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이진솔 기자ㅣ동남아 지역에서 ‘슈퍼 앱’으로 통하는 그랩이 소상공인과 농가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내놨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생활양식이 일상화되는 추세에 적응하도록 돕겠다는 건데요. 택시 호출 서비스로 시작해 금융·결제·전자상거래 영역까지 진출한 그랩은 통합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강점을 적절히 활용했습니다.
그랩은 9일 동남아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위한 ‘소상공인 부스터 프로그램(Small Business Booster Programme)’을 발표했습니다. 오프라인 사업을 영위하는 소상공인이 온라인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이미 그랩 플랫폼 안에 있는 사업자에게는 온라인 가시성을 더 확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포함됐습니다.
후이 링 탄(Hooi Ling Tan) 그랩 공동창업자는 “코로나19로 온라인 서비스에 대한 의존도가 증가했다”며 “동남아 경제 근간을 이루는 중소기업 대부분은 오프라인에서 사업을 하고 있어 디지털로 전환하거나 오프라인에 머물며 뒤처질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소상공인 부스터 프로그램으로 그랩은 소상공인들이 코로나19로 촉발된 ‘뉴노멀’ 시대에서 길을 찾기를 희망한다”며 “그랩 기술력을 바탕으로 동남아인 전부를 포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소상공인 부스터 프로그램은 그랩 플랫폼 내 디지털 스토어 개설, 전자결제 시스템 도입 등을 지원합니다. 구체적으로 ▲그랩머천트 ▲O2O 판매자 파트너 지원 프로그램 ▲판매자 찾기 ▲무료 광고 서비스 등을 앱으로 제공합니다.
그랩머천트는 외식업체들의 온라인 사업 기반을 제공하는 플랫폼입니다. 온라인 스토어를 개설하고 전자결제를 도입할 수 있습니다. 매출 및 운영비용을 분석하는 자체 도구가 있어 경영 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줍니다. 플랫폼에서 비품이나 재료를 사는 것도 가능합니다.
해당 서비스는 앱과 웹 사이트에서 제공될 예정입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에서 단계적으로 출시할 계획입니다.
이어 그랩은 O2O 판매자 파트너 지원 프로그램으로 그랩페이를 지원하는 전자상거래 업체와 협력을 통해 오프라인 사업자의 온라인 진출을 지원합니다. 싱가포르에서 시작해 말레이시아와 필리핀에 출시할 예정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간편 결제 수단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리모트 그랩페이 링크(Remote GrabPay Link)’ 솔루션을 통해 소비자가 결제를 진행할 URL을 생성하고 그랩페이에 적립되도록 도와줍니다.
판매자 노출도를 높이고 이동제한 조치 완화 시 오프라인 매장 유동 인구 증대를 목적으로 한 기능도 있습니다. 그랩 앱에 있는 ‘나와 가까운 판매자 찾기’에서 주변에 있는 매장 목록을 표시하는 식으로 방문과 구매를 유도합니다. 올해 3분기부터 단골 유치를 위한 로열티 프로그램을 추가로 도입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은 무료 광고 서비스입니다. 동남아 8개국 28개 도시에서 지역사업자 약 6000명을 위한 맞춤형 광고를 제공합니다. 광고는 다음 달부터 5주 동안 앱에 배치됩니다. 광고와 마케팅 비용은 그랩이 지원합니다.
이밖에 그랩은 농촌지역 소규모기업가가 디지털 경제에 편입되도록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정부와 협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도네시아에서는 국영 식료품점 ‘파사르 미트라 타니(Pasar Mitra Tani)’와 제휴를 맺고 앱을 통한 농산물 주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회사 측은 “농업인 등 동남아 농산물 생산자들이 그랩 플랫폼에서 직접 수입을 올리고, 식품 안전에 대한 우려도 해소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후이 링 탄 공동창업자는 “그랩은 플랫폼과 기술을 활용해 소규모 기업가 및 소상공인이 팬데믹에서도 생계를 이어갈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며 “미래는 불확실하지만, 동남아는 역경을 극복하고 번영할 것”이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