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옥찬 심리상담사ㅣMBC 드라마 <유부녀 킬러>(연출: 윤종호, 김지훈/극본: 김은희/출연: 공효진, 정준원, 이상이, 성동일 등)는 전설적인 킬러였던 유보나(공효진 분)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후 3년간의 육아휴직을 마치고 직장에 복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유보나의 직업이 사람을 죽이는 킬러라는 점은 비현실적이지만, 보나가 워킹맘으로서 일과 가정 그리고 육아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드라마 <유부녀 킬러>에서 보나는 복직한 첫날부터 회사 일을 하면서도 아이를 데리러 갈 시간을 신경 쓴다. 보나가 "애 데리러 가야 돼서요"라고 말할 때, 직원들은 보나를 의아하게 바라본다. 보나가 회사에서 유능한 사람이었더라도, 엄마가 되니 아이의 하원 시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아이를 키우는 맞벌이 부부라면 익숙한 모습이다. 아이의 등하원 시간에 맞춰야 하고, 아이가 아프면 병원에 가야 하고, 어린이집이나 학교에서 갑자기 연락이 오면 당황스러워한다. 직장일을 마치고 피곤한 상태로 집에 와도 쉬지 못한다. 부모들이 회사 일보다 더 힘들다고 하는 육아와 집안일이 기다리기 때문이다. 사랑해서 결혼한 두 사람에게 아이가 태어나는 것은
서지은 보험설계사·칼럼니스트ㅣ보험설계사의 업무 가운데 보험금 청구 관련 업무도 상당히 비중이 크다. 청구 관련 업무 중에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서류가 무엇이냐는 것과 어떤 질병으로 이런 치료를 받았는데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이 있냐는 문의다. 다행히 가입한 보험에서 보험금이 잘 지급되면 고객도 그렇겠지만 나도 기분이 좋다. 몸이 아픈 건 결코 반가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보험금이 고객의 치료에 중요한 힘이 될 테니 내 직업 참 보람 있구나 뿌듯해지는 순간이다. 그러나 약관상의 문구 하나로 보험금 지급이 부결되면 어쩔수 없이 힘이 빠진다. 내가 신이 아닌 이상 미래를 예측할 수 없으며 가입은 전적으로 고객의 선택이긴 하지만 내가 뭔가를 놓치거나 잘 못했나? 싶어 전전긍긍한다. 아마도 보험설계사라면 누구나 이런 마음앓이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보험금 지급과 관련한 문의를 받았다. 내게 가입한 건 아니지만 15년쯤 전 어머니 이름으로 제법 큰 금액의 보험을 들었고, 건강하던 어머니가 최근 병환으로 뇌수술을 받으셨다고 한다. 병명은 뇌수막종이었다. 뇌수막종은 뇌와 척수를 둘러싼 얇은 막인 수막에 발생하는 종양이다. 원발
최옥찬 심리상담사ㅣSBS 드라마 <김부장>SBS 드라마 <김부장>(연출: 이승영, 이소은/극본: 남대중/출연: 소지섭, 최대훈, 윤경호, 주상욱, 손나은, 서수민 외)은 자기 이름보다 '가장'이라는 무게를 먼저 짊어지고 살아온 아버지의 삶과 책임을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아버지가 지녀야 할 힘은 무엇일까. "아빠는 왜 내 말 안 믿어?" 드라마 <김부장>에서 학교폭력 가해자로 몰린 민지(서수민 분)는 아버지 김부장(소지섭 분)에게 묻는다. 김부장은 딸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기도 전에 상대 부모에게 고개를 숙이고 무릎을 꿇는다. 그의 반응은 자녀의 말을 먼저 듣기보다 눈앞의 문제를 빨리 수습하는 것을 아버지의 책임으로 여기는 익숙한 모습을 보여 준다. 김부장은 외동딸 민지를 누구보다 사랑한다. 가족을 위해 희생해 왔고, 위기가 닥치면 가장 먼저 나서려 한다. 그러나 바로 그 강한 책임감 때문에 딸의 말을 듣지 못한다. 아버지는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딸은 정작 자신의 편이 되어 줄 아버지에게조차 이해받지 못하고 혼자 남겨졌다고 느낀다. 부모가 사랑하는 마음과 자녀가 사랑받는다고 느끼는 경험은 언제나 같지 않다
서지은 보험설계사·칼럼니스트ㅣ"하지정맥으로 복재정맥 폐쇄술이라는 수술을 받게 되었는데, 보험 청구 서류 뭐예요?" 보험설계사 경력 10년이 넘어가다 보니 새로운 보험 의뢰만큼 이런 청구 관련 문의도 증가했다. 내 고객들의 보험 자산은 내가 유치한 계약 외의 것들도 목록을 정리해 두고 있어서 이런 문의를 받으면 청구 서류만 알려주고 마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보험금 청구가 가능한 항목을 함께 안내한다. 고객이 각 보험사에 일일이 연락해 알아보는 일은 보험업 종사자가 아닌 이상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청구 항목별 서류가 다른 탓에 이왕이면 한 번에 안내하려 마음을 쓴다. 보험금 청구 접수는 물론이요, 고객에게 사정이 있어 직접 발급이 어려울 땐 위임장을 받아 대신 서류를 발급하러 가기도 한다. 그 또한 고객 관리 일환이라 여기고 있어 귀찮다고 여긴 기억은 없다. 오히려 이런 일들이 보험 영업에 귀한 경험으로 작용한다는 걸 경력이 더 해질수록 깨닫고 있다. 보험사는 금융회사의 성격도 있어 상당히 보수적인 집단이지만 동시에 변화에 민감한 곳이다. 금융당국의 방침과 사회, 경제, 정치 상황 등에 긴밀하게 반응하다 보니 보험상품은 개정을 거듭하거나 아예 판매가 중지되
김욱기 한화 컴플라이언스위원회 자문위원ㅣ지난 7월11일은 ‘세계 인구의 날’이었다. 1987년 세계 인구가 처음으로 50억 명을 돌파한 것을 계기로, 인구 변화가 사회·경제·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국제사회가 함께 고민하자는 취지에서 유엔(UN)이 공식 지정한 날이다. 지구촌 곳곳에서 인구 폭발이 우려를 낳고 있지만 대한민국 지자체들이 준비한 세계 인구의 날 행사 대부분이 ‘지방 소멸’과 ‘인구 감소’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은 씁쓸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불과 반세기 전인 1960~70년대만 해도 우리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인구를 억제하느라 골머리를 앓았다. 전국 곳곳에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표어가 나붙던 나라가 이제는 경제의 허리인 생산가능인구의 급감과 고령 인구 비율의 폭발적 상승이라는 이중고에 처했다. 인구 구조가 항아리형을 지나 극단적인 역삼각형으로 고착화되는 임계점에 도달한 것이다. 우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된 초저출생과 초고령화라는 두 마리의 ‘회색 코뿔소’와 아슬아슬한 동거를 이어오고 있다. 멀리서부터 쿵쾅거리며 무서운 속도로 다가오고 있는 이 육중한 코뿔소를 보면서도 당장의 위기가 아니라는 이유로 외면해 온 대가를 치를
최옥찬 심리상담사ㅣ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연출: 홍종찬/극본: 이남규, 김다희, 문종호/출연: 김무열, 이성민, 진기주, 피오 등)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자신이 한 행동을 고스란히 돌려받음으로써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똑똑히 깨닫게 하는 것, 그리고 그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하는 것, 그게 바로 교권국이 추구하는 진짜 교육이다." 드라마 〈참교육〉은 상식의 선을 넘은 학생, 교사, 학부모로 인해 흔들리는 교육 현장을 바로잡기 위해 만들어진 가상의 국가기관 '교권보호국'의 이야기를 다룬다. 교권보호국의 감독관들은 기존 제도로 해결되지 않는 학교 안의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물리적인 방법까지 동원한다. 특수임무대 출신인 나화진(김무열 분)과 임한림(진기주 분)은 압도적인 무력과 권한으로 학교 안의 가해자들을 제압한다. 드라마 속 참교육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말처럼, 가해자가 자신이 저지른 행동의 고통을 그대로 경험하게 하는 방식에 가깝다. 물론 현실의 교육 현장에서 폭력적인 방식이 허용될 수는 없다. 그럼에도 교권보호국 감독관들의 거침없는 행동이 통쾌하게 느껴지는 것은 정당한 생활지도를 해야 할 교사들이 오히려 상처와 고
서지은 보험설계사·칼럼니스트ㅣ지난 5월, 5세대 실손보험이 드디어 출시됐다. 하지만 예상보다 늦어진 이유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기가입 고객들이 기대했을지 모를 1, 2세대 실손보험 매입설이 무산되고 관리 급여 제도 시행 때문에 늦어졌다는 말도 돌았다. 2021년 7월 1일 4세대 실손보험이 출시된 지 약 5년 만에 등장한 5세대 실손보험, 무엇보다 4세대 실손보험 가입자의 5년 주기 재가입 시기가 곧이어 도래하는 만큼 실손보험은 향후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현직 보험설계사의 한 사람으로 면밀하게 살피지 않을 수 없다. 대부분 실손보험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으면서도 한편, 병원 진료를 자주 받지 않는 가입자로서는 매달 보험료가 빠져나가기만 하고 쌓이지도 않는 데다 매해 금액이 훅훅 갱신되는 실손보험을 유지하는 게 과연 합리적인 일인지 고민 되는 게 사실이다. 예를 들어 실손보험료가 한 달에 10만원이라면 1년 동안 120만원의 보험료가 드는데 내가 받은 보험금이 그보다 적거나 없으면 소위 본전 생각이 난다. 보험은 가입과 동시에 그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운 분야임에도 유독 실손보험에는 민감한 까닭이 뭘까? 아마도 ‘내 병원비 다 돌려주는 보험’이라는 인
최옥찬 심리상담사ㅣJTBC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연출: 차영훈 / 극본: 박해영 / 출연: 구교환, 고윤정, 오정세, 강말금, 박해준, 심희섭 등)는 제목부터 '나는 괜찮은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무가치하다’는 말은 자본주의와 물질만능주의 사회에서 값어치와 쓸모가 없다는 뜻으로 들린다. 그런데 무한경쟁 사회 속에서 태어나고 자란다면, 자기 자신을 돈의 가치와 도구적인 쓸모로 평가하는 일이 자연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쓸모없다는 건 무서운 말이야. 세상에 내 자리가 없다는 선고 같거든." 우리가 느끼는 무가치감은 단순한 자신감 부족이 아니다. 무가치감은 존재감과 연결되기 때문에 더 고통스럽다. 즉, 자기 존재가 관계와 사회 안에서 허락되지 않는 것 같은 고통이다. 칼 로저스의 인간중심 상담은 사람이 실제로 무가치해서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를 조건부로 배워 왔기 때문에 무너진다고 본다. 사람의 가치는 쓸모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사람은 쓸모를 증명하기 전에 이미 존중받아야 할 존재다. 그러나 환경이 지나치게 경쟁적이라면 존재 자체로 존중받는 경험은 약해진다. 경쟁에서 이기려면 값어치를 해야 하고, 쓸모가 있어야
서지은 보험설계사·칼럼니스트ㅣ"그녀를 사랑하면 죽는다." 상당히 도발적인 이 문구는 얼마 전 종영한 미스터리 멜로 드라마 <세이렌>을 요약한 한 줄 카피로, 주인공 '한설아'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드라마에서는 대형 옥션의 수석 경매사라는 독특한 직업과 치명적인 매력의 소유자인 한설아와 사랑에 빠진 남자들은 모두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는데, 공교롭게도 그들에겐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한설아를 수익자로 한 거액의 종신보험에 가입했다가 그들 모두 죽기 얼마 전 보험을 해지했다는 사실이다. 정황상 보험 살인의 강력한 용의자로 보일 수밖에 없는 그녀를 조사하기 위해 SIU(보험사기 특별조사팀) 직원 '차우석'이 파견되고, 처음엔 그녀를 의심의 눈으로 바라보던 그 역시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그녀의 비극적인 삶에 연민을 품다 나아가 사랑에 빠지게 되면서 한설아의 과거 연인들처럼 위험에 몰린다. 과연 그녀는 자신을 사랑하는 남자들을 죽음으로 이끄는 전설 속 '세이렌' 같은 파멸의 아이콘일까? 보험금의 종류는 다양하다. 아프거나 다쳤을 때 받는 보험금, 노후 자금으로 쓰이는 연금, 그리고 죽음으로 받는 사망보험금 등이 그것이다. 아플 때는 치료가 필요
김욱기 한화 컴플라이언스위원회 자문위원ㅣ달력을 보면 유난히 기념일이 많은 시기, 5월과 6월이다. 달력 위 평범한 숫자가 저마다의 색깔로 의미를 나타내는 계절이다. 5월이면 부모와 자녀, 스승과 제자라는 이름의 무게를 새삼 확인하고, 6월이면 잊고 지낸 희생의 가치를 되새기곤 한다. 국가가 정하고 사회가 약속한 기념일은 분명 소중한 가치를 환기해주지만, 역설적으로 그날이 아니면 주변의 소중함을 잊어도 좋다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비가 온 뒤 숲길을 걷다 발치에 핀 이름 모를 들풀들을 떠올려 본다.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대개 화려한 색채를 뽐내는 꽃이나 기운차게 뻗은 아름드리 나무일 것이다. 하지만 그 숲을 진정으로 지탱하는 힘은 화려한 꽃을 피우지 못해도 흙을 단단히 붙잡고 있는 이끼나 거친 바람을 묵묵히 견뎌내는 수풀에서 나온다. 우리의 감사와 존경 또한 이와 같아야 하지 않을까. 특정한 날에만 반짝이는 화려한 꽃이 아니라, 숲의 생명력을 묵묵히 지켜내는 초록의 들풀처럼 늘 그 자리에 머물며 잔잔하게 흐르는 일상의 호흡이어야 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특별함’에 지나치게 몰두한다. SNS에는 화려한 파티와 선물이 오가는 기념일의 기록들이 넘쳐
최옥찬 심리상담사ㅣ넷플릭스 드라마 〈사냥개들〉 시즌2(연출·극본: 김주환, 출연: 우도환, 이상이, 정지훈 등)는 시즌1에 이어, 새롭게 등장한 강력하고 무자비한 악당 임백정(정지훈 분)에 맞서 가족을 지키려는 김건우(우도환 분)와 홍우진(이상이 분), 그리고 이 두 사람을 돕는 이들의 이야기다. 같은 세계 안에서도 건우와 우진은 사람을 지키기 위해 주먹을 쓰지만, 백정은 돈을 위해 사람을 무참히 짓밟는다. <사냥개들>은 선과 악의 구도가 명확하고, 결국 선이 이기는 이야기다. 선이 악을 이긴다는 결말이 현실과 다소 거리가 있더라도, 〈사냥개들〉은 동화가 가진 교육적 미덕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옳고 그름이 분별되는 세계, 위험 속에서도 보호와 회복의 가능성이 남아 있는 세계를 상상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징적 경험은 아이들에게 정서적 안도감과 심리적 안정감을 길러 줄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전쟁이 끊이지 않고 정치와 경제가 불안정하며 무한 경쟁의 압박 속에 사는 어른들에게도 선이 끝내 악을 이긴다는 이야기는 작지 않은 위안이 된다. "끝낼 수 있는 한 방이었는데, 멈췄습니다. 그만큼 스포츠맨십이 김건우 선수가 좋습니다." 김건우는 권투 시합
서지은 보험설계사·칼럼니스트ㅣ우아한 노후를 위하여 친구의 연락을 받은 형준(박근형 분)은 반가운 마음을 안고서 한달음에 친구 우식(징용 분)을 찾아간다. 친구는 단칸방에 죽은 듯 누워있다. 어디가 아픈지 묻는 형준에게 친구는 담담히 영양실조라 답한다. 친구에게 고기라도 사주고 싶은데 형준에게도 그럴만한 돈은 없다. 더 살아봐야 재미도 없고 재산도 없는 데 다 살 만큼 산 듯해 굶어 죽기를 선택했다며 형준에게 자신의 장례비와 영정사진이 들어있는 봉투를 건넨다. 죽어가는 친구에게 형준은 너 쫌 멋지다면서, 어떻게 굶어 죽을 생각을 했냐고 눈시울을 붉힌다. 돈 안 들고, 아프지도 않고, 그냥 힘이 없을 뿐이라는 양종현 감독의 영화 <사람과 고기> 속 두 주인공 노인의 대사 앞에서 그저 감상에 젖을 수만은 없었다. 꺾어진 백 살 하고도 해를 넘긴 나는 얼마 전 꽤 큰 돈을 들여 건강검진을 받았다. 백세시대에 마흔은 젊은이고 쉰도 한창 일할 나이라 한다. 60세 정년도 너무 빨라 65세로 바뀔 전망이다. 70대 모친, 10대 딸과 함께 사는 나는 이른바 샌드위치 세대다. 부모의 노환을 바로 곁에서 지켜보며 내 노후도 고민해야 하고, 아직 어린 자녀의 미래도
김욱기 한화 컴플라이언스위원회 자문위원ㅣ지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최근의 중동전쟁 등 글로벌 분쟁이 이어지면서 전 세계 방산시장의 판도 또한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한 때 '가성비'로 주목받던 대한민국 방위산업은 이제 기술력과 신뢰를 상징하는 'K-방산 르네상스'의 정점에 서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방위산업은 일반 대중에게 멀게만 느껴지는 분야였다. 일부 마니아층의 관심 영역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K-방산은 반도체와 자동차를 잇는 국가 전략 산업이자,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의 '무기고'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며 우리에게 새로운 자부심을 안겨주고 있다. 실제로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2015년 15억달러 규모였던 K-방산 수출실적은 지난해 154억달러 규모까지 늘어났고 올해 한국수출입은행 해외연구소가 발간한 '2025 경제 산업 전망 보고서'는 방산 수출액이 270억달러 이상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빨리빨리'가 만든 경이로운 신뢰 대한민국 방산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역설적으로 '속도'다.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 즉각적인 전력 보강이 절실한 국가들에게, 약속한 기한 내에 고성능 무기를 인도하는 한국의 제조 역량은 경이로움 그 자체다. 이는 단순히 공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