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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적분할의 덫] ③구글·유튜브도 비상장…“이해상충 리스크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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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January 14, 2022, 07:01:00

美, 동시 상장 사례 사실상 전무
日, 부작용 인식..자회사 자진 상폐 등 개선 노력
“이해상충 발생 여부에 대한 인식의 차이”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잇달아 물적분할에 이은 자회사 상장을 시도하자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모회사 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해외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한국 증시만의 독특한 현상입니다. 미국 증시가 신고가 행진을 하는 동안에도 우리 증시가 상승 탄력을 받지 못하는 주요한 원인으로도 꼽힙니다. 사업체는 한 곳인데 두 곳의 상장사에서 가치가 매겨지는 이른바 '더블카운팅'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물적분할과 자회사 상장, 무엇이 문제인지 또 어떠한 개선책이 있는지 자세히 짚어 봤습니다. [편집자주]

 

 

인더뉴스 양귀남 기자ㅣ‘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이라는 이슈는 해외 사례와 비교해 보면 더욱 뚜렷해진다. 해외에서는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 상장하는 사례 자체가 많지 않다. 특히 물적분할 후 자회사를 직접 상장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모회사 지분율 50% 이상인 자회사의 동시 상장 사례는 미국 0.52%, 영국 0%, 프랑스 2.23%, 일본 6.11% 수준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유럽 증시에서는 국내와 같은 모자회사 동시 상장은 찾아보기 힘들고 간혹 있다 해도 일반 주주들의 주주권 보호가 이뤄지는 과정을 거친다. 상대적으로 동시 상장 비율이 높은 일본의 경우 최근 투자자를 보호하고 이해상충을 방지하는 관점에서 기업 자체의 개선 움직임과 제도적 보완이 이뤄져가고 있다.

 

알짜 자회사 100여개 보유해도 상장은 알파벳 단 하나

 

미국에서는 상장기업의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을 명시적으로 법적 금지를 하지는 않지만 주주들의 반발 등을 예상해 애초에 시도조차 하지 않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예로 알파벳은 구글, 유튜브 등을 포함해 160개 이상의 자회사를 두고 있지만 상장사는 오직 알파벳 하나 뿐이다. 알파벳은 지난해에만 주가가 60% 이상 상승하면서 시가총액 2조 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알파벳은 테슬라, 애플,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국내 투자자가 다섯번째로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인기주이기도 하다.

 

대표적 업종 다각화 기업인 GE(General Electric) 역시 가전과 전혀 다른 업종을 영위하는 자회사를 두고 있음에도 이들은 모두 모회사인 GE의 100% 자회사이며 상장기업은 모회사인 GE가 유일하다.

 

미국 증권거래법이나 거래소 규정에서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미국이 단일 상장기업 체제를 유지하는 이유는 이해상충에 대한 인식이 퍼져 있기 때문이다. 이해상충에 따른 자회사 주주의 민사소송제기 등 법적인 위험을 감당할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미국 법원 나아가 미국의 자본시장은 전반적으로 한국을 포함한 대륙법계 국가의
자본시장 및 법원에 비해 이해 상충 문제에 훨씬 민감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는 계열사 복수 상장시 자회사 주주와 모회사 주주간 이해 상충이 발생하는데, 자회사 주가가 하락하면 자회사 주주는 이해상충의 존재만으로도 모회사가 부당하게 자회사의 이익을 편취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日, 제도개선 박차…자회사 자진 상폐하기도

 

일본의 경우 10여년 전만 해도 동시 상장의 사례가 더러 있었지만 최근 제도 개선을 위한 발빠른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노무라자본시장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06년 일본의 모회사와 동시에 상장된 자회사 비율은 20%에 달했지만 작년 말에는 7%대로 떨어졌다. 일본은 최근 모회사, 자회사 동시 상장에 대한 부작용을 인식하고 기업과 정부가 나서서 이를 방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일본 최대 통신기업 NTT는 44조 원을 투입해 자회사 NTT 도코모를 공개매수 후 상장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사와다 준 NTT 사장은 “소액주주의 권익을 고려하다보니 의사결정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며 모회사, 자회사 동시 상장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일본경제산업성도 지난 2019년 6월 ‘그룹지배구조시스템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상장자회사에서의 이해충돌 방지와 지배구조에 관한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모회사가 그룹 전체의 기업가치 향상 및 자본효율성 관점에서 상장자회사를 유지하는 것이 최적인지 정기적으로 검토하고 그 결과를 투자자에게 공개해야 한다. 이에 따라 도쿄거래소도 상장제도 정비 방안을 발표해 작년 2월 관련 규정을 개정, 시행했다.

 

이해상충에 대한 인식 차이 커

 

이처럼 물적분할 후 모자회사 동시 상장은 한국 증시에서만 보이는 특징이다. 글로벌 주요 증시에서는 대체로 기존 투자자들의 권익을 해칠 수 있다는 부분과 모자회사 간 이해 상충 문제를 인지하고 자체적인 규제 시스템을 형성하는 모습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외나 한국에서 모두 모회사, 자회사 동시 상장 자체가 법적으로는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며 “다만 해외는 자체적인 규제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고 우리나라는 아직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송옥렬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선진 증시에서는 이해상충이 발생하는 상황 자체가 문제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규제가 없어도 자체적으로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현실에서 주주들이 가만히 있으면 소용이 없기 때문에 주주들이 불만을 토로하는 움직임들이 생기면 어느 정도 개선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nglish(中文·日本語) news is the result of applying Google Translate. <iN THE NEWS> is not responsible for the content of English(中文·日本語)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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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귀남 기자 Earman@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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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재개 한달…수익 줄고 대차잔고 급증 종목만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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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06 02:04:20

인더뉴스 최이레 기자ㅣ기울어진 운동장 해소와 무차입 공매도 근절 위해 전면 금지됐던 공매도 거래가 다시 시작된지 한 달. 17개월간의 긴 제도 정비 끝에 다시 시작된 만큼 주식시장 전반에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예상대로 공매도 폭풍이 지나간 자리에는 큰 낙폭이 남았고 그 여파도 상당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이러한 위험을 피하려면 수익성이 악화되고 대차잔고가 급증하는 종목에 대해 각별한 경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뒤따르고 있습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매도 거래가 재개된 3월31일부터 지난달 29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동반 상승했습니다. 코스피는 2481.12에서 2565.42포인트로 3.40% 올랐고 코스닥은 672.85에서 726.46포인트로 7.97% 뛰었습니다. 다만 이 기간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는 구간도 있었습니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모두 재개 첫날 각각 3.00%, 3.01% 빠진데 이어 지난달 7일에도 5.57%, 5.25% 하락하는 등 부침을 보였습니다. 이후 국내 증시는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연초 이후 준수한 성과를 올리고 있습니다. 이에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공매도가 지수나 업종보다는 개별 종목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200 편입 종목 가운데 공매도 거래(3월31일~4월29일 기준)가 많았던 30개 종목을 추려본 결과 6개 종목을 제외한 24개 종목이 이 기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전체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인 SK이노베이션(39.4%) 주가는 20.7% 떨어졌습니다. 그 뒤를 이은 KG모빌리티(32.4%)는 14.1%, LG디스플레이(29.2%) 6.9%, S-Oil(28.2%) 9.1%, LG생활건강(27.7%) 3.8% 하락했습니다. 수급 측면에서 이들 종목은 공매도 거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투자자 자금이 이탈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 한달 간 외국인들은 SK이노베이션 주식을 1545억4900만원 규모로 순매도했고 동시에 KG모빌리티는 7억9600만원, LG디스플레이 328억7400만원, S-Oil 709억1600만원, LG생활건강 39억6300만원 씩 팔아치웠습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들 종목 외에도 실적 가시성이 떨어지거나 공매도 선행지표로 인식되는 대차잔고가 빠르게 증가하는 종목들이 공매도 세력이 타깃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는 기초체력(펀더멘털)·수급 요인에 따른 선별적인 공매도 영향이 예상된다"며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최근 주당순이익(EPS) 추정치가 하향되는 동시에 대차잔고가 증가하는 업종(에너지·철강·IT가전)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개별 종목에서는 대차잔고가 빠르게 증가하는 종목들(한미반도체·엔켐·주성엔지니어링 등)과 더불어 선·현물 가격차 관점에서 현물이 고평가된 종목들(이녹스첨단소재·SOOP) 등은 공매도에 노출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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