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강자영 기자] 삼성생명 전속 법인대리점이 삼성생명 자회사형 GA설립을 반대하는 가운데 지난 11일 진행된 본사와의 협상이 사실상 결렬됐다.
전속 법인대리점측은 "GA이 설립되면 전속 설계사 생계에 위협된다"며 적극 반대 입장을 피력했지만, 삼성생명은 "시장 여건상 GA설립은 불가피하다"고 맞서 자회사형 GA설립은 당초 계획대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 11일 진행된 삼성생명대리점협회의(성대협)와의 회의에서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겠다"고 답해 협상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회의에는 삼성생명 고문변호사를 비롯해 연제훈 부사장 등 임원 4명과 자회사형 GA담당 TF팀이 참석했다. 전속 법인대리점 측은 삼성생명대리점협의회 회장을 포함해 부회장 2명, 지역단 대표 등 총 8명이 참석했다.
삼성생명과 성대협이 자회사형 GA설립안을 두고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간 건 지난달 21일이다. 연제훈 부사장이 참석한 대전지점 회의에서 삼성생명은 성대협 설득에 나섰다. 이 때 성대협은 자회사형 GA설립을 동의하는 조건으로 3가지 협상안을 제시했다.
성대협이 제시한 요건은 ▲삼성생명 자회사형 GA설립 무효화 ▲8개 지역단 대리점 통합 ▲삼성외 생명보험사 상품판매 허용 등이다. 이 중 성대협은 현재 8개로 나눠진 전속 법인대리점 지역단 통합을 대표 협상안으로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삼성생명이 협상안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지난 11일 계획됐던 2차 회의를 앞두고 성대협은 급하게 전국 지점대표들을 소집했다. 서울 본사 앞에 모여 자회사형 GA설립 반대 집회를 열기로 한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 삼성생명은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성대협의 요구조건인 지역단 통합은 수수료를 높이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삼성생명은 최악의 상황으로 전속 법인대리점 대표가 계약해지를 하거나 탈퇴하는것까지도 감수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성대협이 요구하는 사항은 결국 더 많은 수수료를 원하는 것이다"면서 "또 임대료와 교육 등 지원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다른 회사 상품판매를 허용해 달라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삼성생명이 자회사형 GA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채널다각화'가 필요하기 때문. 시장 트렌드에 맞춰 자회사형 GA설립으로 채널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다른 생보사도 이미 자회사형 GA를 설립했다"면서 "채널이 늘어나 생긴 자연스런 경쟁구도는 당연한 일이다"고 말했다.
또 현재 성대협이 자회사형 GA설계사 수수료를 전속 설계사보다 높게 준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GA설계사에게 높은 수수료를 지급하려면 GA전용 상품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는 자사형 GA에는 해당되지 않는 내용이라는 것이다.
금융당국에서 자사형 GA설립 인가를 받을 때 전속 설계사와 수수료를 같게 책정해서 받기 때문에 높을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대리점에서 수수료와 시책(인센티브, 여행 등)을 어떻게 배분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다.
삼성생명은 성대협과의 잡음에도 불구하고 오는 7월을 목표로 GA출범 계획을 진행시킬 가능성이 크다. GA를 설립하는데 전속 법인대리점의 동의를 구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한편, 성대협은 오는 27일 서울에서의 두번째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성대협 관계자는 "전속 법인대리점 대표들은 옥외집회를 열어 제2의 단체행동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