리운전보험'을 출시했다. 기존 자동차보험은 보험계약체결 때 보험료가 정해지는 반면, 카카오 대리운전보험은 IT기술을 바탕으로 집적된 운행데이터를 바탕으로 보험료가 산정된다.
동부화재는 아직까지 보험료 인상 계획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