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뉴스 정재혁 기자] 보험개발원이 국내 반려동물보험 시장 활성화를 위해 보험사들이 상품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보험요율을 새로 산출했다. 통계 부족으로 요율 산출에 어려움을 겪던 보험사들이 반려동물보험 시장에 적극 뛰어들게 될지 주목된다.
보험개발원(원장 성대규)은 반려동물 양육 증가 추세에 부응해 보험사의 적극적인 상품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최근 반려동물에 대한 참조순보험요율 산출을 완료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에 나온 요율은 국내외 반려동물 진료비 분석 자료 등을 기초로 산출됐다. 담보 조건을 세분화해 상품구성 편의성이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반려동물 4세‧순보험료 기준으로 보장한도 수술 1회 150만원(연간 2회 한도), 입원 또는 통원 1일당 15만원(각 20일 한도)일 경우 보험료는 반려견 25만 2723원, 반려묘 18만 3964원이다. 단, 참조순보험료는 보험사 사업비가 반영되지 않아 실제 보험료는 다를 수 있다.
현재 국내 반려동물보험 시장은 연간 보험료 규모가 10억원 내외로 일본(500억엔)의 0.2%에 불과하다. 하지만, 동물병원이나 사료 등 국내 반려동물 연관 시장이 총가계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0.229%로 일본(0.465%) 등의 사례로 볼 때 추가 성장 여력(2027년 6조원대)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아울러, 시장 여건도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국내 반려동물 개체수는 2010년 476만에서 지난해 874만마리로 7년간 83.6% 증가했다. 동물등록제 의무화 이후 반려동물 등록률도 개선되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보험개발원은 반려동물보험의 안정적 운용을 위해 필요한 전략 등을 담은 ‘CEO-Report’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보험상품 정비를 비롯해 ▲동물병원 및 펫샵 협업 ▲채널별 보장범위와 가격구조 차별화 ▲진료비 청구시스템 구축 등 손해율 안정화 방안을 제시했다.
해외 사례를 보면, 먼저 일본(Anicom)은 동물건강보험증을 이용해 개체식별 문제를 완화했고, 동물병원 제휴를 통해 허위‧과잉진료 문제를 해소했다. 대만(MSIG)은 마이크로 칩 이식 개체로 계약 인수를 제한하면서 지정병원 진료비만을 보상하는 방안을 택했다.
이밖에 캐나다(Trupanion)는 창구직불제를 운용해 계약자와 동물병원의 편의성을 제고했고, 스웨덴(Agria)은 신용카드 제휴, 반려동물 관련 각종 행사를 개최해 고객 관계 형성에 주목했다.
이와 관련,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사정에 맞는 보험요율을 산출해 낸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의료수가 표준화 등의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한 반려동물보험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