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최근 대형마트 역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임일순 사장이 이끌고 있는 홈플러스의 전략이 바뀌고 있다. 작년 목표했던 매출을 달성하지 못 한 홈플러스는 올해 점포 콘셉트를 바꾸는 등 경영 실험대에 올랐다.
임일순 사장은 올 봄 간담회에서 작년(2017년 3월~2018년 2월)가결산 실적으로 10조 4000억원의 거래액을 달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홈플러스㈜를 100% 지배하고 있는 홈플러스스토어즈㈜의 16/17년도 연결기준 매출은 7조 9457억을 기록했다.

이 기간 홈플러스스토어즈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040억원으로 작년보다 25.1% 줄었다. 순이익은 512억원으로 작년보다 69.1% 급감했다. 홈플러스스토어즈는 홈플러스를 100% 지배한다. 홈플러스는 홈플러스㈜와 2008년 인수한 홈플러스스토어즈㈜(옛 까르푸, 홈에버) 두 법인으로 이뤄졌다.
홈플러스는 매년 지급하던 성과급을 작년에 주지 않았다. 임 사장은 이메일을 통해 직원들에게 “작년 주요 사업계획상 성과지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전년 대비 실적이 악화됐다”며 “회사가 정한 지급기준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임일순 사장은 새로운 점포 전략을 세웠다. 지난 봄부터 전국 점포를 홈플러스 스페셜과 지역밀착형 콘셉트로 전환을 추진 중이다. 우선 홈플러스 스페셜은 슈퍼마켓과 창고형 할인점을 더한 멀티 채널 할인점이다. 1인 가구와 대용량 상품을 주로 찾는 가족 등을 위한 스토어 콘셉트다.
홈플러스는 국내에 진출했다가 뼈아픈 실패를 경험한 미국 월마트와 프랑스 카르푸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았다. 창고형 할인점 모델을 처음 선보였던 '글로벌 유통기업' 월마트와 까르푸는 한국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는 등의 이유로 국내 대형마트에 매장을 넘겼다.

이 중 까르푸(홈에버)를 인수한 홈플러스는 창고형 할인점 전략을 세웠다. 회원제에 거부감을 느끼는 국내 소비자들을 위해 비회원제로 운영하고, 소용량과 대용량 상품, 신선식품을 강화한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을 더한 콘셉트 매장을 오픈했다.
일명 한국형 '하이브리드 디스카운트 스토어((Hybrid Discount Store)'를 개발했다. 대용량 상품과 초특사 상품을 늘려 창고형 할인점 구색을 갖추면서도 기존 소용량 상품도 함께 판매한다. 매대 위쪽에 낱개나 소량 묶음 상품을, 아래쪽에는 대용량 상품과 홈플러스 단독 상품을 진열한다.
고객이 한 자리에서 원하는 가격, 용량, 브랜드의 상품을 모두 만날 수 있게 탈바꿈했다. 쇼핑 동선도 넓어졌다. 매대 간 간격은 기존 홈플러스 매장보다 최대 40cm 늘려 대형 쇼핑카트가 쉽게 교차될 수 있도록 공간을 확보했다.
지난 1997년 홈플러스 출범 후 처음 문을 연 '홈플러스 1호'점인 대구점을 지난 27일 리뉴얼 오픈했다. 대구점을 시작으로 오는 8월까지 10개 점포를, 올해 안에 20개 점포를 '홈플러스 스페셜'로 전환할 계획이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은 “상품, 물류, 점포의 근본적인 운영 구조를 업그레이드해 고객에게 항상 1등 품질, 1등 가격의 상품을 제공하겠다“며 “여기에 협력사 매출과 직원의 ‘워라밸’까지 높이는 ‘선순환 유통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