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김용운 기자ㅣ뉴스 속 여러 사건과 사고 소식을 보고 듣다보면, 한국 사회는 저마다 제자리를 벗어나 온통 헝클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특히 한국 사회가 빠른 속도로 자본주의화 되는 과정에서 경제적인 욕망을 추구하는 행위는 일종의 정서적 '치외법권' 지대가 되었습니다. 누가 봐도 부동산 투기 행위이지만 법망을 피해 교묘한 방식으로 부를 쌓고, 어리숙한 누군가의 기대를 악용해 사기를 치지만 이를 제제하는 공권력은 여전히 일상에서 멀기만 합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피해를 받는 계층은 아무래도 서민들입니다. 뉴스에서는 서민들을 대상으로 한 온갖 사기와 사건들이 시도 때도 없이 보도됩니다. 갈수록 혼돈과 혼란속으로 빠져들어가는 이들의 모습은 실상 누구의 모습이 아닌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자화상이기도 합니다.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는 조선일보 판타지 문학상(2011)을 받고, 드라마 <허쉬>의 원작 소설 '침묵주의보' 등을 쓴 정진영 작가의 첫 소설집입니다. 정 작가는 김훈과 장강명 작가의 뒤를 잇는 기자 출신 소설가로 문단에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정 작가는 미문에 천착하거나 소설을 위한 소설보다는 지금 한국 사회의 현실에
인더뉴스 김용운 기자ㅣ정진영 작가는 최근 한국 소설계에서 찾아보기 쉽지 않은 40대 중반의 남성입니다. 기자 출신의 정 작가는 개인의 내면으로 침잠하기 보다는 지금 한국 사회에서 조직원들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춘 장편을 주로 발표해 왔습니다. <정치인>은 이른바 정 작가의 조직 삼부작의 완결편으로 불릴 수 있습니다. 드라마 <허쉬>의 원작으로 유명한 <침묵주의보>는 언론사를 무대로 일상에 만연한 권력형 부패 비리를 생생하게 담았습니다. 2020년 발표한 <젠가>는 가상의 중도시 고진을 배경으로 기업과 지역토호와의 유착 관계 등을 파헤쳐나가며 한국의 현실을 대입했습니다. 지난 5월 말 출간한 <정치인>은 무대를 한국 정치의 핵심인 여의도 국회로 옮겨 왔습니다. 제목인 정치인은 중의적입니다. 말 그대로 정치를 하는 사람들을 주요 인물로 내세웠고 주인공의 이름 자체가 정치인이기 때문입니다. 소설은 한국 사회에서 을 혹은 병이나 정으로 살아가던 주인공 정치인이 세입자 보호를 위한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다가 우연히 정당 비례대표 의원 후순위에서 1년 정도 임기가 남은 비례대표 의원이 되어 벌이는 ‘정치 활동’
한국은 1950년대 이후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진입한 사실상 유일한 국가입니다. 지금 한국 사회의 사십대는 개발도상국에서 태어나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과정을 오롯이 겪은 세대이자 한국 사회의 정확히 중간을 차지하고 있는 세대입니다. [인더미들 in the middle]은 인더뉴스가 한국 사회의 중추로 자리잡은 사십대들의 삶과 일, 그리고 꿈꾸는 미래를 들어보는 인터뷰 입니다. 세대의 가교이자 시대의 중심에 서 있는 사십대들의 진솔하고 다양한 목소리가 한국 사회의 여러 갈등을 조율하고 해법을 찾는데 보탬이 되길 바랍니다. 인더뉴스 김용운 기자ㅣ정진영 작가는 1981년생입니다. 2011년 장편소설 <도화촌 기행>으로 조선일보 판타지 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했습니다. 하지만 정 작가는 소설가, 혹은 작가라는 호칭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습니다. 사회생활을 언론계에서 시작해 ‘기자’라는 호칭이 익숙했기 때문입니다. 나름 잘 다니던 일간지 기자를 관두게 된 계기는 급작스럽게 찾아왔습니다. 2020년 2월 출근길에서 드라마 판권 계약금으로 산 차를 몰고 출근하다가 폐차를 시켜야 할 만큼 큰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다행히 몸은 크게 다치지 않았지만 어떤 깨달음이
정진영 소설가ㅣ안주가 갖춰야 할 미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저마다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겠지만, 일단 맛이 좋아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 안주는 일단 맛이 좋아야 한다. 맛이 좋은 안주는 술의 맛을 돋우는 좋은 친구이자, 동시에 다음 잔을 부르는 촉매이니 말이다. 부실한 안주와 함께 마시는 술의 맛은 처참하다. 새우깡과 소주의 조합은 한때의 즐거운 추억이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재현하고 싶은 추억은 아니니까. 그렇다면 '맛있는'안주가 추가로 갖춰야 할 미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의견이 여러 갈래로 나뉠 듯한데, 일단 안주를 썰로 푸는 자리인 만큼 술꾼의 의견을 들어보는 게 우선일 테다. 현재 가장 가까이에 있는 술꾼인 내게 의견을 물어보겠다. 술꾼은 크게 두 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술을 맛있게 마시기 위해 안주를 곁들이는 술꾼, 그리고 안주를 맛있게 먹기 위해 술을 곁들이는 술꾼. 국어사전에 따르면 술꾼은 '술을 좋아하며 많이 먹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사전 속 술꾼의 의미는 전자에 가까워 보인다. 전자에 속하는 술꾼이라면 배부르지 않은 안주를 맛있는 안주의 미덕으로 꼽지 않을까? 배가 부르면
정진영 소설가ㅣ혀를 즐겁게 하는 음식은 몸에 좋지 않다는 말을 듣고, 몸에 좋다는 음식은 맛있다는 평가를 받지 못한다. 빈말로라도 ‘건강식’ 소리를 못 듣는 술에는 몸에 좋다는 음식보다 혀를 즐겁게 하는 음식이 안주로 훨씬 잘 어울리니 환장할 노릇이다. 폭탄에 폭탄을 더해 몸속으로 쏟아붓는 꼴이니 말이다. 그런데도 그 순간만큼은 즐겁다고 자폭을 마다하지 않는 게 술꾼 아닌가. 술꾼은 역시 못 말릴 종족이다. 수많은 폭탄 같은 안주 중에서 가장 강한 화력을 자랑하는 안주는 무엇일까. 몸에 좋지 않다는 말을 듣는 음식은 대체로 맵거나 짜고 달거나 기름지다. 그중에서도 기름진 음식이 안주로 최고이고 건강에는 최악이다. 기름진 음식에 풍부한 포화지방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면서 동시에 더 많은 술을 부르기 때문이다. 이런 안주는 대부분 육류인데, 그중에서도 곱창과 막창 등 내장 부위는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는 폭탄 중의 폭탄이다. 맛있는 안주는 보통 맛있는 반찬이기도 하다. 술집에서 가장 환영받는 안주인 육류가 밥상에서도 가장 환영받는 반찬인 걸 보면 알 수 있다. 그런데 내장은 분명히 육류인데도 조금 독특한 지위를 점하고 있다. 내장이 밥상에 반찬으로 오르는
정진영 작가ㅣ몇 년 동안 여러 고시원을 전전하며 보냈던 20대 시절, 여름은 혹독했다. 2평도 안 되는 좁은 방은 인내를 시험하는 장이었다. 창문을 활짝 열어도 내부 공기의 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공용 에어컨 운전 시간은 몹시 짧았다. 책상 위에 놓인 작은 선풍기에선 더운 바람이 쏟아졌다. 억지로 잠을 청하다가 더위를 먹고 죽을 것 같아서 방에 비치된 작은 냉장고 안에 머리를 들이민 적도 있었다. 더위에 몹시 취약한 내가 어떻게 그 시절을 견디며 건너왔나 싶다. 열대야 탓에 짐 못 드는 날에는 취기에 기대어 잠을 청하려고 차가운 소주를 들이켜곤 했다. 더위에 지쳤을 땐 든든한 음식을 안주로 먹어야 그나마 버틸 수 있는데, 그런 음식은 대개 삼계탕처럼 뜨끈하고 차리기에도 번거롭다. 뜨거운 방에 앉아 뜨거운 안주를 번거롭게 차려 먹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때마다 내가 자주 선택한 안주는 가까운 포장마차에서 파는 닭꼬치였다. 뜨겁지 않고, 고기를 씹는 기분을 느낄 수 있어서. 치킨이 더 낫지 않느냐는 반문도 있겠지만, 내게 닭꼬치와 치킨은 달라도 너무 다른 안주다. 같은 닭고기여도 꼬치에 꽂혀 있는 닭고기가 더 맛있게 느껴진다. 닭고기가 아니어도 좋다.
정진영 작가ㅣ달걀. 참으로 흔한 식자재 아닌가? 삶아 먹든, 부쳐 먹든, 지져 먹든, 구워 먹든 기본 이상의 맛을 보여주는데다 영양도 만점이어서 완전식품으로 불리는 달걀. 여기에 가격까지 저렴한 편이니 이만큼 훌륭한 식자재도 드물다. 배기가스 냄새를 독하게 만들기는 하지만. 이 훌륭한 식자재의 단점은 장점과 동일하게 흔하다는 거다. 흔한 식자재는 흔하다는 이유만으로 밥상에서 주연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까지 밥상에 올랐던 달걀의 지위를 떠올려보자. 있으면 좋고, 없어도 크게 아쉽지 않은 존재 아니었던가. 달랑 달걀과 김치만 오른 밥상은 왠지 모르게 초라하게 느껴진다. 달걀이 흔한 식자재가 아니었다면 과연 그런 대접을 받았을까? 그랬다면 달걀을 한 개라도 먹은 날은 인스타그램에 올릴 사진을 찍느라 바쁜 날이 됐을 테다. 식자재로서는 흔할지 몰라도, 안주로서 달걀은 내게 꽤 특별하다. 내가 달걀을 안주로서 높이 평가하게 된 이유는 20여 년 전 공익근무요원(현재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던 시절의 경험 때문이다. 나는 2002년 말부터 2005년 초까지 고향인 대전에 있는 한 정수장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했다. 당시 나를 비롯한 여러 공익근무요원에
정진영 소설가ㅣ초등학교가 국민학교로 불리던 시절의 운동회를 추억하면, 아이들의 발끝에서 피어오른 먼지 때문에 뿌옇게 흐려진 운동장이 오래된 필름 영화처럼 떠오른다. 먼지구름을 뚫고 운동장 구석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아이들의 코 묻은 돈을 노리는 온갖 잡상인을 볼 수 있었다. 그 시절에 운동회가 열리는 날은 잡상인에게 대목이어서, 운동장 구석의 목 좋은 곳은 으레 이른 아침부터 자리를 잡은 그들의 차지였다. 잡상인은 아이들을 상대로 온갖 주전부리를 말도 안 되는 비싼 가격에 팔았는데, 나는 그에 혹해서 기껏 모은 용돈을 한 방에 날려버리곤 했다. 그때 내가 가장 혹했던 주전부리는 번데기였다. 고소하면서도 짭조름한 감칠맛. 정말 맛있었다. 잡상인은 번데기를 깔때기 모양으로 만 종이에 담아줬는데, 그 양이 너무 적어서 다 먹고 나면 아쉬운 마음에 손가락을 빨았다. 가성비가 엉망이니까 맛이 더 좋았는지도 모르겠다. 배부르게 먹었던 기억보다 모자라게 먹었던 기억이 머리에 오래 남는 법이니 말이다. 이 불온한 식품에 환장하며 용돈을 탕진하는 아들의 모습을 본 어머니는 가끔 잡상인으로 변신했다. 그 시절에 살았던 집 근처에 농수산물도매시장이 있었고, 시장 정문 건너편에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치킨업계 1위를 지켜온 교촌치킨의 성장세가 멈췄습니다. 적극적인 출점과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bhc, BBQ와 대비되는 흐름에 본업 경쟁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상황입니다. 교촌은 '허니시리즈의 아버지' 송종화 대표 체제에서 올해 새판 짜기에 돌입합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업계 매출 순위가 뒤바뀌었습니다. bhc 매출이 전년보다 5.5% 증가한 5356억원으로 교촌치킨을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치킨 3사 중 유일하게 매출 5000억원을 넘겼습니다. BBQ는 지난해 매출이 12.8% 증가한 4732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2년 연속 500억원 넘게 올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만 역성장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44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줄었습니다. 2014년부터 8년간 이어온 국내 치킨프렌차이즈 업계 선두 자리를 bhc에 뺏겼고 BBQ에 2위 자리마저 내줬습니다. 3위로 내려앉았지만 이유는 있습니다. 교촌은 외연 확장보다 내실을 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교촌에프앤비입니다. 영업이익이 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 늘었습니다. 1년 사이 3배 급증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1.7%에서 5.6%로 3.9%p 끌어올렸습니다. bhc와 BBQ의 영업이익은 각각 1203억원, 553억원으로 전년보다 15.2%, 13.7% 줄었습니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당초 가맹점 확장 전략을 추구했다면 매출이 큰 폭으로 올라 업계 순위 회복이 어렵지 않았겠지만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가맹점 수익이 우선이라는 권 회장 경영철학을 2023년 실적에서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 및 파트너사와 상생 협력 관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점포당 점주 매출은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2022년 교촌치킨 가맹점의 전국 평균매출액은 7억5000만원으로 bhc(6억원), BBQ(4억3000만원)보다 높습니다. 0%대 폐점률도 이를 입증합니다. 다만 가맹점주 수익성 보전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 외형 성장이 더뎠고 매출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경쟁사들이 수십 개 이상 매장을 낼 때 교촌에프앤비의 신규 출점 매장은 10개에 불과했습니다. 전국 가맹점 수(2022년)에서도 교촌에프앤비(1365개)는 BBQ(2041개), bhc(1991개)와 차이가 큽니다. 특히 치킨 가격 인상을 주도한다는 점이 매출 하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교촌은 2018년 업계 최초로 배달비를 도입했고 이는 요식업계 전체 배달비 유료화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교촌은 지난해 4월에도 주요 메뉴 가격을 나홀로 최대 3000원 인상하며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았습니다. 경쟁사 대비 부족한 히트 상품도 보완 과제로 언급됩니다. 교촌의 인기 제품으로는 1991년 간장치킨(교촌시리즈)을 시작으로 2004년 레드시리즈, 2010년 허니시리즈 등이 손꼽힙니다. 허니시리즈 이후 15년 가까이 꾸준히 신제품을 내고 있으나 히트작으로 불릴 만한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2020년 24가지 재료로 완성한 불맛을 강조하며 선보인 '교촌신화'는 반짝 인기를 끌었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2년 뒤인 2022년 7월 단종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같은달 블랙시크릿을 출시하며 5가지 향신료로 만든 이국적인 치킨 콘셉트를 앞세웠고 콤보 출시, 시식단 모집 등 마케팅을 강화했습니다. 블랙시크릿은 지난해 1월 출시 약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100만마리를 돌파하며 가능성을 보였으나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교촌에프앤비 입장에서는 허니시리즈를 이어 매출 증대와 신규 고객 창출을 견인할 인기 제품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는 송종화 부회장을 교촌의 새 사령탑으로 임명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교촌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송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교촌에프앤비 총괄상무 및 사장으로 재직한 전문경영인입니다. 지난해 9월 부회장으로 11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가라앉은 치킨 프렌차이즈 시장 위기를 극복하고 교촌치킨을 치킨 선두 브랜드로 올리는 데 기여한 프렌차이즈 전문가로 평가받습니다. 임원 재직 당시 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을 주도했습니다. 2010년에는 교촌의 효자 상품인 '허니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허니시리즈는 후라이드와 양념으로 대표되던 치킨 시장에 꿀을 활용해 상품화에 성공했습니다. 치킨 고객층을 아이와 여성들까지 넓히는 첨병 역할을 했습니다. 2014년에는 허니시리즈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신장하며 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0%, 63% 증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최근 교촌은 신사업 확장에 주력하는 모앙새입니다. 이마트와 협력해 자사 소스를 상품화한 K1 핫소스를 출시하며 소스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 6월에는 이태원에 '치킨 오마카세' 닭요리 전문점 교촌필방을 열었습니다. 올초에도 여의도에 메밀 한식주점 '메밀단편'을 론칭하고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촌의 신사업 시도는 매출 부진과 맞물리며 본업 경쟁력 저하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그룹 성장의 전기를 마련한 송 대표 체제에서 재도약을 도모한다는 계획입니다. 송 대표는 국내가맹사업과 신성장사업, 해외사업, 각 계열사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송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경기위축과 소비침체 등 회사 안팎의 여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절박함’을 갖고 업무에 임할 것"이라며 "지속적 경영혁신을 통해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고,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 교촌을 100년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일에 열정을 바치겠다"고 말했습니다.
인더뉴스 이종현 기자ㅣ삼성전자[005930]가 업계 최초로 '1Tb(테라비트) TLC(Triple Level Cell) 9세대 V낸드' 양산을 시작한다고 23일 밝혔습니다. AI시대가 도래한 만큼 현재 업계에서는 AI기술에 핵심적으로 사용되는 고용량·고성능 낸드플래시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번 '9세대 V낸드' 양산을 시작으로 낸드플래시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공고히 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소 크기 셀(Cell)과 최소 몰드(Mold) 두께를 구현해 '1Tb TLC 9세대 V낸드'의 비트 밀도를 이전 세대 대비 약 1.5배 증가시켰습니다. 동시에 더미 채널 홀 제거 기술로 셀의 평면적을 줄였으며 셀의 크기를 줄이면서 생기는 간섭 현상을 제어하기 위해 셀 간섭 회피 기술, 셀 수명 연장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해당 제품은 더블 스택(Double Stack) 구조로 구현할 수 있는 최고 단수 제품으로 '채널 홀 에칭(Channel Hole Etching)' 기술을 통해 한번에 업계 최대 단수를 뚫는 공정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켰습니다. '채널 홀 에칭'은 몰드층을 순차적으로 적층한 다음 한 번에 전자가 이동하는 채널 홀을 만드는 기술입니다. '9세대 V낸드'는 차세대 낸드플래시 인터페이스인 'Toggle 5.1'이 적용돼 8세대 V낸드 대비 33% 향상된 최대 3.2Gbps의 데이터 입출력 속도를 냅니다. 삼성전자는 이를 기반으로 PCIe 5.0 인터페이스를 지원하고 고성능 SSD 시장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또한 '9세대 V낸드'는 저전력 설계 기술을 탑재해 이전 세대 제품 대비 소비 전력이 약 10% 개선됐습니다. 허성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Flash개발실장 부사장은 "낸드플래시 제품의 세대가 진화할수록 고용량·고성능 제품에 대한 고객의 니즈가 높아지고 있어 극한의 기술 혁신을 통해 생산성과 제품 경쟁력을 높였다"며 "9세대 V낸드를 통해 AI 시대에 대응하는 초고속, 초고용량 SSD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삼성전자는 'TLC 9세대 V낸드'에 이어 올 하반기 'QLC(Quad Level Cell) 9세대 V낸드'도 양산할 예정으로 고용량·고성능 낸드플래시 개발을 지속할 예정입니다.
인더뉴스 이종현 기자ㅣSK하이닉스[000660]가 차세대 HBM 생산과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대만 TSMC와 협력하기로 했다고 19일 밝혔습니다. 양사는 2026년 양산 예정인 HBM4(6세대 HBM) 개발을 위해 최근 대만 타이페이에서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글로벌 리더인 당사는 파운드리 1위 기업 TSMC와 힘을 합쳐 또 한번의 HBM 기술 혁신을 이끌어 내겠다"며 "고객-파운드리-메모리로 이어지는 3자간 기술 협업을 바탕으로 메모리 성능의 한계를 돌파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양사는 우선 HBM 패키지 내 최하단에 탑재되는 베이스 다이(Base Die)의 성능 개선에 나섭니다. HBM은 베이스 다이 위에 D램 단품 칩인 코어 다이(Core Die)를 쌓아 올린 뒤 이를 TSV 기술로 수직 연결해 만들어집니다. 베이스 다이는 GPU와 연결돼 HBM을 컨트롤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SK하이닉스는 5세대인 HBM3E까지는 자체 공정으로 베이스 다이를 만들었으나 HBM4부터는 로직(Logic) 선단 공정을 활용할 계획입니다. 다이를 생산하는 데 초미세 공정을 적용하면 다양한 기능을 추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성능과 전력 효율 등 고객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맞춤형 HBM을 생산한다는 것이 SK하이닉스의 설명입니다. 이와 함께, 양사는 SK하이닉스의 HBM과 TSMC의 'CoWoS(Chip on Wafer on Substrate)' 기술 결합을 최적화하기 위해 협력하고, HBM 관련 고객사 요청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습니다. 'CoWoS'는 TSMC가 특허권을 갖고 있는 고유의 공정으로 특수 기판 인터포저(Interposer) 위에 로직 칩인 GPU/xPU와 HBM을 올려 연결하는 패키징 방식입니다. 김주선 SK하이닉스 사장(AI Infra담당)은 "TSMC와의 협업을 통해 최고 성능의 HBM4를 개발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고객들과의 개방형 협업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며 "앞으로 당사는 고객맞춤형 메모리 플랫폼 경쟁력을 높여 '토털 AI 메모리 프로바이더'의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하림이 더미식 '사천자장면'을 출시했습니다. 2022년 '유니자장면'으로 국내 짜장면 시장에 뛰어든 하림이 2년 만에 꺼내 든 신제품입니다. 짜장(자장의 복수 표준어)라면 시장은 농심 짜파게티가 압도적인 점유율로 1위를 지키고 있는 만큼 하림은 프리미엄 사천 맛 구현을 통해 확실한 시장 2위를 노립니다. 하림은 1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더미식 신제품 론칭 시식회를 열고 사천자장면 출시를 알렸습니다. 사천자장면은 중국 4대 요리 중 하나로 손꼽히는 사천요리를 집중 공략했습니다. 사천요리는 화자오나 매운 고추 등 사천식 향신료를 사용해 얼얼하게 매운맛을 내는 게 특징입니다. 박주영 사천자장면 브랜드매니저(BM)는 "사천은 바다가 먼 내륙 지방이라 해산물 대신 돼지고기 같은 육고기를 주로 활용했고 더운 날씨를 향신료를 사용해 극복하려고 했다. 한국에서는 '마라'로 유행하게 된 케이스"라며 "이 두 가지 특징을 잘 살려서 제품 개발부터 제대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더미식 사천자장면은 고추기름에 중국 전통 두반장과 돼지고기를 센 불에서 볶아 진한 중국 사천의 맛을 강조했습니다. 얼얼한 맛을 내는 마조유와 큼지막한 고추를 썰어 넣어 첫 입부터 끝까지 매콤함을 유지하는데 방점을 뒀습니다. 국내산 양파와 마늘, 생강을 볶아 풍미를 더했습니다. 사천자장면 레시피를 제품화하기까지 7개월가량이 소요됐습니다. 하림 내외부 전문가와 중화요리를 즐기는 다수 미식가를 대상으로 다수의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하림에 따르면 김홍국 회장의 "처음 보는 매운맛", "씹을수록 감칠맛이 난다" 등의 최종 평가를 거쳐 제품으로 출시됐습니다. 하림은 중국 쓰부(사부) 레시피를 토대로 사천 전통 식재료를 활용해 사천식 짜장면 맛을 연구했습니다. 전국 유명 사천 중식당 맛집을 직접 방문해 레시피의 장점을 벤치마킹했다는 후문입니다. 유니짜장면과 동일하게 중화풍의 요자이멘 형태이며 닭 뼈 등을 활용한 육수로 반죽했습니다. 매운맛에 초점을 두고 만든 제품이 아니라 맵기는 일반 라면 수준이라는 설명입니다. 실제 맛을 보니 살짝 땀이 나는 정도였습니다. 가격은 2개 기준 8700원으로 유니자장면과 같습니다. 지난 14일 온라인에 선출시했으며 오프라인에서는 이날부터 구매 가능합니다. 시장 반응에 따라 용기면 개발도 검토합니다. 앞서 하림은 2022년 5월 유니자장면을 출시하며 찐장라면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유니자장면은 김홍국 회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된 제품입니다. 김 회장은 서울 명동 서울중앙우체국 근처에서 전통 화교가 운영하던 중국집 맛에 감탄했고 곧 제품화로 이어졌습니다. 기존 라면 포장재와 다른 지함 포장 방식과 상온 밀키트 짜장면이라는 점을 차별화 포인트로 삼았습니다. 이 제품은 그해 9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당시 부회장)이 SNS(사회관계망 서비스)에서 언급하며 주목받았습니다. 정 회장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냥 한번 먹어봐라"라며 제품을 홍보한 바 있습니다. 업계에서 하림의 더미식 프리미엄 전략을 회의적으로 평가하는 시선이 적지 않습니다. 현재까지 시장 내 뚜렷한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림 마케팅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하지만 원재료 자체가 비싸기 때문에 가격을 낮추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국내 짜장라면 시장 규모는 약 3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됩니다. 이중 농심 짜파게티 점유율이 약 80%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 중입니다. 이어 오뚜기(진짜장·짜슐랭), 풀무원(로스팅 짜장면), 백짜장(더본코리아) 등이 한 자릿수 점유율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전체 짜장면류(봉지/지함면) 시장 내 하림의 점유율은 약 3%입니다. 출시 1년 6개월 만에 매출 순위(23개 품목 중) 5위에 올랐습니다. 매출은 90~100억원 정도로 추정됩니다. 하림은 올해 연매출 120억원, 시장 점유율 10%를 각각 목표로 확실한 2위를 굳힌다는 계획입니다. 하림 마케팅 관계자는 "미식과 관련된 유튜버, 인플루언서들을 섭외해 커뮤니케이션할 예정"이라며 "제품 레시피를 만든 셰프가 출연해 대중과 소통하는 영상 콘텐츠도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브랜드는 미정이지만 하반기에 팝업스토어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