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영 소설가ㅣ패밀리 레스토랑. 요즘에는 촌스러운 장소로 취급되는 감이 없진 않지만, 2000년대 초중반에는 이곳에서 식사하는 일이 요즘 인스타 맛집 투어처럼 꽤 ‘힙한’ 일이었다. 당시만 해도 어느 매장으로 가든 30분 이상 대기하는 일이 기본일 정도로 패밀리 레스토랑의 인기는 대단했다. 아웃백ꞏ빕스ꞏ베니건스ꞏ씨즐러ꞏ마르쉐ꞏ애슐리 등 다양한 패밀리 레스토랑이 경쟁을 벌였는데, 그중에서 나는 빕스를 가장 좋아했다. 이유는 단 하나, 훈제연어 때문이었다. 내가 훈제연어를 처음 접한 건 스무 살 무렵 여자 친구와 함께 빕스에 들렀을 때였다. 나는 매장에 차려진 다양한 먹거리 앞에서 빈 접시를 든 채 갈피를 잡지 못하다가 훈제연어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생김새는 분명히 회인데, 그동안 먹어온 회와는 다르게 생겨 흥미를 끌었다. 훈제연어는 대형접시에 채워지자마자 동이 날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낯선 음식이었지만, 매장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임이 분명했다. 더 고민할 이유가 없었다. 접시에 소심하게 몇 조각 담아온 훈제연어를 입에 넣어 오물거리는 순간, 나는 새로운 맛의 세계에 눈을 떴다. 짭조름하며 기름진 풍부한 감칠맛, 숨을 내쉴 때마다 짙게 느껴지는 훈연향. 회인
최옥찬 심리상담사ㅣ성경에 보면 이런 말이 있다. “내일 일은 걱정하지 마라. 내일 걱정은 내일에 맡겨라. 하루의 괴로움은 그날에 겪는 것만으로 족하다(마태복음. 공동번역)." 내일 걱정의 주체는 오늘의 '나'가 아니라 '내일'이다. 오늘을 사는 '나'가 통제할 수 없는 '내일'의 일로 마음의 괴로움을 더하게 하지 말자. 안타깝게도 상담실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이 내일, 모레, 더 먼 미래의 괴로움까지 미리 가지고 와서 오늘을 고통스럽게 산다. 그러다 보니 드라마 '내일'에서 오늘의 고통으로 내일을 포기하는 자살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자살을 생각한다는 것은 삶의 위기상황이기 때문에 자살예방센터 등의 심리적 도움을 꼭 받아야 한다. 최근 방영중인 MBC 금토드라마 '내일'(연출 김태윤·성치욱, 극본 박란·박자경·김유진)에서 죽은 사람들을 저승으로 인도하는 팀장인 박중길(이수혁 분)은 자살하려는 사람을 살리려는 구련(김희선 분)에게 이런 말을 한다. "삶의 본질은 고통이야. 고통 속에서도 발버둥 치면서 나아가는 게 살아있는 인간의 숙명이라고." 사실 짜증이 날 정도로 인간의 실존을 참으로 정확하게 짚은 대사다. 삶의 편안과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평범한 우리들
인더뉴스 김용운 기자ㅣ지난 2019년 5월 KT는 인공지능 기가지니를 통해 개인화 음성합성기술을 활용한 '내 목소리 동화' 서비스를 300명의 신청자를 모집해 한시적 이벤트로 선보였습니다. 부모가 샘플 문장을 녹음하면 발화 패턴과 억양을 학습해 자연스러운 목소리를 구현해 부모 목소리로 동화책을 읽어주는 기가지니의 서비스로 한번 녹음하면 추가로 녹음하지 않아도 새로운 동화를 부모 목소리로 들려줄 수 있는 획기적인 서비스였습니다.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어느 날, KT고객센터에 통상적이지 않은 문의가 들어왔습니다. 남편이 목소리를 잃은 후에도 자녀들이 아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기가지니 '내 목소리 동화'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문의를 접수한 상담직원은 고객의 사연을 더 자세히 물어봤습니다. 고객은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남편을 둔 여성이었습니다. 루게릭병은 운동 세포가 파괴돼 신체 근육이 약화되는 병입니다. 혀의 근육이 약해질 경우 분명한 발음이 점차 어려워지며 마비가 진행돼 기도를 절개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면 결국 목소리를 잃습니다. 그 탓에 많은 루게릭병 환우들이 갑작스럽게 목소리를 잃게 될 것을 대비해 사전에 개인의 음성을 남겨놓
정진영 소설가ㅣ지난 2009년 늦가을 어느 날 밤 북한산의 한 사찰. 그곳에서 나는 몇 달 동안 매달렸던 두 번째 장편소설 초고 집필을 마쳤다. 작품을 구상하고 집필하는 과정은 지난했는데, 나를 축하해줄 사람은 없었다. 당시 나는 등단을 꿈꾸며 습작을 쓰는 수많은 작가 지망생 중 한 명일뿐이었고, 문학을 전공하거나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문우도 없는 외로운 처지였다. 몇 년 전에 쓴 첫 번째 장편소설 원고를 수많은 출판사에 투고했지만 어떤 곳도 받아주지 않았다. 세상에 자기 이름으로 책 한 권도 못 낸 나는 남들 눈에 헛된 꿈을 가진 백수에 불과했다. 운이 좋아 책을 내도 작가로 밥벌이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그런 현실을 자각하니 초고 집필의 기쁨이 빠르게 사그라졌다. 나는 답답한 마음을 털어내고자 노트북을 덮고 절방에서 빠져나왔다. 나는 그 길로 한참을 걸어 내려와 등산객을 상대하는 족발집에 들러 3000원짜리 애기족발 두 개를 샀고, 가까운 구멍가게에도 들러 소주 두 병을 챙겼다. 다시 절방으로 돌아온 나는 스산한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風磬) 소리를 들으며 족발을 뜯고 소주를 마셨다. 달짝지근한 육수가 깊게 스민 따끈따끈하고 야들야들한 껍질, 촉촉함이
정은정 농촌사회학자ㅣ10여 년 전쯤, 내가 태어난 집에 찾아가 보았다. 어릴 때 떠나와 고향에 대한 기억이 많지 않은데도, 태어난 자리에 찾아가 생의 기억을 더듬어 보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성. 그 본성을 우연히 따른 날이었다. 사람은 자기가 태어난 당시의 기억을 가질 수 없고, 가족과 친지, 이웃들의 말에 의지를 해야 한다. 나는 우연히 인터넷 항공지도로 내가 태어난 집이 그대로 남아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요즘은 집에서도 온갖 등초본을 열람할 수 있어서 생의 흔적을 찾기는 더 수월하다. 인생 최초의 기록이 남아있는 주민등록등초본을 떼어 보니 프린터에서 쉬지 않고 서류가 쏟아져 나왔다. 40대 중반 나이에 도합 스무 번이 넘는 이동 기록이 남아있다. 그렇게 태어난 집을 찾아 사진도 한 장 찍어 간직해 두었고, 내가 다녀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집이 헐렸다. 주민등록등본에 남아있는 이사의 이력은 한 가족의 생애사를 압축해 놓은 것이기도 하다. 충청도에서 서울로 떠나와 평균 2년에 한 번씩 이동을 한 셈이다. 짧게 살았을 때는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이사를 한 적도 있다. 지금은 전세 계약이 2년이지만 80년대만 해도 1년이 계약 기간이었기 때문이다. 자식이…
최옥찬 심리상담사ㅣtvN과 넷플릭스에서 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고등학생들이 나오는 그냥저냥 하이틴 로맨스물인 줄 알았다. 아니면 일상에 지쳐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즐겨 찾아보는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 장르인 듯 싶었다. 하지만 심리상담을 하는 입장에서, 보면 볼수록 오히려 인간의 ‘고통과 성장’이라는 진지한 이야기를 하는 드라마로 다가왔다. X세대에게는 트라우마 같은 IMF 외환위기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첫 회부터 말이다. ‘스물다섯 스물하나’ 첫 회에서 고등학생 펜싱선수인 나희도(김태리 분)는 IMF 외환위기로 광화문 광장에서 집회를 하는 사람들 사이로 지나간다. 마냥 행복할 것 같은 나희도는 IMF 외환위기 따위는 자신의 삶과 전혀 상관없다는 듯이 자신의 꿈을 꾸면서 달려간다. 그러나 곧 IMF 외환위기로 나희도가 다니는 고등학교 펜싱부가 없어진다. 펜싱부 코치는 나희도에게 시대 탓을 하라면서 고유림(보나 분)처럼 잘 하지도 못하는 펜싱의 꿈을 포기하라고 말한다. 1997년 IMF 외환위기는 숱한 사람들의 삶에 갑작스럽게 들이닥쳐서 그들의 꿈을 빼앗아 갔다. 그래서인지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IMF 외환위기의 시대를 살아낸 X세
정진영 소설가ㅣ초등학교가 국민학교로 불리던 시절의 운동회를 추억하면, 아이들의 발끝에서 피어오른 먼지 때문에 뿌옇게 흐려진 운동장이 오래된 필름 영화처럼 떠오른다. 먼지구름을 뚫고 운동장 구석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아이들의 코 묻은 돈을 노리는 온갖 잡상인을 볼 수 있었다. 그 시절에 운동회가 열리는 날은 잡상인에게 대목이어서, 운동장 구석의 목 좋은 곳은 으레 이른 아침부터 자리를 잡은 그들의 차지였다. 잡상인은 아이들을 상대로 온갖 주전부리를 말도 안 되는 비싼 가격에 팔았는데, 나는 그에 혹해서 기껏 모은 용돈을 한 방에 날려버리곤 했다. 그때 내가 가장 혹했던 주전부리는 번데기였다. 고소하면서도 짭조름한 감칠맛. 정말 맛있었다. 잡상인은 번데기를 깔때기 모양으로 만 종이에 담아줬는데, 그 양이 너무 적어서 다 먹고 나면 아쉬운 마음에 손가락을 빨았다. 가성비가 엉망이니까 맛이 더 좋았는지도 모르겠다. 배부르게 먹었던 기억보다 모자라게 먹었던 기억이 머리에 오래 남는 법이니 말이다. 이 불온한 식품에 환장하며 용돈을 탕진하는 아들의 모습을 본 어머니는 가끔 잡상인으로 변신했다. 그 시절에 살았던 집 근처에 농수산물도매시장이 있었고, 시장 정문 건너편에…
최옥찬 심리상담사ㅣ‘오징어 게임’ 이후 넷플릭스에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끈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극본 천성일, 연출 이재규 김남수)은 이른바 ‘K 좀비’ 물이다. 좋아하는 장르가 아니어서 많이 망설였다. 사실 MZ세대처럼 청춘의 피가 흐를 때는 좀비물이나 호러물을 좋아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러한 장르들이 정신적으로 너무 피곤해졌다. 한 때는 오락적 즐거움과 쾌감을 줬던 무섭고 잔인한 장면들이 어느순간부터 오히려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서 죽음이 난무하는 장면들이 죽음에 대한 무의식적인 두려움을 자극하여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다. 그래서 어릴 적 할머니들이 말씀하신 것처럼 ‘잠자리 싸나운’ 장면들은 보기가 힘들어졌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첫 회부터 청소년 폭력, 왕따, 자살, 임대 아파트 분리 등 사회적으로 혐오스러운 소재들이 한꺼번에 나와서 마음이 몹시 불편했다. 게다가 빠른 전개로 이어지는 좀비들의 물어뜯음과 난투극부터는 보기가 더욱 힘들었다. 더욱이 그러한 상황에서 아이들을 보호해야 할 극 중 선생님이나 어른들의 태도는 혐오스러움에 더하여 분노를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저녁 시간에 혼자 보기에는 잠자리가 너무 사나워질…
정진영 소설가ㅣ2009년 여름, 나는 1번 국도를 따라 서울에서 고향인 대전까지 홀로 걸었다. 당시 20대의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던 나는 ‘소설을 쓰며 살 것인가 말 것인가’를 두고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내 머릿속은 소설로 풀어내고 싶은 이야기로 가득 차 있어서 터질 지경이었다. 하지만 내가 열심히 소설을 쓴다고 해도 등단할 거라는 보장은 없었다. 운이 좋아 등단하더라도, 소설로 밥벌이를 할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았다. 무작정 고향까지 걷다보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 싶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1번 국도를 따라 걷는 일은 여행보다 뻘짓에 가까웠다. 1번 국도는 파주부터 목포까지 한반도 서부의 주요 도시를 종으로 잇는 도로다. 국도 주변 환경은 결코 보행자에게 친절하지 않았다. 도시의 풍경은 낭만과 거리가 멀었고, 도시와 도시를 잇는 구간의 풍경은 황량했다. 무엇보다 나를 고통스럽게 한 건 더위였다. 한여름의 아스팔트는 불 위에 달궈진 프라이팬 같았는데, 열기를 피할 그늘을 찾기가 어려웠다. 허술하게 포장된 인도는 내가 힘줘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그 힘을 그대로 내 무릎 관절에 돌려줬다. 걸음이 쌓일수록 피로감과 외로움만 더해갔다. 어쩌다 국도 주변에서…
최옥찬 심리상담사ㅣ삶에서 스트레스가 적당하면 긍정적으로 작동한다. 가령, 성취하고 싶은 일에 스트레스를 느끼면서도 더 잘하려고 하는 경우이다. 그러나 작은 스트레스라도 오랜 기간 지속되면 마치 큰 스트레스를 경험한 것처럼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사람들이 우울과 불안으로 일상을 제대로 살지 못하고 무기력한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2년이 넘는 코로나의 답답함과 사회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MZ들의 MZ(Mind Zone)이 무기력한 상태이다. 삶을 살다 보면 미쳐버리고 돌아버릴 것 같고 아무 것도 못할 때가 있다. 삶의 목표가 있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일수록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일이 잘 안 될 때 느끼는 기분이다. 그런데 그러한 기분이 자신의 삶을 배드(bad) 하고 크레이지(crazy) 하게 내버려 두어서는 절대 안 된다. 스트레스 관리는 운동이 최선이다. 거창한 운동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냥 가벼운 복장으로 행운의 숫자인 7km 정도만 파워풀하게 매일 걸어라.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리고 즐거움을 느끼는 활동으로 심리적 여유를 만들자. 그래서 나도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배드 앤 크레이지’를 정주행 했다. 심리상담사이다 보니 드라마 소재가…
인더뉴스 김용운 기자ㅣ3월 대선을 앞두고 지난 3일 저녁 열린 지상파 3사의 대선후보 토론회가 끝난 후 가장 주목을 받은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RE100’입니다. 일자리·성장 분야 주도권 토론 중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가 수소경제가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발언을 논박하기 위해 “RE100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고 질문하자 윤석열 후보는 “다시 한 번 말씀해달라 RE100이 뭐죠”라고 되물었기 때문입니다. RE100은 ‘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로 재생에너지 100%라는 의미입니다. 지난 2014년 영국의 비영리단체인 기후그룹과 탄소공개프로젝트가 처음 제시한 개념입니다. 이후 RE100은 ESG에서 중요한 의제로 자리를 잡고 2050년까지 자사가 제품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전력의 100%를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만 충당하겠다는 글로벌 기업들(연100GWh이상 전기소비)의 약정으로 발전했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기업 가운데는 전세계 시총 1위의 애플을 선두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메타(페이스북), 에어비앤비, 3M, 샤넬, 듀퐁, GM, 존슨앤존슨, 나이키, 스타벅스, 버버리, 이베이, 피
정은정 농촌사회학자ㅣ명절을 앞둔 대목장 구경은 재미가 크다. 추석과 설날 대목장 중에서도 설 장날이 구경하기엔 낫다. 추석 때는 여름 기운이 미처 가시지 않아 억지로 익힌 과일들이 구색을 갖추느라 진을 뺀다. 햅쌀도 때가 일러 싸라기 없이 투명하고 통통하게 잘 여문 쌀도 구하기가 어렵다. 음력 8월 바닷속은 아직 뜨거워 제철도 아닌 씨알 작은 생선이 호객용으로 어물전 한 칸을 차지하고 있어 안쓰럽다. 하지만 설날 대목장은 다르다. 제주도에서는 사시사철 채소를 뭍으로 올려보내고 남해나 포항 일대에서 푸릇푸릇한 시금치가 올라온다. 더운 여름에 녹아난 채소보다는 잘 말렸다가 불린 나물들이 맛이 들었을 때이기도 하다. 팔도의 장터를 다니다 보면 고장마다 독특한 물산이 있다. 아무래도 바닷가 쪽에서는 어물들이 다채롭고, 내륙에는 고기와 나물 장이 흥하다. 그래도 방앗간과 떡집이 제일 바쁜 것만큼은 팔도 공통이다. 이제 설날 음식은 ‘떡국’이라는 도식이 만들어졌지만 우리집은 설날 하면 ‘만두’다. 충북 내륙에서는 떡만둣국을 세찬으로 쓰는데 만두 빚는 일은 추석 송편보다 손이 많이 가고 번거롭다. 송편은 쌀만 찧어와 깨나 콩 같은 소만 마련해 빚으면 되지만, 만두소 만드
최옥찬 심리상담사ㅣ 재미있는 현대적인 드라마가 너무 많아서 사극은 잘 안 본다. 그런데 아내와 함께 육아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겸 잠시 봤다가 정주행 해버렸다.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이다. 내가 보기에 ‘옷소매 붉은 끝동’은 조선 시대와 문화만 덧칠한 현대적인 로맨틱 코미디다. 나에게 ‘로코’는 스트레스가 많은 고단한 마음을 씻어주는 시원한 청량음료와 같다. 아무 생각 없이 마음의 달달함을 느끼고 싶을 때마다 찾아서 본다. 매우 비현실적인 로코 속 연인들의 말과 행동이 보여주는 재미와 달콤함이 좋다. 나는 로코의 주인공들 같은 연애를 해본 적은 없다. 연애를 하더라도 로코에서처럼 손발 오그라드는 대말을 하거나 행동을 해 본 경험이 없다. 다만, 대학 때 친구가 영화의 한 장면처럼 ‘귀에서 종소리가 크게 울렸다’면서 연애를 시작할 때 옆에서 부러워했던 기억은 있다. 정작 사랑의 종이 울렸던 그 친구는 다른 사람과 결혼해 아이도 낳고 서로 사랑하면서 잘 살고 있다. 이처럼 대개의 사랑은 현실의 관계에서 경험하는 평범한 삶에 기반한다. 로코에서처럼 특별하지 않다. 상담실에서 MZ세대의 MZ(Mind Zone)을 살피다 보면 연인관계로 인한…
정진영 소설가ㅣ나는 주종이나 계절에 어울리는 안주를 찾아다닐 만큼 섬세하진 않다. 달지 않은 술에 지나치게 배부르지 않은 안주면 족하다.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먹고 마시니 미식가 소리를 듣기는 틀렸다. 그렇게 무딘 내가 해마다 겨울이면 직접 만들어서 꼭 챙겨 먹는 안주가 있다. 귀하냐? 아니다. 비싸냐? 그럴 리가. 아마도 한반도에서 가장 저렴하고 흔한 안주 중 하나가 아닐까? 감칠맛이 폭발하는 시원하고 담백한 국물의 유혹. 홍합탕은 겨울 술꾼의 뜨끈하고 든든한 친구다. 홍합의 매력은 ‘가성비’다. 동네 시장이나 마트에서 소분해 파는 홍합의 가격은 킬로그램(㎏)당 3000원 내외로 저렴한 편이다. 어패류 중에 이보다 저렴한 건 드물다. 껍질이 부피의 상당량을 차지하지만, 홍합 1㎏은 탕으로 끓이면 서너 명이 앉은 자리에서 소주 각 1병을 비울 수 있을 정도로 푸짐한 양을 자랑한다. 많은 술집이 홍합탕을 기본 안주로 내놓고 심지어 무한리필까지 해주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값싸고 맛있는 식자재는 흔치 않다. 식자재는 제값을 하는 물건이기 때문이다. 값이 싼데 맛있다면 손이 많이 가는 식자재일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 홍합 손질은 손이 많이 가
최옥찬 심리상담사ㅣ드라마 ‘어느 날’ 첫 회를 보면서 우연하고 강렬한 MZ세대의 만남에 놀랐다. 그리고 내가 만약에 드라마 속 주인공 남자라면 그러한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했을까를 상상해 봤다. 물론 김수현이 아닌 얼굴과 몸으로는 전혀 의미 없는 상상이지만 말이다. 그래도 ‘나라면 어땠을까’라는 상상적 이입이 주는 예방 상담적 효과는 있다. 평소에는 의식하지 않았던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느 날 우연히 일어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선택을 결정하는 신념을 점검할 수가 있다. 우리는 자신의 신념에 따라서 매순간 선택을 하면서 자신의 삶을 만들어간다. 민주주의에서 선택은 자유지만 반드시 책임은 뒤따른다. 드라마 ‘어느 날’에서 주인공은 한 번의 선택으로 매우 억울한 상황에 처하고 고통받는다. 주인공 남자인 김현수(김수현 역)에게 다가 온 강렬한 성적 자극은 테스토스테론이 철철 넘치는 몸과 마음을 무력하게 하기에 충분해 보였다. 실제 드라마 대사인 ‘아이돌 얼굴을 가진’ 주인공 김현수도 주저하면서도 그러할 진데 보통 얼굴의 뭇 남성인 내가 주인공이었다면 말해 뭐하랴. 그런데 나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철철 흘러넘치는 MZ세
인더뉴스 문승현 기자ㅣKB금융그룹(회장 양종희)은 2024년말 기준 ESG 상품·투자·대출이 누적 33조2000억원(환경분야 19조20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고 30일 밝혔습니다. 이날 발간된 '2024 KB금융그룹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보면 KB금융의 '지속가능금융 체계'는 금융상품·서비스 전반에 ESG를 반영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자금조달부터 상품·투자·대출까지 모든 과정에서 기후변화 대응, 지역사회 발전, 투명경영 등 다양한 분야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KB금융은 친환경·녹색금융을 확대하고 탄소중립 전환을 가속화하고자 'KB Green Wave 2030' 전략을 추진중이며 2030년까지 ESG 상품·투자·대출 규모를 총 50조원(환경분야 25조원)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KB금융은 지속가능경영과 밸류업의 선순환 네트워크 구축에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투명한 지배구조, 윤리경영, 리스크관리, 지속가능한 금융, 기후위기 대응, 친환경 경영이 곧 주주환원 강화, 지배구조 개선, 주주·이해관계자와 소통강화, 사회적 가치 제고, 자본비율 관리, 본원적 펀더멘털 강화로 이어져 종국에는 기업가치 제고를 이룬다는 것입니다. 특히 재무건전성을 판단하는 핵심지표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2024년 설정한 목표(13% 이상)를 상회하는 13.53%를 달성했습니다.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보통주자본은 자본금,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 등 회사의 핵심자본으로 구성되며 CET1비율이 높을수록 향후 주주환원, 신규투자, 사업확장 등 여력이 높다고 평가됩니다. KB금융은 지난해 10월 '지속가능한 밸류업(Value-up) 방안'을 발표하며 국내 최초로 CET1비율과 주주환원을 연계한 '밸류업 프레임워크'를 도입한 바 있습니다. 주주환원의 지속가능성과 예측가능성을 제고했다는 점에서 시장에서 호평받았습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금융은 단순한 자금중개를 넘어 개인의 삶과 기업의 미래, 나아가 사회 전체의 지속가능성을 연결하는 중요한 기반"이라고 정의했습니다. 그러면서 "KB금융그룹은 국민과 함께 성장하고 공존하는 금융을 실천하며 다음 세대에 더 나은 환경과 기회를 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인더뉴스 이종현 기자ㅣLG전자가 전략적 투자로 온수 솔루션을 확보해 B2B 사업의 핵심 동력인 냉난방공조(HVAC) 분야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나섭니다. LG전자[066570]는 30일 유럽 프리미엄 온수 솔루션 기업 OSO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30일 밝혔습니다. OSO는 히트펌프나 보일러로 가열한 물을 저장하는 스테인리스 워터스토리지, 전기 온수기 등 온수 솔루션을 보유한 노르웨이 기업입니다. 1932년 설립된 이후 난방 및 온수를 아우르는 유럽 히팅(Heating)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 중이며 스테인리스 워터스토리지 분야에서 유럽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번 인수는 LG전자가 유럽 HVAC 시장에서 주력하는 고효율 히트펌프 냉난방시스템과 OSO의 온수 솔루션 간의 시너지를 통해 사업을 더욱 확대시키기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 추진됐다고 회사는 설명했습니다. 최근 유럽에서는 온실가스 감축 정책과 에너지 공급의 불확실성 등으로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외부 공기의 열에너지를 활용해 실내 냉난방 및 온수를 공급하는 '공기열원 히트펌프(AWHP, Air to Water Heat Pump)' 냉난방 시스템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BRG 빌딩 솔루션스'의 분석에 따르면 유럽 히트펌프 시장은 2024년 기준 약 120만대에서 2030년 240만대 규모로 6년간 2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내에서 주로 사용하는 가스식 보일러는 직접 가열 방식으로 난방과 온수를 공급하나 히트펌프의 경우 온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워터스토리지를 함께 설치해야 합니다. LG전자는 향후 냉난방과 온수 솔루션을 통합 패키지로 구성해 고객의 니즈에 맞는 최적의 제품을 공급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유럽 HVAC 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할 뿐 아니라 글로벌 HVAC 사업 전반에 온수 솔루션을 포함시켜 성장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입니다. 또 기 보유한 히트펌프 관련 제품 기술 및 연구개발 역량과 OSO의 제품력 등 양사의 강점을 활용해 공기열원 히트펌프 실내기와 워터스토리지를 결합한 일체형 제품, 히트펌프 온수기 등 제품 라인업 확대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양사가 보유한 네트워크와 인프라 간 시너지도 유럽 HVAC 사업을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LG전자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워터스토리지는 에나멜 소재가 주류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위생과 부식에 강한 스테인리스 제품에 대한 고객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OSO의 스테인리스 워터스토리지는 타사 동일 제품군 대비 높은 에너지 효율, 낮은 열 손실 등이 특징입니다. 또한, 노르웨이와 스웨덴에 생산 기반을 두고 있어 유럽 시장에 제품을 안정적으로 적기 공급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외에도 제조 공정에 선제적으로 자동화를 도입해 제품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 또한 우수합니다. OSO는 LG전자에 인수된 후에도 독자적인 온수 솔루션 사업을 지속 영위할 계획이며 기존 OEM 업체와의 관계도 더욱 강화해 사업 확장에 힘쓴다는 방침입니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HVAC 사업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ES사업본부를 신설했습니다. ES사업본부는 클린테크 분야에서 시장보다 2배 빠른 압축 성장을 이룬다는 목표 하에 가정용∙상업용 에어컨, 초대형 냉방기 칠러 등 다양한 공간에 최적화된 종합 공조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AI 기술을 활용한 공조 산업의 디지털화를 선도하며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AI 데이터센터 냉각 시스템을 비롯해 원전, 메가팩토리 등 신성장 사업 기회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또 LG전자는 B2B 사업 확대를 위해 HVAC 사업에 '3B(Build∙Borrow∙Buy) 전략'을 추진합니다. ▲에어솔루션연구소, HVAC 아카데미 등을 통해 기술 역량 및 인력 강화(Build) ▲글로벌 주요 대학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기후 및 지역별 제품 개발 협력 확대(Borrow) ▲미래 성장을 위한 추가 동력 확보 차원의 M&A(Buy) 적극 모색 등을 통해 압축 성장을 도모한다는 계획입니다.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부사장)은 "OSO의 온수 솔루션은 LG전자 HVAC 사업 도약에 핵심적 촉매"라며 "양사의 노하우를 융합한 고효율 공조 솔루션은 LG전자의 시장 지위를 확대할 뿐 아니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글로벌 전기화(Electrification)를 더욱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인더뉴스 문승현 기자ㅣ한화생명은 30일 인도네시아 재계 6위 Lippo Group(리포그룹)이 보유한 Nobu Bank(노부은행) 지분 40%에 투자해 경영권 포함 주요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한화생명이 국내 보험사 최초로 해외 은행업에 진출하기 위해 지난해 5월 리포그룹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이후 1년만에 지분투자가 최종완료됐습니다.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생명보험, 손해보험, 증권·자산운용업을 영위하고 있는 한화금융계열은 은행업까지 본격 진출하며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으로 입지를 더욱 확고히 했습니다. 노부은행은 2024년 기준 총자산 3조원 규모로 최근 2년간 당기순이익이 120억원(2023년)에서 279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화생명은 디지털 금융 기술력과 노부은행 현지 오프라인 영업전략을 결합해 30세 이하가 전체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젊은 고객층을 중심으로 리테일 금융혁신을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향후 리포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현지 시장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리스크를 분산하고 안정적인 수익 실현 기반을 구축합니다. 또 모바일 중심의 금융플랫폼 고도화, 방카슈랑스 시너지 확대, 현지 특화상품 개발 등 종합금융 비즈니스로 확장을 모색합니다. 김동욱 한화생명 글로벌전략실장은 "국내 보험사 최초로 은행업에 성공적으로 진입해 미래 금융지형을 선도하는 이정표를 세웠다"며 "디지털 금융기술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토대로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의 모습을 완성하겠다"고 의지를 밝혔습니다.
인더뉴스 이종현 기자ㅣ네이버[035420]는 추론 능력을 강화한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 씽크' 개발을 완료하고 모델의 설계와 성능 등 세부 정보를 소개하는 테크니컬 리포트를 발표했다고 30일 밝혔습니다. 추론모델은 '생각하는 힘'이 강화된 AI로 사용자가 질의를 입력하면 모델이 혼잣말하듯이 길게 생각하며 답변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과정에서 복잡한 문제를 작은 단위로 나누는 능력, 적절한 도구나 함수를 선택하는 능력, 실수를 반추하고 교정하는 능력이 발현됩니다. 생성 정보의 정확도와 유용성이 향상돼 AI 에이전트 서비스의 핵심적인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네이버에 따르면 'KoBALT-700' 벤치마크로 주요 LLM(거대언어모델)의 언어 능력을 측정한 결과, 하이퍼클로바X 씽크는 유사 규모로 구축된 국내 주요 추론모델 및 글로벌 최고 수준 오픈소스 모델보다 더 높은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이번 벤치마크는 서울대학교 언어학과에서 LLM의 깊이 있는 한국어 이해도를 진단하기 위해 설계됐습니다. AI가 대화의 격률을 적절하게 파악하는지, 문장의 논항 구조를 정확히 분석하는지 등을 평가하는 전문가 수준의 문항들로 구성됐습니다. 또 다른 대표적인 한국어 성능 평가 지표인 'HAERAE-Bench'에서도 추론모델을 포함한 국내외 주요 오픈소스 모델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나아가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 씽크를 통해 AI가 언어뿐만 아니라 시각 정보를 바탕으로도 추론할 수 있는 기술도 확보했습니다. 테크니컬 리포트에 따르면, 하이퍼클로바X 씽크는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 문제를 이미지 형식으로 입력했을 때 이를 인식하고 추론하는 과정을 통해 정답을 맞히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 대학수학능력시험 생명과학 문제에서 그림으로 제시된 '생태계 천이 과정'과 '특정 식물 군집의 시간에 따른 총생산량 및 호흡량 그래프'를 인식·분석하고 이를 양수림, 혼합림, 지의류 등에 대한 지식과 결합해 선택지 중 올바른 서술을 골라냅니다. 하이퍼클로바X 씽크 성능 평가를 담당한 유강민 네이버클라우드 리더는 "이번 추론모델은 멀티모달 추론을 겨냥해 만든 것이 아님에도 시각 추론 영역에서 의미 있는 결과가 도출됐다"라며 "이미 하이퍼클로바X 기반의 이미지, 영상, 음성 멀티모달 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므로 향후 보다 강력한 멀티모달 추론 능력을 갖춘 모델로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네이버는 추론모델을 오픈소스로도 공개할 계획입니다. 네이버가 지난 4월 공개한 오픈소스 경량모델 '하이퍼클로바X 시드'는 한 달여 만에 50만 다운로드를 넘었습니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기술 총괄은 "하이퍼클로바X를 '지능의 향상'과 '감각의 확장'의 두 가지 축으로 고도화하고 있으며 이번 하이퍼클로바X 씽크를 통해 지능 측면에서 상당한 발전이 이뤄졌다"라며 "급변하는 AI 흐름 속에서 글로벌 선두권 그룹의 기술을 지속적으로 갖춰가고 있으며 기술 패러다임에 발맞추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용자에게 실질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이마트24는 한국 편의점 최초로 14억 인도 시장에 진출한다고 30일 밝혔습니다. 이마트24는 이날 서울 성동구 소재 본사 대회의실에서 한인 사업가 피터 정 Jung Brothers Hospitality CEO와 현지 부동산 디벨로퍼 ‘솔리테어’가 참석한 가운데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마트24는 인도 푸네 지역을 기반으로 ‘카페 피터’ 외 28개의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하는 피터 정의 영업 노하우와 솔리테어 그룹이 보유한 비즈니스 허브 자산을 활용해 오는 8월 푸네 1호점을 시작으로 10월 2호점을 출점하는 등 점포수를 늘려 나갈 계획입니다. 한국 편의점이 최초로 들어서는 마하라슈트라주 푸네 지역은 인도 7대 도시 중 하나로 인도 정부가 발표한 ‘생활 용이성 지수’ 전체 111개 도시 중 1위를 차지하는 등 금융도시 뭄바이와 함께 경제 중심지 중 한 곳으로 손꼽힙니다. 이 지역에는 유명 IT, 자동차 회사를 비롯해 다수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습니다. 이마트24가 2021년 6월 말레이시아, 지난해 6월 캄보디아에 이어 세 번째 해외 진출국으로 인도를 선택한 것은 높은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 때문입니다. 인도는 전체 인구의 47%가 25세 미만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젊은 인구층을 보유한 국가로 소비시장이 탄탄합니다. 특히 인도는 전체 소매점 중 약 75%가 ‘키라나(한국의 ‘나들가게’와 유사한 형태)’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시장 규모 대비 편의점과 같은 현대적 소매 업태가 적은 상황입니다. 더군다나 인도는 한국 유통사 및 프랜차이즈 업체 진출이 전무함에도 불구하고 한류 열풍이 강해 한국 편의점 중 가장 먼저 진출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인도 1호점은 노브랜드 상품 등 K-상품을 선보이며 K-분식 메뉴도 운영합니다. 11층 규모의 솔리테어 비즈니스 허브 내 1~2층 복층 형태로 들어서며 1층과 2층을 합쳐서 총 80평(264㎡) 규모입니다. 1층은 취식 공간 및 노브랜드 상품 및 카운터푸드 등을 판매하며 2층은 셀프 포토 부스인 ‘인스포토’와 화장품 코너를 구성할 예정입니다. 최진일 이마트24 대표는 "인도는 평균연령 28세의 젊은 국가이면서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국가로 이마트24가 한국 편의점 최초로 인도 시장에 진출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향후 마스터 프랜차이즈 전환 및 다양한 국가로의 진출도 지속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