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뉴스 박경보 기자ㅣ 르노삼성자동차가 르노그룹의 조직 개편에 맞춰 인도·중동·아프리카 등 신흥시장과 함께 묶인다. 부산공장이 임단협 타결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면 신흥시장에 판매할 수출 차종을 배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르노삼성차는 현재 아시아-태평양으로 소속된 지역본부가 다음달부터 ‘아프리카-중동-인도-태평양’으로 변경된다고 20일 밝혔다.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에 발맞춰 조직 운영의 효율성과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차원이다.
르노그룹은 조직 개편을 통해 기존 아시아-태평양 지역 본부에 속해있던 대한민국, 일본, 호주, 동남아 및 남태평양 지역을 아프리카-중동-인도 지역 본부와 통합하기로 했다. 또 중국 시장에 대한 집중력을 더욱 높일 수 있도록 중국 지역 본부도 신설했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차는 “르노그룹의 신흥시장에 대한 수출 노하우를 활용해 수출 지역 다변화 및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특히 아프리카와 인도 시장은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 간 시너지가 큰 지역이라 르노와 닛산 모델을 함께 생산할 수 있는 부산공장의 장점이 더욱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르노삼성차의 소속 지역본부가 확대됨에 따라 연구소인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의 일감도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르노삼성차가 신흥시장의 르노 법인들과 경쟁할 수 있는 힘을 갖추고 있느냐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은 위탁 생산하던 닛산 로그의 후속물량 배정이 사실상 물 건너갔기 때문에 새로운 수출물량 배정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해 르노삼성차가 생산한 총 22만 7577대 가운데 로그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47.1%(10만 7245대)에 달한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인더뉴스와의 통화에서 “소속 지역본부 확대로 로그 대체물량을 받을 기회가 생긴 것은 맞지만 현지 공장들과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며 “임단협 타결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야 인건비가 낮은 신흥시장 생산공장들과 맞붙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공장은 자동차공장의 생산성 지표인 하버리포트 평가에서 전 세계 공장 148곳 가운데 8위에 오르는 등 높은 생산성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부산공장의 시간당 자동차 생산대수(UPH)는 60대 이상으로, 국내 업계 평균인 30~50대를 크게 웃돈다.
하지만 르노그룹은 부산공장의 생산성을 인정하면서도 그만큼 생산비용도 높다고 보고 있다. 이에 사측은 임단협에서 임금동결 등을 노조에 요구하고 있지만, 노조 측은 노동강도 완화 등을 내세우며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