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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는 쇼핑보단 ‘몰링’…백화점, 1.5조 써 매장 뜯어고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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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May 20, 2022, 09:05:08

'큰 손' 부상한 MZ세대..매출 비중 35~43%
더현대서울 '페르소나' 전략 담은 성공사례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오프라인 유통의 맏형격인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가 온라인 유통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본연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매장 리뉴얼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올해 소공동 본점·잠실점 등 리뉴얼에 5476억원을 투입합니다. 내년에는 8864억원으로 늘립니다. 현대백화점은 내년까지 압구정 본점 등 6개 점포 매장 재배치에 2000억원을 투자합니다. 신세계백화점도 올해 내부 리뉴얼에 4766억원을 씁니다. 3사가 공표한 예산만 1조5000억원이 넘습니다. 

 

백화점 3사의 리뉴얼 전략은 한마디로 요약됩니다. 바로 “MZ세대를 확보하라”입니다.

 

지난해 백화점 3사 전체 매출에서 MZ세대(1980년~2000년대 초반 출생)가 차지하는 비중은 롯데백화점 35.9%, 현대백화점은 43.4%입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약 40%로 추산됩니다. 대전신세계만 봐도 지난 1분기 MZ세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7.8% 증가했습니다. 

 

백화점의 큰 손으로 부상한 MZ세대들의 소비 특성은 '가성비'를 추구하면서 동시에 '플렉스(자신의 성공이나 부를 과시하는 심리)'에 열광한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이들은 체험 콘텐츠를 중요시하고 인스타그램 등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차별화된 사진을 올릴 수 있는 공간을 선호합니다.  

 

따라서 백화점 3사의 리뉴얼 전략은 '비영업공간' 확대로 모아집니다. 명품 브랜드 옷보다 미술작품을 걸고, 빽빽했던 할인 매대 대신 전경을 볼 수 있는 테라스를 설치합니다. 평당 매출을 중요시했던 과거의 백화점 리뉴얼 전략 관점에서 보면 수익률이 떨어지는 행보입니다. 

 

 

그럼에도 백화점 3사가 MZ세대 취향에 맞게 수 천억원씩 들여 과감히 공간 리뉴얼을 하는 이유는 성공 모델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2월 문을 연 현대백화점의 더현대서울입니다.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은 12m 인공폭포가 있는 워터폴 가든과 전시 공간이 1층 면적의 절반을 차지합니다. 실내공원 사운드 포레스트의 초록색 풍경은 'SNS 인증샷 맛집'이 되기에 충분했습니다. 높은 유리 천장으로는 햇빛이 들어오게 만들어 공간감과 편안함을 강조했습니다.

 

'트렌드 코리아' 저자 김난도 교수는 올 초 현대백화점 유튜브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더현대서울을 '페르소나(가면·상황에 따라 다른 정체성)' 공간으로 규정하며 그 성공 비결로 MZ세대의 특성과 연결지어 설명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MZ세대는 SNS를 통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페르소나를 드러냅니다.

 

김 교수는 "페르소나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공간적 여백이 굉장히 중요한데 더현대서울은 빈 공간이 너무 많고, 특히 5층 사운드 포레스트 같은 경우는 거의 상업이 공간이 없다"며 "그런 공간이 있음으로써 고객들은 자기의 페르소나를 찾고 투영할 수 있는 여백을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더현대서울은 개점 1년여 만에 'MZ성지'로 거듭났고 매출은 8000억원을 돌파했습니다. 국내 백화점 중 개점 첫해 매출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더현대서울 매출에서 2030세대 비중은 50.3%로 현대백화점 15개 점포 평균 매출 비중(24.8%)보다 두 배 이상 높았습니다.

 

 

신세계와 롯데도 지난해 신규 점포를 내며 MZ세대의 취향과 백화점과의 '케미'를 시험해 봤습니다.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는 MZ세대를 겨냥해 캠프닉존과 직영 골프존, 수면 컨설팅 공간을 선보였습니다. 중부 지역 최초 실내 스포츠 테마파크와 디지털 아쿠아리움 등 체험형 시설을 마련했습니다.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전체 면적의 50% 이상을 예술·문화·F&B(식음료) 등으로 채우고 매장 곳곳에 100개가 넘는 예술작품을 내걸었습니다. 본점 영플라자 ‘커넥티드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는 LP음악·로스팅 커피 등을 즐길 수 있으며, 영등포점 겟댓샷은 '인스타그래머블'함을 내세웁니다.

 

백화점들은 코로나 기간 '명품 보복소비' 덕에 수혜를 입었습니다. 엔데믹 시기를 맞은 지금, 해외여행 수요는 폭발하고 백화점 대신 보복소비할 곳은 많아졌습니다. 이커머스에 맞서 오프라인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백화점에게 '매력적인 매장'은 필수조건이 되고 있습니다.

 

롯데의 '벨리곰'이 대표적입니다. 지난달 잠실 롯데월드타워 광장에 전시된 15m 높이 초대형 벨리곰을 보기 위해 2주간 200만명이 다녀갔고,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5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하이트진로가 2030세대를 겨냥해 선보인 주류 팝업 스토어 '두껍상회' 누적 방문객은 18만명을 넘었습니다.

 

대형 백화점 관계자는 "MZ세대는 목적형 소비가 아니라 매장에 길게 체류하면서 다양한 여가 콘텐츠를 즐기고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세대"라며 "이들은 오프라인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고 판단하면 매장에 방문하기 때문에 체험을 강조한 이색적인 매장을 꾸준히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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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윤 기자 weightman@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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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앱 키우는 식품업계…수수료 줄이고 데이터 잡는다

자사앱 키우는 식품업계…수수료 줄이고 데이터 잡는다

2025.05.01 07:00:00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식품업계의 생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사앱 육성이 핵심 전략으로 떠올랐습니다. 배달앱 수수료 부담을 줄이는 것은 물론 충성 고객 확보와 고객 데이터 축적이라는 세 가지 효과를 동시에 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배달앱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려는 시도가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배달 플랫폼 수수료 인상으로 가맹점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은 배달에 이어 이달 14일부터는 포장 주문에도 중개 수수료 6.8%를 부과하기 시작했습니다. 요기요도 포장 주문 시 7.7%의 수수료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플랫폼 측은 서비스 품질 향상 및 운영비 증가를 이유로 들고 있지만 자영업자와 소비자들의 반응을 냉랭합니다. 포장 주문까지 수수료 부담이 늘어나면서 대안을 찾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식품기업들은 이를 기회로 삼아 자사앱 혜택을 강화하며 소비자 유입을 적극 유도하고 있습니다. 배달앱의 강점이 편리성인 만큼 자사앱도 사용자 편의성 강화를 핵심으로 삼았습니다. 메뉴 주문을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를 개편하고 멤버십 별 할인 혜택을 세분화했습니다. 소비자가 할인율을 체감할 수 있도록 프로모션 빈도도 높였습니다. 새단장 효과는 즉각 나타났습니다. bhc가 지난 2월 새롭게 선보인 뉴 bhc 앱은 출시 한 달 만에 회원 수가 4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3단계 멤버십 서비스를 도입하고 퀵오더 기능, 간편 선물하기 등 기능을 추가해 고객 만족도를 높였다는 평가입니다. 리뉴얼 후 한 달간 자사앱을 통한 주문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4배 증가했습니다. 같은 시기 출시한 신메뉴 콰삭킹 인기도 앱 활성화에 한몫했습니다. 실제 콰삭킹 출시 이후 앱 주문량은 2배 이상 늘었습니다. bhc는 최근 선릉역 인근에 직영 매장 오픈과 함께 매장 내 QR 방식의 테이블오더 시스템, 자사앱 사전 예약 시스템을 도입하며 앱을 활용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bhc 관계자는 "치킨 업종 특성상 배달 주문 비중이 매우 높은데 배달앱 수수료로 인해 가맹점주의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중개 수수료가 없는 자사앱을 강화해 가맹점주의 수수료 부담을 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배달앱 수수료 증가에 저렴한 수수료를 앞세운 공공배달앱도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신한은행 등과 출시한 공공배달 서비스 '땡겨요'는 소비자에게 최대 30%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수수료는 2% 이하입니다. 기존 3대 배달앱 수수료(최대 9.7~9.8%)와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입니다. 땡겨요는 최초 가입자와 가입 후 주문 이력이 없는 이용자를 대상으로 두 번째 주문까지 사용할 수 있는 5000원 할인 쿠폰을 증정합니다. 서울시와 가맹 계약을 체결한 BBQ는 이달 30일까지 3000원 할인 쿠폰을 추가 제공해 총 할인금액을 8000원까지 높였습니다. BBQ 앱에서 이달 30일까지 신메뉴 마라핫 주문 시 '누누씨 부적카드' 증정 프로모션을 진행 중입니다. 신메뉴 효과에 방문객도 증가세입니다. 지난 2월 BBQ가 앱과 웹사이트에서 진행한 랜덤 치즈볼 증정 프로모션 3일 동안 자사앱 매출은 전주 동기보다 3배 이상 증가했고 같은 기간 신규 가입자는 3만명 늘었습니다. 교촌치킨 역시 자사앱 활용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4월 한 달간 월 2회 이상 주문해 KING 등급을 달성한 회원 중 추첨해 신메뉴 교촌후라이드 모바일 교환권을 제공합니다. 교촌치킨은 총 3단계로 멤버십을 운영하며 구매 포인트 2% 적립, 배달·포장 할인, 치즈볼 교환권 등 혜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치킨 프렌차이즈업계는 자사앱이 가맹점 수익을 높이는 동시에 배달앱 의존도를 낮춰 독과점 구조를 견제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해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카페 프렌차이즈도 자체 앱 활용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디야커피는 올해 1분기 자사앱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전년 동기보다 약 9% 증가했습니다. 앱 편의성을 개선하고 고객 참여형 프로모션을 확대한 게 주효했습니다. 4월 한 달 동안 픽업 주문을 한 고객 중 선착순 600명에게 아메리카노 즉시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디야커피는 자사앱을 통한 주문이 외부 플랫폼 대비 가맹점주들의 수수료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수익성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구독 서비스도 선보입니다. 오는 5월 1일부터 베타 테스트 형태로 론칭해 고객 맞춤형 혜택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식품기업과 가맹점주가 배달앱에 지출하는 수수료는 주문 당 10~20% 수준입니다. 가맹점주 입장에서 배달앱에 입점하면 빠르게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대중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지만 부담도 함꼐 가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자사앱 강화는 이러한 배달앱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전략적 의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자사앱을 활용하면 이용자에게 특별한 혜택을 효과적으로 전달함으로써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확립할 수 있다"며 "자사앱이 활성화되면 기업이 고객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게 가능하고 이를 신메뉴 개발에 활용하는 등 비즈니스 모델을 정교화할 수 있기 때문에 자사앱을 키우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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