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대 후반인 보험설계사 A씨는 ‘SNS 유명인’이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의 SNS에 수천 명의 팔로어를 거느리고 있다. 그가 글이나 사진을 올리면 단 몇 시간 만에 수백 명이 ‘좋아요’를 누른다. 이러한 A씨에게 SNS는 단순히 사적인 소통공간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업무 공간에 더 가깝다. SNS를 통해 보험 상담을 문의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 그래서 요즘은 일을 하면서도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않는다.
[인더뉴스 정재혁 기자] SNS가 보험설계사들의 홍보 수단으로 주목받은 지는 꽤 됐다. 컴퓨터와 모바일 기기에 익숙한 2030세대 설계사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지금은 SNS가 남녀노소를 불문 설계사들에게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공간이 되고 있다.
SNS가 설계사들 사이에서 보편화되자, 젊은 설계사들을 중심으로 SNS를 보다 실용적으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활발해지고 있다. 단순히 의사소통이나 친목도모의 기능을 넘어 SNS를 통해 설계사 자신을 브랜드화 하려는 것이다.
생명보험사 소속의 20대 후반 남성 설계사 정은용 씨가 대표적인 사례다. 현재 모 케이블 경제 방송에 출연 중인 그는 인스타그램을 이용해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하고 있다. 방송 영상을 사람들이 보기 쉽게 짧게 편집해 인스타그램에 올려놓는다. 전문성을 드러내기 위해서다.
그는 여기에 ‘스웨그(swag)’를 가미했다. L로 시작하는 고가 브랜드 시계부터 독일 M사의 인기 스포츠카에 이르기까지, 명품 사진이 인스타그램을 가득 채운다. 여기에 1000만원이 넘는 월 급여 명세서는 스웨그의 화룡점정. 하지만 사진과 대비되는 겸손한 글을 통해 자신이 ‘허세’를 부리는 게 아님을 보여준다.
20대 중반의 여성 설계사 Y씨의 페이스북은 ‘페이스북’이란 이름에 걸맞게 자신의 ‘셀카’로 도배돼 있다. 프로필 사진을 비롯해 모든 게시글에 자신의 얼굴을 대문짝만하게 걸어 놨다. 고객과 상담 중에도, 기차를 타고 가는 중에도, 심지어 병원에 누워 있을 때도 셀카는 빠지지 않는다. 자신의 외모를 적극 활용해 브랜드로 삼으려는 예다.
이러한 SNS는 단순한 홍보 수단을 넘어 주요 영업 채널로 활용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사람들이 페이스북 메신저앱이나 인스타그램 메시지 기능을 이용해 상담을 신청해오기 때문이다. 30대 초반의 보험 설계사는 “오로지 SNS만으로 영업 활동을 하는 설계사도 있다”며 “전문 대행업체를 통해 SNS를 관리하는 설계사도 있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 SNS 대행업체는 월 기준으로 보수를 받고 SNS(인스타그램)을 관리해준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기본 단계’를 신청하면, 업체는 팔로워 1만명 이상을 유지하고 인기 게시물 12개를 올려주는 등의 조건으로 매월 99만원을 받는다.
대행업체 관계자는 “SNS 관리를 문의하는 보험설계사 분들이 상당히 많고, 실제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분들도 꽤 있다”며 “앞으로 이런 추세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