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 금융당국이 보험금을 잘 주지 않는 것으로 의심되는 보험사들을 상대로 보험금 지급실태 조사에 나선다. 특히, 일부 매체는 조사대상 보험사를 ‘보험금 지급이 불량하거나 불완전 판매 비율이 높은 회사’로 낙인을 찍어 보도한 상황.
하지만, 조사 대상 보험사 중 상당수는 '보험금 부지급률이 낮거나(=보험금을 잘 지급하거나) 불완전판매 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조사대상 선정과 보도의 공정성 여부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오늘(13일)부터 보험사 8곳을 대상으로 보험금 지급 실태 점검에 나선다. 검사 대상은 생보사 4곳(한화생명·신한생명·흥국생명·라이나생명)과 손보사 4곳(현대해상·LIG손해보험, 메리츠화재·롯데손해보험) 등 총 8곳이다.
금감원은 이번 특별검사를 통해 보험사가 고객에게 얼마나 보험금을 잘 지급하고 있는지, 보험금을 삭감해 지급하지 않았는지 등을 파악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조사 대상 선정에 대해 금감원 측은 “상시 감시시스템을 통해 얻은 지표를 분석해 보험금 지급실태가 불량한 회사나 이와 관련된 부분을 개선하려는 의지가 부족한 회사 등을 종합적으로 선별한 결과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지난 12일 한 매체는 ‘금감원 보험금 지급 불량 8개 보험사 특별검사’라는 기사를 통해 “금융당국이 보험금 지급 실태가 불량한 일부 보험사에 대해 보험금 지급과 관련 실태 파악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해당 매체의 보도로, 조사 대상 보험사 8곳이 보험금을 잘 지급하지 않았거나 불완전판매 비율이 높은 회사로 낙인찍힌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 이와는 전혀 상반되는 조사 결과가 발표된 일이 있어 업계 안팎에서 혼란이 일어나고 있다. 기사에 언급된 대부분의 보험사는 “(기사의)내용이 사실이 아니다”라며 억울해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금융소비자원이 발표한 '2014년 보험사 보험금 부지급률 현황' 자료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와 LIG손보는 보험금 부지급률이 각각 0.48%와 0.81%로 가장 낮은 수준에 속했다. 현대해상과 롯데손해보험도 각각 0.84%와 1.17%으로 중간(보통)수준으로 나타났다.
생보사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검사 대상인 신한생명(0.41%)과 흥국생명(0.75%)은 보험금 부지급률이 가장 낮은 ‘보험금을 잘 주는’ 회사로 확인됐다. 한화생명과 라이나생명도 보험금 부지급률이 각각 1.07%와 1.10%로 100건 중 보험금을 안주는 경우는 1건 정도다.
불완전판매 비율도 검사대상이 아닌 보험사와 비교했을 때 평범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손보협회 공시에 따르면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등의 설계사 불완전판매율은 0.12~0.14%로 비교적 낮은 수준이다. 특히, 라이나생명의 경우 생보협회 공시 결과, 불완전판매 비율이 0.08%로 업계 최저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보험사들은 “보험금을 잘 주지 않거나, 불완전판매 비율이 낮아서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게 된 것처럼 기사가 씌여져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최근에 금융당국의 검사를 받은 적이 없어서 순서상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른 회사들 중에서도 우리와 비슷한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이번 검사는 보험사의 VOC(Voice of Customer)등을 통해 보험금 지급 민원에 대한 현장목소리도 반영됐다”면서도 “(금소원)부지급률 자료는 해당 검사팀에서 한 번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오늘 현대해상과 메리츠화재 특별검사를 시작했다. 나머지 회사는 이번주 안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생보사도 다음주 신한생명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특별검사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