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뉴스 권용희 기자ㅣ자동차주의 강세에 힘입어 코스피가 강보합 마감했다. 굵직한 기업들의 4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지면서 종목별 차별화 장세가 지속됐다.
25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03% 오른 2470.34에 거래를 마쳤다. 약보합세로 출발한 지수는 0.7% 가량 밀렸다가 오후 들어 낙폭을 회복한 뒤 상승 전환까지 이뤄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부터 실적 둔화 전망에 약세를 보이던 현대차가 호실적을 발표하자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테슬라 실적 부진과 더불어 판매량 저조 등 외적으로 호재로 볼만한 요인은 부재하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이날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자동차주 전반에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가 몰렸다. 현대차는 이날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62조6636억원, 15조1269억원으로 최대실적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현대차 연간 영업이익이 15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 연간 판매량은 421만6898대로 집계됐다.
기아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기아는 지난해 매출 99조8084억원, 영업이익 11조6079억원, 당기순이익 8조777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각각 15.3%, 60.5%, 62.3% 증가한 수치다. 4분기만 놓고 보면 매출 24조3282억원, 영업이익 2조465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5.0% 증가, 영업이익은 6.0% 감소한 수치다.
반면 1년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SK하이닉스는 3% 하락 마감했다. 5개 분기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에 주가가 아래로 방향을 틀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지난해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11조3055억원, 346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나 연구원은 "외적으로 악재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실적이 좋게 나올 것을 알고 미리 투자했던 부분을 회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수급적으로는 개인이 2505억원 순매도했고 외국인이 452억원, 기관이 1910억원 순매수했다.
업종별로는 상승 우위의 흐름이었다. 연료비 단가 하락세와 더불어 전기요금 동결 전망에 유틸리티주가 빨간불을 켰다. 한국전력 4.1%, 한국가스공사 2.1% 상승 마감했다. 운수장비가 2% 넘게 올랐고, 증권, 보험, 건설업도 1% 넘게 상승했다.
간밤 테슬라 실적 부진 소식에 이차전지주는 대체로 파란불을 켰다. 삼성SDI 1.8%, 포스코퓨처엠 3.8%, LG에너지솔루션 3.2%, SK이노베이션 0.3% 하락 마감했다. 의료정밀이 2% 넘게 하락했고, 서비스업, 기계, 제조업, 종이·목재가 파란불을 켰다.
시가총액 상위 10개사는 혼조세를 보이는 가운데 기아의 상승이 두드러졌다. 기아는 5.7% 올랐고, 현대차가 2% 가까이 상승했다. LG화학, 셀트리온, 포스코홀딩스도 빨간불을 켰다.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 네이버는 하락 마감했다.
이날 거래량은 3억3726만4000주, 거래대금은 7조5099억원을 기록했다. 상한가 없이 425개 종목이 상승했고 하한가 없이 447개 종목이 하락했다. 보합에 머무른 종목은 65개였다.
한편, 코스닥은 1.49% 내린 823.74를 기록했다. 테슬라 실적 부진 여파에 시총 상위에 포진해 있는 이차전지주가 줄줄이 약세를 보였다. 엘앤에프 11%, 에코프로비엠 5%, LS머트리얼즈 8.3% 하락 마감했다. 전날 공모가의 4배가 오르는 ‘따따블’을 달성한 원전 장비 전문업체 우진엔텍은 이날도 상한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