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롯데마트 서울양평점이 코스트코 양평점과의 가격 전쟁을 선포했다. 롯데마트 양평점 인근에는 코스트코를 포함해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10여개가 가 2~3km를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어 서울 상권 최대 격전지로 불린다.
롯데마트는 지난 4월 이곳에 12년만에 단독 매장을 열었다. 지하 2층~지상 8층 규모 단독 건물로 쇼핑과 휴식을 더한 '도심속의 휴식 공간' 콘셉트로 오픈했다. 쇼핑이 '일'이 아닌 '휴식'으로 만들자는 생각에서 출발한 것. 하지만, 롯데마트는 영업한지 두 달만에 최저가 경쟁에 뛰어 들어 고객 잡기에 나선 모양새다.
26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서울양평점에서 판매하는 주요 생필품 30여종을 코스트코 양평점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키로 했다. 상시 최저가 정책의 대상이 되는 30여종의 생필품은 고객의 구매 빈도가 높은 라면, 통조림, 세제 등을 비롯해 제철 과일, 채소 등 신선식품 등을 포함한다.
롯데마트 양평점과 대형 유통채널 코스트코는 불과 120m거리를 사이에 두고 경쟁하고 있다. 특히 양평점을 기준으로 1~2km에 7개의 대형마트가 밀집해 있다. 이 때문에 롯데마트는 1층 양평점 전체를 휴식공간으로 제공하는 '얼반 포레스트(Urban 4rest)' 콘셉트로 다른 매장과 차별화 전략을 선택했다.
실제로 1층 매장 한 가운데 피아노가 놓여 있고, 계단식으로 구성된 좌석은 서재와 콘서트홀 콘셉트로 꾸몄다. 매장 곳곳에는 의자와 테이블을 배치해 고객이 언제든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했으며, 카페와 전국 유명 맛집이 입점돼 있어 식사도 가능하다.
대형마트 1층 공간을 서로 공유하면서 고객의 시간을 최대한 오래 머물게 해 휴식 이후 쇼핑을 즐기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양평점 인근의 다른 대형마트와 경쟁하기 위해선 가격을 낮추는 전략이 필수로 판단됐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양평점과 코스트코는 초근접 상권이기 때문에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과 경쟁하게 위해선 가격 경쟁력이 확보돼야 한다고 판단해 가격 전쟁을 시작했다”며 “가공, 생활용품의 경우 신라면, 스팸 등 밀리언 셀러 상품이 포함됐고, 수박, 체리 등 여름철 과일을 최저가로 판매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회원제를 기반으로 한 창고형 할인점은 미국계 유통업체인 코스트코와 롯데마트가 운영하는 빅마켓 뿐이다.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의 경우 연간 회원비를 기반으로 취급 상품의 마진을 일반 하이퍼마켓(Hypermarket)보다 낮춰 판매하고 주로 대용량 상품 취급을 통해 가격을 낮추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대형마트의 최저가 경쟁은 이마트가 가장 먼저 시작했다. 이마트는 매주 목요일 최저가 품목을 정하고, 일주일간 가장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가격의 끝'을 운영하고 있다. 분유를 포함해 기저귀, 휴지 등 지속적으로 구매해야 하는 품목을 선정해 최저 가격을 두고 소셜커머스와 경쟁하기도 했다.
이에 롯데마트도 양평점을 시작으로 최저 가격 경쟁에 뛰어들었다. 매일 오전 주요 생필품 30여종의 경쟁사 가격을 조사해 최저가로 맞출 예정이다. 특히 신선식품은 시즌에 따라 상품이 달라지고, 매주 시세에 따른 가격 변동이 있지만, 최소 3주 이상 신선식품의 최저가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롯데마트 서울양평점에서 현재 일반 수박 9kg~10kg의 판매가는 9900원으로 코스트코 양평점 수박 7~8kg 상품보다 큰 상품으로 kg 당 가격은 20% 가량 저렴하다. 서울 가락 시장의 6월(6/1~6/23) 평균 도매 가격인 1만 5961원(일반수박 10kg, 上품 기준)에 비해서도 40% 가량(-38.0%) 낮은 수준이다.
또한, 주간으로 변동되는 신선 상품 할인 행사가 아니기 때문에 최소 3주 이상 코스트코 대비 낮은 가격에 수박을 구매할 수 있다. 복숭아, 자두 등 시즌에 맞춘 신선 식품에 대한 최저가 정책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신라면, 스팸 등 가공, 생활용품의 경우에는 수급 및 가격 변동이 크지 않기 때문에 3~6개월 가량 장기적인 계획으로 최저가를 지속 유지해 나갈 예정이다. 롯데마트 서울양평점의 최저가 정책 상품은 매장에서 ‘양평점 단독 특별가격’이라는 점내 게시물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류경우 롯데마트 수도권영업3부문장은 “코스트코 양평점과 롯데마트 서울양평점이 매우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만큼 주요 생필품에 대한 가격 경쟁을 시작할 계획이다”며 “지역 주민들과 휴식이라는 가치 공유를 하는 동시에 가격적으로도 메리트 있는 쇼핑 공간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