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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칼럼

[심리상담사 최옥찬의 MZ썰]‘우리들의 블루스’ 제주도, 함께 할 수밖에 없는 블루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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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June 26, 2022, 11:06:38

 

 

최옥찬 심리상담사ㅣ얼마 전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한 tvN 20부작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극본 노희경, 연출 김규태·김양희·이정묵)가 종영했다. 이 드라마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제주도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애환을 제주도 방언으로 보여주었다. 2년 넘게 지속되는 코로나로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블루’를 겪었을 것이다. 외부 활동이 제한되었기 때문에 주변에서 흔하게 들었던 제주도 여행 이야기도 사라졌었다. 그래서인지 ‘우리들의 블루스’가 담아낸 제주도는 ‘블루(우울)’한 마음에 청량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우연찮게도 나는 ‘우리들의 블루스’가 종영한 6월 중순부터 한 달 제주 살이를 하고 있다.

 

나에게 제주도는 가깝지만 익숙지 않은 공간이다. 생각해보니 제주도 여행은 기억도 없는 어릴 때와 20대 때가 전부다. 지금 하는 한 달 제주 살이를 통해 제주도를 조금이나마 제대로 경험하고 있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 제주도에서의 충격적인 경험은 제주도 사람들 사이에서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제주도 방언을 마주했을 때이다. 대학 때 만난 제주도 출신 지인들은 표준어를 썼기 때문에 제주도 방언이 있는지조차 몰랐다. 그러다 제주도에 사는 선배네 갔다가 제주도 방언으로 대화를 하는 것을 들었다. 순간 이방인으로 만들어버리는 제주도 방언은 육지의 다른 방언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마치 먼 역사 속 탐라국(제주도의 옛 지명)을 소환하여 마주한 외국 같은 느낌이었다.

 

‘우리들의 블루스’가 시작할 때만 해도 MZ세대가 좋아하지 않을 줄 알았다. 그런데 MZ세대가 재밌게 봤다고 한다. 나는 ‘우리들의 블루스’를 쓴 노희경 작가가 그려내는 삶의 이야기들을 좋아한다. 그러나 때로는 인간 삶의 애환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캐릭터들과 스토리텔링이 가슴 먹먹하게 만들 때가 많다. 드라마 치고는 너무 진중하다. 그래서 MZ세대는 좋아하지 않을 줄 알았다. ‘우리들의 블루스’에 나오는 캐릭터들만 하더라도 MZ세대의 나이대가 별로 없다. 그래서 더욱이 MZ세대가 공감하고 즐길만한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특히, 할망(할머니) 세대인 강옥동(김혜자 분)이나 현춘희(고두심 분)의 깊은 한(恨)의 정서가 느껴지는 이야기는 MZ세대에게 낯설 것이다. 그리고 이동석(이병헌 분)과 민선아(신민아), 최환수(차승원 분)와 정은희(이정은 분), 정인권(박지환 분)과 방호식(최영준 분)의 이야기들은 MZ세대가 경험하지 못한 중년들의 삶을 그려내고 있다. 여러 이야기 중 이영옥(한지민 분)과 박정준(김우빈 분)의 이야기가 그나마 30대의 이야기이다. 아마도 MZ세대인 20대가 좋아할 만한 이야기는 고등학생인 배현성(정현 분)과 방영주(노윤서 분)의 이야기였을 것이다.

 

세대마다 경험하는 삶의 풍파와 애환이 다르다. 그래서 세대마다 고단한 삶을 노래하는 ‘블루스’가 다르다. 그리고 블루스에 맞춰 춤을 추는 행복감이 다를 것이다. 그래서 ‘우리들의 블루스’를 본 MZ세대는 어떤 경험을 했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몇몇 20대에게 물어봤다. 드라마를 통해 본 제주도의 풍경은 당연히 좋았다고 한다. 그리고 제주도 방언을 처음 들어봤다는 낯선 경험이 있었다. 또한 제주도에 사는 사람들의 ‘블루스’ 한 삶이 특히, 제주도 여자들이자 해녀들의 삶이 새로웠다고 한다.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상군 해녀인 현춘희(고두심 분)가 손녀의 팔목에 써 준 일심(一心)은 바다의 삶에서 ‘생사고락’을 함께하는 해녀들의 공동체를 보여준다. 그리고 이러한 해녀들의 공동체성은 드라마 전반에서 보이는 푸릉 마을 사람들의 공동체성으로 확장되어 있다. ‘우리들의 블루스’에는 MZ세대에게는 초코파이로 익숙하지만 경험하지 못한 한국적인 공동체의 특징인 정(精)의 문화가 있다. 개인주의가 강한 MZ세대에게는 제주도 방언처럼 낯설고 있는지조차 몰랐던 깊은 정(精)이 오고가는 공동체 문화가 그려진다.

 

‘우리들의 블루스’에서는 제주도 돌담의 돌들이 얽히고설켜 거센 바람을 막아주듯이 정이 넘치다 못해 오버하는 것 같은 사람들이 제주도 바람처럼 거센 세상 풍파를 함께 극복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래서 도시적인 삶을 사는 MZ세대들에게 감동과 위로를 준 것 같았다. 어찌 보면 개인주의가 강한 MZ세대지만 DNA 속에 각인되어 있는 한국적인 정(情)의 공동체성이 반응한 것은 아닐까 싶다.

 

‘우리들의 블루스’를 보고 난 후 제주 살이를 하면서 제주도 사람들의 ‘블루스’를 조금이나마 느껴보고 싶었다. 그래서 바다로 흘러넘쳤던 용암의 맹렬함이 느껴지는 검은 현무암 위에서 바다에서 불어오는 거센 바람과 파도를 마주했다. 두려움이 느껴졌다. 아마도 주위에 사람들이 전혀 없었다면 홀로는 너무 무서워서 서 있기 힘들었을 것이다.

 

곳곳에 있는 불턱(해녀들의 쉼터) 너머 바다를 바라보면서 해녀들이 바다로 들어가는 마음을 조금이나마 느끼면서 강옥동(김혜자 분)의 삶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동네 이곳저곳을 거닐면서 집 주변을 돌담으로 에워쌓은 것도 부족해서 더 낮은 지반에 지은 집들을 볼 수 있었다. 제주도 바람이 얼마나 거세면 저렇게 집을 지었을까를 30도가 넘는 더위에도 끊임없이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면서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농사를 짓기 위한 땅을 만들려고 현무암 돌들을 한쪽에 쌓아 올린 것을 볼 수 있었다. 이처럼 제주도의 자연은 내가 보기에 삶을 살아가기에는 척박하고 혹독해 보였다.

 

제주 살이를 하면서 제주도의 자연이 관광지로만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제주도의 자연이 주는 거친 풍파를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었기에 ‘우리들의 블루스’처럼 함께 했어야 했겠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무서운 바다에서는 해녀가 혼자서는 물질을 할 수 없으니까 말이다. MZ세대들도 거친 바다는 아닐지라도 거친 세상 풍파를 겪으며 살아간다. 그런데 혼자서 외롭게 견디는 경우가 많다. 한국 사회가 경쟁과 능력주의가 심하기 때문에 그렇다. 그래서 ‘우리들의 블루스’가 보여준 낯선 제주도 방언을 통한 삶을 통해서 너무 낯설어진 한국적 정(情)의 공동체를 기억했을 것 같다. 그리고 제주 살이를 동경하는 것처럼 푸릉 마을 사람들이 삶의 애환을 함께 하는 모습을 그리워했을 것 같다.

 

■ 최옥찬 심리상담사는

 

‘그 사람 참 못 됐다’라는 평가와 비난보다는 ‘그 사람 참 안 됐다’라는 이해와 공감을 직업으로 하는 심리상담사입니다. 내 마음이 취약해서 스트레스를 너무 잘 받다보니 힐링이 많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자주 드라마와 영화가 주는 재미와 감동을 찾아서 소비합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우리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어서 글쓰기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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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기자 itnno1@inthenews.co.kr


“언론 플레이는 제가 다 할 수 있어..융단 폭격하지요 뭐”

“언론 플레이는 제가 다 할 수 있어..융단 폭격하지요 뭐”

2024.03.28 10:39:42

부산 = 인더뉴스 제해영 기자ㅣ“필요하면 융단 폭격하지요 뭐”, “그냥 지역신문 이런 거 아닙니다”, “암튼 언론 걱정은 하지 마세요.”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한 인터넷신문의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취재본부에서 청탁성 기사로 의심되는 기사가 대거 게재돼 물의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특히, 해당 기사 때문에 선의의 피해자들이 대거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각별한 주의가 요망됩니다. 28일 인더뉴스가 입수한 단체 카카오톡방(이하 단톡방)에는 다소 과격해 보이는 대화내용이 이어집니다. 이 단톡방은 내달 입주가 예정돼 있는 부산 일광의 신축 타운하우스 입주예정자들이 모여 있는 곳인데요. 타운하우스의 입주 예정자인 A씨는 거침 없는 언사를 쏟아냈습니다. 그는 단톡방에 있는 사람들에게 "계속 민원을 넣어주세요. 알아야 됩니다. 사태의 심각성을.."이라며 민원을 사주하는 듯한 말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언론 플레이는 제가 다 할 수 있습니다. 필요하면 융단 폭격하지요 뭐."라며 "언론 들어가면 그 때부터는 이판 사판"이라고 시행사와 시공사를 상대로 언론공세를 퍼붓겠다는 계획을 피력했습니다. 특히 그는 "기장에서 싸움나면 우리 안 집니다."라며 "실수하면 우리가 질 수도(있는데)... 현장에 농성텐트를 칩시다"라며 입주 예정자들을 상대로 선동을 하는 듯한 말도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A씨가 공언한 것이 실제로 현실화됐다는 점입니다. 이와 관련한 내용이 단톡방에서 시작된 때는 이달 초. 불과 10여일 뒤인 12일에 처음으로 <“입주가 코앞인데”...부산 기장 아파트 입주민, 시공하자에 ‘분통’>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왔습니다. 기사에는 단톡방에서 이야기된 대로 일부 입주예정자들이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기장군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내용이 사진과 함께 실렸습니다. 이어 3일 뒤인 15일에는 또 다시 같은 매체에서 <“2년을 기다렸는데”...부산 기장 한 아파트, 입주의 꿈이 지옥 현실로>라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소수의 입주예정자들이 군청 앞에서 시위를 하는 모습이 기사에 담겼습니다. A씨가 단톡방에서 단언한 대로 ‘언론 플레이’는 계속됐습니다. 22일에는 <“안전한 환경 조성해달라” 부산 한 아파트 입주민들의 호소>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왔고, 급기야 27일에는 [단독]이라는 머릿글을 달아서 <한수원 직원이 1100억대 시행사 부사장?...겸직 신고 ‘유명무실’>이라는 자극적인 기사를 끝으로 이른 바 ‘융단 폭격’이 완성됐습니다. 이와 관련, 입주 예정자들은 불안한 마음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살아야 할 집에 대한 이미지나 가치가 떨어질 게 뻔해 보이기 때문. 한 입주 예정자는 “일부 분양자들의 민원과 시위에 대해 부분적으로 이해는 되지만, 원치 않는 내용들로 인해 저희 집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질까 불안하다”며 “예정대로 입주를 희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 매체가 쏟아내고 있는 기사들 때문에 선의의 피해자들이 대거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계속 이런 부정적인 기사들이 나오면 입주할 마음이 있던 사람들도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시행사나, 시공사는 물론 이미 계약을 한 다수의 입주 예정자들에게 막대한 금전적인 손실을 끼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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