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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인지 막걸린지 모를 땐 막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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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December 03, 2016, 07:12:51

(나 혼자 먹는다) 국순당 ‘치즈업 치얼업’, 막걸리와 치즈의 잘못된 만남..★
우리술 ‘톡 쏘는 알밤동동’, 구수한 밤의 향과 탄산의 적절한 조화..★★★☆
1932 포천일동 ‘담은 프리미엄 生막걸리’, 구름으로 만든다면 바로 이 맛?..★★★★☆

[인더뉴스 조성원 기자] ‘시끄럽고 뒤숭숭한 시국상황이 벌써 한 달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자기 생활하기에도 바쁜데 나라 걱정에 밤잠까지 설치는 분들도 있다고 하더군요. 상황이 잦아들진 못할망정 여기에 저 높으신 분들의 아무말대잔치도 대성황입니다.

 

단 한순간도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고 작은 사심도 품지 않고 살아왔다”, “예수 팔아먹은 유다가 되라는 거냐처럼 뇌와 혀가 서로 다투는 듯한 발언들을 듣고 있자니 이게 말이야 막걸리야란 오래된 유행어가 절로 튀어 나옵니다. 해서 이번 시간은 막걸리로 정했습니다(?).

 

먼저 국순당 쌀 크림치즈 치즈업 치얼업’(750ml, 3%, 2600)입니다. 막걸리에 치즈라, 선뜻 감이 오지 않는 조합인데요. ‘쌀의 부드러움에 크림치즈의 고소함, 탄산의 상쾌함까지 더해져 입안에 치즈향이 가득 퍼지며 독특한 풍미를 느낄 수 있는 제품이라고 합니다.

 

잔에 따라보니 생각보다 치즈향이 강하지 않습니다. 색은 일반 막걸리와 차이가 없군요. 일단 조심스레 한 모금해보니 향보단 맛에서 치즈의 풍미가 확실히 느껴집니다. 일반적인 막걸리보다 입 안에 오래 머무는 느낌도 들고요.

 

계속 마시면서 굉장히 익숙한 무언가가 떠올랐는데 오호라, 이 맛은 우유가 들어간 탄산음료 밀O! 찾아보니 밀O스도 요거트가 들어간 제품이 있다던데 맛이 비슷하진 않은지 궁금하군요.

 

여기서 고백해야겠습니다. 반도 다 못 마시고 손 뗐습니다. 맛이 없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받지 않는느낌이었다할까요. 막걸리도 좋아하고, 치즈는 사랑하는데 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막걸리의 산미와 가공된 치즈향의 가공할만한 시큼함과 역함이 개인 임계점을 넘어간 게 아닐까 하고 추정해 봅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추정이지, 정확히 저런 이유로 거부감이 들었다고 확언하기엔 주저되는군요. 여하튼 입맛이 유쾌하지 못했습니다.

 

다음, 우리술 톡 쏘는 알밤동동’(750ml, 6%, 1800)입니다. 성분함량을 보니 0.04%, 밤 추출물 0.02%’가 들어 있다고 합니다. 새 발의 피만큼 집어넣은 것이 나머지 99.94%의 맛을 지배한다니, 역시 소득 상위 1%가 움직이는 나라의 술답습니다.

 

따라 보니 딱 봐도 밤(혹은 고구마 혹은 감자)색깔에 밤 향이 은은히 퍼집니다. 맛을 볼까요. 확실히 탄산이 톡 쏘는게 느껴지는데, 생각보다 밤 맛이 희미합니다. 실망하려는 찰나 식도를 따라 흘려보낸 후 입 안 가득 남는 밤 풍미의 시간차 공격에 포인트를 내주고 맙니다.

 

이상하게 이 녀석도 마시다 보니 익숙한 무언가가 떠올랐는데, 이번엔 아이스크림 바O바였습니다. 와인 한 잔에 이베리아 반도의 탱고 추는 여인을 떠올리는 수준까진 안 되더라도 좀 더 그럴듯한 비유가 떠오르면 좋으련만, 역시 필부(匹夫)의 입맛엔 무리인가 봅니다.

 

막걸리 특유의 향이나 고유한 단 맛을 썩 좋아하지 않는 분들에게 환영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구수한 밤 맛에 어울리는 붉게 물든 안주와 함께하면 더 좋을 것 같고요.

 

마지막으로 1932 포천일동 ᄃᆞᆷ은 프리미엄 막걸리’(750ml, 6%, 11800)입니다.(찾아보면 더한 것도 있겠지만, [··] 덕분에 막걸리를 이 돈 주고 마셔보게 됐습니다. 하하하하하?)

 

전통 누룩의 우수한 균주만 사용해 고두밥 없이 생쌀로 발효시키고, 인공 감미료를 첨가하지 않는 100% 수제 공법으로 만들었답니다. ‘하얀 구름의 맛을 닮은 포근하고 뽀얀, 부드럽고 달콤한맛이라는군요. 겉보기엔 확실히 하얗게 보이긴 합니다. 잔에 따라 봤습니다.

 

'또로로로로'. 막걸리를 샀는데 우유가 나왔습니다. 정말 우유 같아요. 그냥 컵에 따라 마시라고 주면 역시 골다공증엔 우유가 좋다며 입에 가져가게 될 겁니다. 향도 잔을 바짝 당겨 주의 깊게 맡아 보지 않으면 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은근합니다.

 

맛을 볼까요. 보이는 것뿐 아니라 주감(酒感?)도 우유만큼, 아니 우유보다 더 부드럽습니다. 탄산은 없고, 순수한 쌀의 향이 감도는 가운데 산미도 적절합니다. 벌컥벌컥 들이키면 안 될 것 같은 맛이라고나 할까요(아, 1만1800원!).

 

경험이 일천해 아직 구름 맛을 보지 못한 탓에 비교는 하지 못 합니다만, 구름을 맛보게 된다면 비슷할 것도 같습니다. 구름의 맛을 닮았다는 게 뜬구름 잡는 소리처럼 들리진 않는다는 말씀입니다. 워낙에 맛이 좋아 별다른 안주가 없어도 술술 잘 넘어가겠습니다.

 

총평입니다. 국순당 쌀 크림치즈 치즈업 치얼업은 아마 가장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습니다. 문제는 치즈를 좋아하는 사람도 호(好)가 아닌 불호(不好)가 될 수 있을 만큼 특색이 강하다는 것이죠. 여러분의 반응이 어느 때보다 궁금하군요. 별점은 .

 

우리술 톡 쏘는 알밤동동은 비록 마시다 보면 유명 아이스크림이 떠오르긴 하지만 구수한 밤향과 탄산의 조화가 인상적입니다. 별점은 ★★★☆.

 

끝으로 1932 포천일동 ᄃᆞᆷ은 프리미엄 막걸리. 전에는 느껴보지 못한 부드러움에 은은하면서도 오래가는 쌀의 풍미가 그야말로 프리미엄이란 수식어가 아깝지 않게 합니다.

 

한 가지 걸리는 점은 가격. 어쨌든 가성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분들에겐 매력이 조금 떨어질 수도 있겠습니다. 그 점 감안해 별점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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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원 기자 swjo@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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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은의 보험키워드] 보험료 냈는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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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11 10:37:57

서지은 보험설계사·칼럼니스트ㅣ우리나라에는 몇 개의 보험사가 있을까? 2024년 11월을 기준으로 영업 중인 보험회사는 생명보험회사가 22개 손해보험회사가 31개로 총 53개의 보험회사가 있다. 보험회사가 완전히 무너진 사례는 아직 없지만 사실 지급여력 부분에서 건전성을 의심받는 보험사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최근 M 손보사 사태로 인해 가입자의 불안 및 보험사를 향한 불신의 시선이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이를 이용한 일부의 갈아타기 유도 영업이 소비자의 혼란을 초래해 현장에서 일하는 설계사의 한 사람으로 마음이 편하지 않다. 인생에 닥칠지 모르는 위험에 대비해 가입한 내 보험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거나 최악의 경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가입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보험사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지수 중 RBC 비율이 있다. Risk-Based Capital, 줄여서 RBC라 부르는 이 지수는 보험회사의 다양한 리스크를 고려해 요구되는 자본 계산 방식으로 쉽게 풀면 '지급여력'을 뜻한다. RBC 지수는 보험사의 가용자본을 손실 금액(요구 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 가입자에게 약속한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할 수 있을 만큼의 자본을 쌓아놓았는지 알 수 있는 지표가 된다. 당연히 RBC 비율이 높을수록 재무 건전성이 좋다. 가령 RBC 비율이 200%라면 보험금 지급을 위한 자본이 감독 당국이 제시한 기준의 2배를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반면 100% 미만일 경우에는 그만큼 지급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최근 논란이 된 M 손보사의 사태를 되짚어보자면, M 손보사는 2022년 4월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되어 이후 예금보험공사가 경영관리 체제로 여러 차례 매각을 시도해 왔으나 무산되었고,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2023년 3분기 기준으로 자본이 마이너스 184억원이 되어 완전 자본 잠식 사태에 빠졌다. 당시 M 손보사의 지급여력비율은 35.9%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는커녕 법정 기준인 100%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재무 건전성이 극도로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회사의 시장 매력도가 크게 하락해 인수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매각은 번번이 성공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고용 승계 문제를 두고 M 손보사의 노조와 인수 후보 회사 간 갈등까지 깊어지면서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부에서도 해법을 찾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진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매각에 실패한 M 손보사가 청산이나 파산의 길을 걷게 될 경우 '124만 명이 넘는 가입자의 보험 자산은 어떻게 되는가?'이다. 게다가 사태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설계사들이 지금도 보험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와중에, M 손보사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고 나아가 보험업계 전반에 대한 신뢰가 저하되어 소비자의 불안은 더 깊어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M 손보사에 오랜 기간 보험을 유지해 온 가입자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가장 기대하고 싶은 가능성은 과거 리젠트 화재보험사의 선례처럼 계약이 타 보험사로 이전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M 손보사의 경우 손해율이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높아 계약 이전이 쉽지 않다고 보아야 한다. 다음으로는 끝까지 버티다 보험사가 파산이나 청산의 길을 밟게 되면 당국의 '예금자보호법'에 기대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나의 보험 자산이 아닌 ‘해지환급금’을 보전해 주는 제도라는 점을 기억해야 하며, 무해지나 저해지 보험 상품은 예금자보호법이 있어도 현실적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이 거의 없다. 역시 건전한 보험사를 통해 새로 보장자산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유감스럽게도 보험설계사로 일하는 내게도 무척 쉽지 않은 일이다. 중도해지의 손해는 가입자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뿐만 아니라, 새로 가입하게 되면 나의 보험 나이와 병력 유무에 따라 이전보다 높은 보험료를 납부해야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어떤 선택을 하든 가입자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가장 손해를 줄이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나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최선이나 차선이 아니라 차악을 피하는 것이 정치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보험이 정치도 아닌데, 최선이나 차선이 아닌 최악을 피하라고 조언해야 하는 상황이 참 씁쓸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상황을 겪지 않기 위해서라도 내 보장자산을 관리하는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 정도는 꼭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서지은 필자 하루의 대부분을 걷고, 말하고, 듣고, 씁니다. 장래희망은 최장기 근속 보험설계사 겸 프로작가입니다. 마흔다섯에 에세이집 <내가 이렇게 평범하게 살줄이야>를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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