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주동일 기자] 사람들을 만나면서 인상 깊은 말을 들으면 외장하드 문서 파일에 적어 저장합니다. 그런 말들을 듣고 나면 90년대 텔레비전 화면처럼 머리를 세게 맞고 나서 세상이 선명해 보이는 착각까지 듭니다. 다양한 사람들의 삶이 응축된 말을 듣고 더 많은 사람을 포용할 수 있을 때, 저는 생존을 넘어 공존하는 방법을 배운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주옥같은 문장들이 책에 적혀있다면 당장 그 책을 사서 두고두고 곱씹었겠지요. 하지만, 듣는 동시에 사라질 말들이기 때문에 기억에 남아있는 대로 투박하게나마 외장 하드에 적어 저장해야 합니다. 아무도 읽지 못할 이런 소중한 문장을 듣는 순간이 정말 좋습니다. 듣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이나마 넓어지면서 더 많은 사람을 제 경계 안으로 품을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중 하나를 특별히 인더뉴스 독자분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대학생 때 트랜스젠더 바에서 제가 인터뷰했던 한 드랙퀸은 다사다난한 지난날의 이야기를 마치곤 테이블에서 일어날 때 제 등을 두드리면서 “열심히 살아”라고 다소 굵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드랙퀸은…
인더뉴스 김현우 기자ㅣ “그냥 하고 싶은 거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안녕하세요, 인더뉴스 증권팀에서 일하고 있는 2년차 김현우 기자입니다. 증권으로 출입처를 옮기면서 매일매일이 새로운 요즘입니다. 못 보던 용어와 개념이 넘쳐나고 처음 보는 사람들뿐입니다. 심지어 하루에 수조원대의 거래대금이 시장을 돌아다닙니다. 정신없이 지내다 보면 내가 어디쯤 와있나 까먹기 일쑤입니다. 뿐만 아닙니다. 테니스와 책 읽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다 하려고 하면 하루가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매일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요즘, 미래에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지 ‘나의 생존전략’은 무엇인지를 따로 고민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우리네 삶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요. 대학생 때는 취업 준비하랴, 물밀 듯이 밀려오는 과제하랴, 연애하랴 바쁩니다. 취업을 해도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일을 하고 건강을 위해 운동도 하고, 또 연애도 해야 합니다. 결혼을 하면 달라질까요? 부모님과 주변 기혼자들을 보면 저보다 더 바쁘면 바빴지 덜하진 않았습니다. 모두가 이처럼 바쁜 하루를 살아가는 시대에 생존전…
인더뉴스 김진희 기자ㅣ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또 한 번의 새해를 무사히 마주하게 됐습니다. 기자 일은 그 특성상 많은 분들을 만날 기회를 얻는데요. 누군가를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기사로 전달하는 것이 제겐 큰 즐거움입니다. 지난 2019년 역시 취재를 위해 다양한 분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으며 저 역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던 한 해였습니다. 취재원을 만나는 일은 단순히 기사 작성에 필요한 정보만을 얻는 과정이 아니었습니다. 인생 선배의 성공이나 실패 이야기를 통해 교훈을 얻기도 했고, 넓게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맺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를 돌아보게도 됐습니다. 무엇보다 인터뷰 기사 작성을 위해 인터뷰이를 만나면 그분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어 인상 깊었습니다. 한겨울 신생아의 탈수가 걱정돼, 2시간가량 폭설을 뚫고 직접 분유를 전달한 여현청 남양유업 고객상담실 과장의 이야기를 비롯해, 반려견 '방실이'를 위한 서비스를 고민하다 펫 시장 최강자로 우뚝 선 김창원 펫프렌즈 대표의 스타트업 성장기. 역사와 의사의 꿈 사이에서 고민하다 조선왕조실록과 동의보감 콜라보로 방송계…
인더뉴스 박경보 기자ㅣ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얼마 전 본가에서 오래된 사진첩을 꺼내 들었습니다. 초등학교 입학 전이니 3~4살쯤 된 것 같은데, 집 벽엔 온통 자동차 사진이 붙어있었죠. 지금은 볼 수 없는 엑셀, 프린스, 에스페로, 엘란트라, 스쿠프 등 추억의 자동차들이 제 사진첩에 가득합니다.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머니 말씀으론 아주 어릴 때부터 꽤나 자동차를 좋아했다고 하는데요. 함께 사진을 보던 어머니는 고층 빌딩에서 차 지붕만 보고 이름을 맞혔던 게 신기했다며 저의 어린 시절을 떠올렸습니다. 요즘 말로 하면 ‘차덕후’였던 셈이죠. 사진을 찍을 때 무조건 자동차 앞에서 포즈를 취했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자동차업계를 출입하는 기자가 됐습니다. 사실 중학교 입학 이후부턴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시들했었는데요. 사회생활을 시작한 20대 후반이 되어서야 자동차에 대한 열정이 다시 살아나는 듯합니다. 자동차업계 특성상 시승행사가 참 많습니다. 고배기량의 자연흡기 엔진이 주는 묵직한 배기음은 언제 들어도 가슴이 설렙니다. 차로유지 보조 기능과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적용된 자동차에 몸을 맡기는 것도 또…
인더뉴스 신재철 기자ㅣ“오빠는 인생을 그려 나가는 것 같아. 그래서 새로 시작하는 일이 지금까지 오빠 인생을 모아 그려 놓은 그림 같아.” 지난해 초 친한 동생과 함께 하는 식사자리에서 새로운 명함을 건넨 저에게 해준 응원의 말입니다. 그 친구는 새로운 일을 시작해 낯설어 하고 어색해 하는 저를 보면서 힘을 주더군요. 홍보대행사 대표, 그 이후에는 PR프리랜서, 보험설계사, 펀드투자 자문, 재무설계 그리고 개인자산 컨설팅까지 참 여러 종류의 일을 해왔습니다. 그런 후 2년째 하고 있는 일이 경제신문사의 금융팀장(기자)입니다. 인생의 길이란 게 참 어떤 길을 걷게 될지 알기 힘들다는 걸 직감하는 순간입니다. 사회생활 처음 할 때는 참 많이 망설이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새하얀 도화지를 망치면 어쩌나 싶어서 말입니다. 뭐든지 완벽해야 할 것 같고 실수하면 한번 뿐인 인생 망가질 것 같고 무섭고 어렵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돌아보니 성급한 생각이었던 걸로 보입니다. 완벽하지 못 했고 실수투성이인 인생이라 많은 그림들을 그려나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우개질을 얼마나 했는…
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안녕하세요. 산업부에서 전자, 통신을 담당하고 있는 권지영 기자입니다. 그 동안 외신, 금융, 유통을 거쳐 2월부터 전자와 통신으로 출입처를 옮겼습니다. 어느덧 인더뉴스에서 7년째 신년기획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올해는 자기소개를 겸해 저의 생존전략에 대해 나누려고 합니다. ‘한 달 동안 무엇을 할까?’ 지난 2018년이 끝으로 향해가던 때 이런 행복한 고민을 했습니다. 근속년수 5년을 채워 귀중하고, 소중한 30일의 유급휴가를 받았기 때문인데요. 한 달 동안 출근하지 않아도 급여가 들어오는 ‘초행운’을 거머쥐었습니다. 그림과 피아노를 다시 배워 그 동안 놓았던 예술혼을 불태울지, 가보지 않은 나라의 작은 도시에서 이른바 한 달 살기를 할지, 짧은 여행과 휴식 등 여러 선택지를 두고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행복한 고민에 빠진 순간 문득 20대 후반부터 해보고 싶었던 일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을 걷는 것이었습니다. 회사에서 5년 동안 재미있게 일을 하기는 했지만, 심신은 지쳐 있는 상태였는데요. 800km가 넘는 길을 완주할 수는 없지만, 재충전의 의미로 보름 동…
인더뉴스 김영욱 전략기획본부장ㅣ홍대입구역은 요일과 시간 그리고 계절을 가리지 않고 언제나 복잡한 모양입니다. 그동안 용케 홍대입구 주변을 피해 망원이나 상수, 광흥창 부근에서만 일을 처리하곤 했는데, 지인 중 한 분이 홍익대학교 바로 앞에 약국을 개업했다는 소식에 백만년 — 물론 제가 백만년을 넘게 산 건 아닙니다만 — 만에 홍대입구역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그간 TV와 컴퓨터 모니터, 휴대폰 속 영상로만 접하던 홍대거리를 실물로 접하니 꽤나 많이 변해있더군요. 익숙한 거리와 낯선 건물, 비슷한 번잡함과 북적임. 그런 활기어린 복잡함 속에 우연히 눈에 들어온 것이 책방이었습니다. 오호라 이런 곳에 서점이 생겼네! 한동안 서점을 방문한 기억도 가물한 찰나 축하용 발걸음은 주인의 마음을 아는지 개인취미 및 일탈용 발걸음으로 바뀌어 정신을 차렸을 때는 어느새 서적의 바다를 열심히 물장구치고 있었습니다. 소설과 수필이 가득한 서가를 기웃거리다가 눈에 띄는 제목의 책을 하나 뽑아들었습니다. ‘장수 고양이의 비밀'이라는 에세이였는데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씨의 에세이더군요. 개인적으로 좋아…
인더뉴스 산업부장 제해영 | 2020년입니다. 새해가 되면 누구나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고 또 새로운 목표를 세우게 됩니다. 방식이야 다를 수 있겠지만 마음은 모두 비슷할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저만의 방식으로 연말연시를 맞이해 왔는데요. 최근 몇 년간은 '1년간 나는 무엇을 실패했는가?' 를 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좀 다른 방식으로 접근을 하게 되었는데요, 지난 12월에 생방송으로 보게된 이세돌 사범과 한돌의 바둑을 보면서 떠오르게 된 생각입니다. 그 방송을 보면서 예전과는 뭔가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특히 해설을 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인간 대 인간의 대국에서는 심리적인 부분에 대해서 해설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승부수, 실수, 흔들기, 기풍, 착오 등 인간이기에 존재하는 것들이겠지요. 그러나 이번에 유심히 해설을 들어보니 AI의 특성을 파악하고 그 약점(버그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을 찾아나간다는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AI가 어떻게 프로그램이 되어 있는지, 어떻게 학습을 하는지, 이길 확률은 어떻게 계산되는지 등에 대한 해설이 많았습니다.…
인더뉴스 황현산 기자(금융부장) | 얼마 전부터 책과 씨름하고 있습니다. 글 쓰고 고치는 일로 먹고사는 사람인데 책의 활자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언젠가부터 손에 책 대신 핸드폰이 쥐어지면서 난독증이 생긴 마냥 책 한 장 넘기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동참한 아내도 힘겨워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부부가 어떻게든 책을 곁에 두려는 이유는 초등학교 4학년 딸 아이에게 독서습관을 길러주기 위해서입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핸드폰 보는 시간이 늘더니 지금은 엄마, 아빠가 옆에 있어도 고개를 들 줄 모릅니다.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싶어 억지로 핸드폰 대신 책을 보게 했습니다. 그러려면 부모가 먼저 나서야겠기에 저녁상을 물리면 애 보는 앞에서 보란 듯이 책을 폅니다. 사실 읽는 척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억지 독서라도 꾸준하게 시키니 애가 조금씩 달라집니다. 책이라곤 ‘엉덩이탐정’ 밖에 모르던 녀석이 이젠 ‘해리포터’ 시리즈를 읽고 있습니다. 덤으로 아빠의 난독증도 서서히 치료되는 모양입니다. 최근 부쩍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가 남북교류 활성화입니다. 사실 과거 보험 출입 기자 때부터 개성공…
“너 회사 언제 만들었지?” “2013년에 만들었으니까 벌써 6년이 넘었네요. 생존해 있어서 다행입니다.” “야, 그래도 대단하다. 이 불경기에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용하지.” “회사 규모가 나름 커지긴 했는데요. 그것 때문에 더 힘들기도 합니다.” 간혹 지인들과 나누게 되는 대화의 패턴입니다. 그러다 결론을 이렇게 맺곤 합니다. “인생의 유일한 목표가 가장(家長)이 되는 거였는데, 여전히 가장은 못 되고 사장질을 하고 있네요.” 스스로에 대한 푸념이기도 하지만, 나름의 안도감이 담긴 표현이기도 합니다. ‘FFM 2023’이라는 프로젝트명으로 시작한 인더뉴스 설립과 운영의 1차 목표 시점이 불과 4년도 남지 않은 때가 왔습니다. 처음 계획했던 정도만큼은 항해 중인 것 같아서 다행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든든한 울타리에서 벗어나 6년 넘게 생존을 지속하고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어떤 ‘생존전략’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 오래 벌어야 산다 회사 설립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던 때가 39살이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50살 이후로 회사에 다니고 있을 가능성이 클 것 같지 않았습니다. ‘운이 좋아서 마흔에 결혼을 해서 아이를 가진다고 해도 60살까지는
인더뉴스 박경보 기자ㅣ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새해엔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쳐 낡은 틀을 깨고 새로운 장을 준비하자”고 신년사를 전했습니다. 허 회장은 정부에 미래지향적인 규제개혁을 요구하는 한편, 기업들에게도 선제적인 연구와 과감한 투자를 당부했습니다. 허 회장은 29일 신년사를 내고 “우리 사회의 도전 정신을 높여 새로운 시대를 선도해야 할 때”라며 이 같이 밝혔습니다. 새해는 지난해보다 대내외 경영환경이 더욱 어려워지는 만큼, 정부와 기업이 ‘혁신’에 나서야 한다는 게 신년사의 주요 내용입니다. 그는 내년 경제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다봤습니다. 세계 각국이 실리 추구를 명분으로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있는 데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리스크도 확대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줄어드는 생산가능 인구와 심화되는 디플레이션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허 회장은 이 같은 경제 변화가 위기가 아닌 ‘새로운 도전의 기회’라고 강조했습니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새 틀을 짜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이를 위해 허 회장은 정부에 ‘미래지향적인 규제개혁’을…
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25년 동안 LG그룹을 이끈 ‘상남(上南)’ 구자경 명예회장 발인이 치러졌습니다. 유족과 LS·GS 등 ‘범LG가’ 총수들, LG그룹 주요 계열사 임직원들이 발인을 지켰습니다. LG그룹은 비공개 가족장으로 장례를 치렀고, 별도의 영결식 없이 발인을 진행했는데요. 이날 이문호 LG공익재단 이사장이 대표로 추도사를 읽었는데요. 이 이사장은 “회장님은 대한민국 산업의 역사를 쓰시고, LG의 역사였다”면서 “LG의 20만 임직원이 가슴에 새기고 있는 고객을 위한 가치 창조와 인간 존중 경영이 바로 회장님의 경영사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공장과 연구 현장에 가기를 즐기고, 현장 사원들과 같은 눈높에서 말씀하시고, 너털웃음을 나누던 큰 형님 같은 경영인이셨다”며 “우리 모두 감사하고, 존경하고, 잊지 않겠다”고 끝을 맺었습니다. LG그룹 임직원 중에선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을 비롯해 권영수 ㈜LG 부회장, 정도현 LG전자 사장 등이 아침 일찍부터 빈소를 지켰습니다. 이후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허명수 GS건설 부회장, 허윤홍 GS건설 사장,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등 동…
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25동안 LG그룹을 이끌던 구자경 명예회장(향년 94세)이 노환으로 별세했습니다. 교육자 출신인 구 명예회장은 45세인 지난 1950년 락희화학공업사(현 LG화학) 이사로 취임하면서 그룹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했습니다. ◇ 교육자 출신으로 살던 집 도서관으로 탈바꿈..국내 첫 전자도서관 구 명예회장은 잘 알려진대로 진주사범학교를 졸업 후 5년 동안 교사로 지냈습니다. 교사로 재직 중이던 중 선친 구인회 명예회장의 부름을 받아 경영을 시작했습니다. 교육자 출신인 구 명예회장은 연구와 학업 등 교육에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대표적으로 국내 최초 전자도서관으로 꼽히는 LG상남도서관입니다. 이 곳은 구자경 명예회장이 27년 동안 지내온 집입니다. 서울 종로구 원서동 소재 지하 1층, 지상 3층 사저를 도서관으로 만들었습니다. 선친인 구인회 명예회장 별세와 자식들의 분가로 인해 큰 집을 도서관으로 활용하기 위해 LG연함문화재단에 기부했습니다. 학교법인 LG연암학원을 설립한 뒤 충남 천안에 연암대학교, 경남 진주에 연암공과대학교를 세웠습니다. 1995년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
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1990년에 출시한 국민차 티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1989년 펴낸 유명 에세이집 제목입니다. 이 책은 펴낸지 6개월 만에 100만부를 돌파해 최단 밀리언셀러 기네스기록을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창업 1세대. 김 전 회장은 만 30세에 대우실업(1967년 3월)을 설립해 초고속으로 성장시켜 셀러리맨들의 우상으로 떠오른 만큼 신화적 인물입니다. 수출산업으로 시작해 개발도상국 기업 중 최대의 다국적기업을 일궜습니다. 지난 1999년 대우그룹이 해체되기 전까지 김 전 회장은 해외진출과 사업다각화 등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대우그룹은 창업 30년 만에 재계 2위의 대기업으로 성장하기도 했습니다. 김 전 회장이 지난 9일 숙환으로 별세했습니다. 작년 12월부터 아주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해온 김 전 회장은 부인과 자녀, 손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했는데요. 평소 김 전 회장이 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의사를 밝힌 바 있습니다. 임종 직전 김 전 회장은 별도의 유언은 남기지 않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김 전 회장…
인더뉴스 진은혜 기자ㅣ 전문건설공제조합(이하 전문조합)의 신임 이사로 허흥영 기획조정팀장이 선임됐습니다. 지난 5일 전문조합 운영위원회는 제240차 운영위원회를 개최하고 유대운 이사장이 임명한 신임 이사에 대한 인준안을 의결했습니다. 허흥영 신임 이사는 1993년 전문건설공제조합에 입사해 공제사업팀장, 법무팀장, 청주지점장, 보상심사팀장, 기획조정팀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새로 선임된 이사의 임기는 12일부터 2022년 12월 11일까지 3년입니다.…
인더뉴스 이종현 기자ㅣ삼성전자[005930]가 2나노, 4나노 등에 적용되는 차세대 최선단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정 기술 로드맵을 제시하고 글로벌 팹리스 AI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섭니다. 삼성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지난 12일(현지시간)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를 개최하고 AI 시대를 주도할 파운드리 기술 전략을 공개했다고 13일 밝혔습니다. 이번 포럼에서는 고객의 AI 아이디어 구현을 위한 삼성전자의 최선단 파운드리 기술 소개, 메모리반도체와 어드밴스드 패키지 사업부와 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 등에 대한 사업전략이 제시됐습니다. 또한 파운드리, 메모리반도체, 어드밴스드 패키지 사업부가 '원팀'으로 원스톱 AI솔루션을 제공하는 턴키 서비스를 통한 기술, 서비스 차별화 전략도 선보였습니다. 2나노 공정에 후면전력공급 도입…2027년 1.4나노 공정 양산 삼성전자는 이번 포럼에서 BSPDN(후면전력공급 기술, Back Side Power Delivery Network) 기술을 적용한 2나노 공정(SF2Z)을 2027년까지 준비한다고 발표했습니다. BSPDN은 전류 배선층을 웨이퍼 후면에 배치해 전력과 신호 라인의 병목 현상을 개선하는 기술입니다. SF2Z는 기존 2나노 공정 대비 PPA(공정기술 평가하는 소비전력, 성능, 면적의 영어 약자) 개선 효과뿐 아니라, 전류의 흐름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전압강하 현상을 대폭 줄일 수 있어 고성능 컴퓨팅 설계 성능을 향상 시킨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습니다. 광학적 축소(optical shrink)를 통해 PPA 경쟁력이 추가 향상된 신규 4나노 공정 기술 SF4U도 공개하고 2025년에 양산할 예정입니다. 특히, 삼성전자는 2027년에 1.4나노 공정 양산을 계획하고 있으며 목표한 성능과 수율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에 GAA 트랜지스터 기술을 최초로 적용해 2022년부터 양산 중이며 올 하반기에 2세대 3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메모리·패키지와 원팀 협력으로 AI 솔루션 턴키 서비스 제공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와 메모리, 어드밴스드 패키지 사업을 모두 보유해 고객사에 맞춤형 AI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유리하다고 밝혔습니다 삼성은 세 개 사업 분야간 협력으로 고성능·저전력·고대역폭 강점을 갖춘 통합 AI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삼성 솔루션을 이용하는 고객사는 공급망을 단순화하면서 편의성은 높여 칩 개발부터 생산에 걸리는 시간을 약 20% 단축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삼성전자는 2027년에는 AI 솔루션에 적은 전력 소비로도 고속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광학 소자 기술까지 통합해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원스톱 AI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사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AI 반도체에 최적화된 GAA(게이트 올 어라운드) 공정 기술과 적은 전력 소비로도 고속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광학 소자 기술 등을 통해 AI 시대에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원스톱 AI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최선단 공정 기술과 함께 기존 8인치 파운드리 공정 라인에도 PPA와 가격경쟁력을 개선한 공정 기술을 제공하는 등 고객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올해 AI 제품 수주 규모는 작년 대비 80% 이상 성장했다고 밝혔습니다.
인더뉴스 문승현 기자ㅣ정부와 국민의힘은 13일 민당정협의회를 열고 '공매도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습니다. 핵심은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을 통한 무차입 공매도 차단,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벌·제재 강화입니다. 이날 공개된 개선방안은 금융위원회가 이달말까지 공매도를 전면금지한 이후 공론화 과정을 거쳐 금융위·금감원, 유관기관이 공동으로 마련한 최종안입니다. 먼저 민당정은 무차입 공매도 방지를 목표로 공매도 전산시스템을 구축합니다. 국내 공매도 거래의 92% 이상을 차지하는 기관투자자는 자체적으로 기관내 잔고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한국거래소는 내년 3월말까지 중앙점검시스템(NSDS·Naked Short-Selling Detecting System)을 구축하고 기관내 잔고관리 시스템에서 산출되는 잔고·장외거래 정보를 보고받아 전수점검합니다. 기관투자자의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비판받은 대차상환 기간도 손질했습니다. 공매도 목적의 대차·대주는 상환기간을 90일, 총 12개월로 통일하고 대주서비스 담보비율도 대차 수준인 현금 기준 105%로 맞췄습니다. 단 코스피200주식은 120%를 유지합니다. 불법 공매도 처벌은 대폭 강화합니다. 불법 공매도 벌금형은 현행 부당이득액의 3~5배에서 4~6배로 상향하고 부당이득액이 5억원 이상인 경우에는 징역 가중처벌을 도입해 형사처벌을 강화한 것입니다. 공매도 재개일정은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는 내년 3월 이후 공매도 금지조처가 해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더뉴스 문승현 기자ㅣ2021년 7월 출시돼 400만 가까이 가입자를 끌어모은 4세대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이 3년만에 변화를 맞습니다. 무분별하게 이뤄지는 비급여 물리치료로 인한 과잉진료, 선량한 보험가입자의 급격한 보험료율 인상 등 여러 문제를 손볼 때가 됐다는 공감대 형성과 함께 관련 통계도 쌓인 까닭입니다. 핵심은 비급여 보험료 차등적용으로 요약됩니다. 실손보험은 피보험자(환자)가 부담한 의료비(급여 본인부담금+비급여)의 일정금액을 보상하는 상품으로 작년말 기준 가입자가 3997만명에 달합니다. 자동차보험(2541만대) 가입자보다 많고 국민건강보험(5145만명) 보완형으로 도입돼 사실상 '제2의 국민건강보험'으로 불립니다. 실손보험의 적자는 만성적입니다. 금융당국 집계 결과 지난해 실손보험의 보험손익은 1조9738억원 적자로 2022년(1조5301억원) 대비 적자규모가 4437억원(29.0%) 늘었습니다. 보험손익은 보험료수익에서 발생손해액과 실제사업비를 제외한 것입니다. 병·의원급 비급여주사료, 도수치료 등 근골격계질환치료, 질병치료 목적의 교정치료 등으로 8조126억원에 달하는 비급여 보험금이 지급됐습니다. 무릎줄기세포주사 등 신규 비급여 항목이 계속 출현하며 전체 실손보험금 중 비급여가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금융당국은 판단합니다. 실손보험은 2009년 9월 이전까지 판매된 1세대를 시작으로 2세대(표준화실손), 3세대(신실손)를 거쳐 현재 4세대에 이르렀습니다. 판매시기나 보장구조로 구분됩니다. 금융당국이 손질에 나선 건 4세대입니다. 작년말 기준 가입건수는 376만건으로 전체 실손보험의 10.5%를 차지합니다. 상품구조는 주계약(급여)과 특약(비급여)으로 분류하고 각각 손해율에 따라 보험료를 매년 조정합니다. 특히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비급여 보험료는 이용한 만큼 부담하도록 설계했습니다. 다만 비급여 보험료 차등 적용은 충분한 통계 확보를 위해 상품출시 후 3년간 유예해왔고 이번에 처음으로 시행하는 것입니다. 7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7월부터 4세대 실손보험 비급여 보험료가 이용량에 따라 할인 또는 할증됩니다. 먼저 가입자는 보험료 갱신 전 1년간 수령한 비급여 보험금에 따라 5개구간(1~5등급)으로 나뉩니다. 비급여 보험금 수령액이 없는 1등급 가입자(전체의 62.1%)는 5% 안팎(보험사별 상이)의 보험료를 할인받습니다. 수령액이 100만원 미만인 2등급 가입자(전체의 36.6%)는 기존 보험료가 그대로 유지됩니다. 보험금 수령액이 100만원 넘는 가입자(전체의 1.3%)는 보험료가 올라갑니다. 구간별로 보면 ▲3등급(100만원 이상~150만원 미만) 100% ▲4등급(150만원 이상~300만원 미만) 200% ▲5등급(300만원 이상) 300% 등 할증률이 각각 적용됩니다. 비급여 보험료 할인·할증등급은 1년만 유지되고 이후에는 매년 원점에서 재산정됩니다. 또 취약계층 의료접근성이 제한되지 않도록 국민건강보험법상 산정특례 대상질환, 노인장기요양보험법상 장기요양등급 1·2등급 판정자의 의료비는 비급여 보험료 할인·할증 등급 산정에서 제외했습니다. 이와 함께 각 보험사는 소비자가 비급여의료이용량을 합리적으로 관리하도록 '비급여 보험금 조회시스템'을 구축·운영합니다. 4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는 개별 보험사 웹사이트나 앱을 통해 비급여 보험금 수령액과 보험료 할인·할증단계, 다음 보험료 할증단계까지 남은 비급여 보험금, 할인·할증 제외신청을 위해 필요한 서류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더뉴스 박호식 기자ㅣ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에서 ‘SK의 이동통신사업 진출 과정에 과거 정부의 특혜’가 있었다는 취지의 판결에 논란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서울고법 가사2부(김시철 김옥곤 이동현 부장판사)는 "인수자금 불분명한 돈 쓰는 게 상상조차 어렵다는 김XX 증언 봤을 때 이게 공표되면 선경그룹이 이동통신사업 진출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고 설시했습니다. 비자금 300억원, 과거 정권의 특혜로 SK가 이동통신사업에 진출할 수 있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 내용이 알려지자 SK그룹의 한 CEO는 지난 3일 열린 임시 수펙스추구협의회(SK그룹 주요 계열사 CEO가 참석하는 최고 경영 협의 기구)에서 "노태우 정부 당시 압도적인 점수로 제2이동통신 사업권을 따고도 정부의 압력 때문에 일주일만에 사업권을 반납한 것은 역사적 사실이고, 직접 경험한 일이기도 하다"고 발끈했습니다. 최태원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SK가 성장해온 역사를 부정한 이번 판결에는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SK와 구성원 모두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진실을 바로 잡겠다"며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사법부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전제했지만, 근래 보기 드물게 강한 어조였습니다. SK그룹의 이동통신사업진출에는 도대체 어떤 특혜가 있었을까요? 재판부의 판결에 SK그룹은 왜 명예를 걸겠다며 강하게 반발하는 걸까요? 당시 이동통신사업권 선정과정을 언론보도와 정부, SK그룹의 발표문을 통해 팩트 중심으로 시기별로 살펴봤습니다. #1. 체신부 제2이동통신 신규 사업자 선정(1992년 8월 20일) 체신부는 1992년 8월 20일 오전 9시에 제2이동통신 이동전화 신규 사업자로 선경그룹의 유공이 대주주로 참여한 대한텔레콤을 최종 선정했다고 발표합니다. 체신부는 선경그룹의 대한텔레콤, 포철의 신세기이동통신, 코오롱의 제2이동통신 등 3개 법인을 대상으로 서울지역 통신망 건설능력과 연구개발 계획, 외국인 주주와 협력관계, 사업 경영능력 등에 관한 36개 항목을 심사평가한 결과 1만점 만점에 8388점을 얻어 허가대상 법인으로 확정됐다고 설명합니다. 포철의 신세기이동통신은 7496점, 코오롱의 제2이동통신은 7099점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자신문 편집국장과 논설 주필을 역임한 이현덕씨는 회고록에서 당시 상황을 이렇게 기술합니다 송언종 체신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 기자회견에서 “심사를 전후해 외부 압력은 없었고 사업자 심사결과는 청와대에 사전 보고하지 않았다”며 공정한 기준에 의한 선정임을 강조합니다.(이현덕의 정보통신부 그 시작과 끝. 2011년 06월 10일자 전자신문) 하지만 체신부의 발표가 나자마자 정치권에서 강하게 문제를 제기합니다. 당시 최종현 회장과 노태우 대통령은 사돈 관계로 야당을 중심으로 6공 비리의 대표적 사례라는 공세가 이어집니다. 최종현 당시 선경그룹 회장은 제2이동통신 사업자 선정 직후인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정당한 노력의 결실’을 강조합니다. 최 회장은 "노 대통령의 사돈이라는 이유 때문에 특혜를 받지는 않았고 앞으로 이동통신 사업을 통해 얻어지는 이익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사회에 환원하겠다"며 "1, 2차 심사 결과 대한텔레콤이 모든 항목에 걸쳐 경쟁업체보다 앞선 사실이 보여주듯 사업자 선정은 대한텔레콤의 능력이 우월한 결과이며 로비나 특혜를 통해 사업자로 선정됐다는 주장은 추측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연합뉴스 1998년 8월 20일) 이같은 설명도 역부족이었습니다. 당시 여당인 민자당 김영삼 대표도 나서며 사업자 선정 취소를 주장합니다. 대선을 불과 4개월 남겨둔 시점이었습니다. #2. 선경그룹 사업권 자진 반납 선택(1992년 8월 27일) 선경그룹은 결국 사업권 자진 반납을 선택합니다. 사업자 선정 후 불과 일주일만입니다. 당시 선경의 제2 이동통신 컨소시엄인 대한텔레콤의 손길승 사장은 27일 오후 선경빌딩 13층 대회의실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선경의 제2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이 빚은 사회적 물의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고 국민 총화합 차원에서 이동통신사업 추진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밝힙니다. 손 사장은 "이번 사태는 국민 정서상의 문제로 인해 사회적 물의를 야기하게 되었을 뿐, 선경의 사업자 선정은 정당하다. 때문에 차기 정부가 사업자 선정을 위한 신청을 받을 경우 실력으로 승부하여 정당성을 인정받고 싶은 것이 우리들의 강력한 희망이다"고 말합니다.(연합뉴스 1992.08.27.) 이에 앞서 청와대, 여당, 정부의 강한 압박이 작용합니다. 이현덕 전자신문 전 주필은 당시를 회고하며 노태우 대통령 비서실장 명의로 최종현 선경그룹 회장, 손길승 대한텔레콤 사장, 김항덕 유공 사장 앞으로 보낸 8월 27일자 공문의 전문을 공개합니다.(이현덕의 정보통신부 그 시작과 끝. 2011년 06월 10일자 전자신문) '이동전화사업에 대한 권고'라는 제목의 비공개 문건에는 "통신사업권을 자진 포기하여 (국론이 분열된) 현 사태를 조속히 수습하라", "적법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제 2이동통신사업자로 허가했지만 대통령과 특수관계임을 이유로 정치권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국론을 조속히 통일하고, 정치사회 안전을 이룩하기 위해 협조하라"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정치적 상황에 따라 사업을 서둘러 반납하라는 종용으로 해석되는 부분입니다. #3. 문민정부에서 선정한 제2이동통신사업자(1994년 1월 26일) 김영삼 정부는 1993년 12월 통신 경쟁체제 도입을 위한 방안으로 (1)한국통신이 보유한 한국이동통신 지분 약 45%를 매각하는 방식의 민영화 (2)전경련 주도 하에 제2이동통신 사업자를 선정하는 투트랙 방안을 발표합니다. 선경은 문민정부 출범 2년째인 1994년 한국이동통신 지분 매수 방식을 선택해 SK텔레콤의 전신인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합니다.(선경그룹, 이통주식 23% 낙찰, 연합뉴스 1994년 1월 26일자) 선경은 정부의 제2이통 허가 사업에 의도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자본주의 원칙에 따라 한국이동통신 지분 공개 매수를 선택합니다. 당시 최종현 회장이 전경련 회장직을 맡고 있었고, 정부가 사업권을 주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또 한번의 '특혜 시비'를 우려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선경은 1994년 1월 24~25일 이틀 간 열린 '한국이동통신 공개 경쟁입찰'에 참여, 289개의 다른 기업,개인을 제치고 지분 23%를 약 4271억원에 인수합니다. 주당 8만원이었던 주식을 시세의 4배인 주당 33만 5000원에 인수, 예상 가격보다 1500억원을 더 부담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승자의 저주라는 고가 논란이 계속되자 최종현 회장은 "우리는 미래를 샀다"며 내부 구성원을 다독였다고 합니다.(SK그룹 사사) 정부의 허가를 얻는 제2이동통신사업권은 포스코-코오롱 연합이 획득했고 '017 신세기 통신'이 탄생합니다 #4. 미주 경영실 텔레커뮤니케이션팀 신설, 노태우 정부 이전에 통신사업 추진(1984년) 시간을 거슬러 올라 선경은 최종현 회장의 지시로 1984년 미국 경영기획실(SK USA)에 텔레커뮤니케이션팀을 발족합니다. 100만달러를 투자하고 선경 직원 50명을 파견해 훈련을 시작합니다.(SK텔레콤 창립 40주년 기념 사사) 노태우 대통령 취임 및 최태원 회장의 결혼보다 한참 전입니다. 이후 미국 유크로닉스, 선경정보시스템, YC&C 등 관련 회사를 설립한 다음 1991년 4월 국내에 선경텔레콤(대한텔레콤)을 설립합니다. 사업 준비에 착수한 시점, 특혜 시비로 사업권을 반납한 점, 결국 특혜 시비가 일어날 수 있는 사업권 경쟁이 아닌 자본시장에서 지분을 매입해 시작한 점 등 일련의 과정을 감안하면, 선경이 이동통신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노태우 정부나 사돈과 관련한 잡음이 일어나지 않도록 매우 조심스럽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비자금 300억원 또는 사돈이 선경의 이동통신사업에 기여했다는 것에 대한 논란이 이는 부분입니다. 향후 대법원에서는 어떤 판단이 나올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