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 지난 6일 직장인 김지영 씨(가명)는 광고에서 본 인도산 망고를 사기 위해 이마트를 찾았다. 그동안 필리핀과 태국산 망고를 주로 먹었는데, 국내에 처음으로 수입된 인도산 망고를 맛보고 싶었던 것. 하지만, 이미 매진됐다는 점원의 말에 더 비싼 태국산 망고를 구입해야 했다.
이번에 이마트가 들여온 인도산 망고가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동안 망고는 필리핀산이나 태국산이 95% 이상을 차지했는데, 이마트가 처음으로 들여온 것. 인도산 망고의 판매는 유통사의 수입과일 담당자들 사이에서도 화제다. 무슨 이유가 있을까?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달 24일부터 대형마트 최초로 인도산 망고를 1개당(440g) 4400원에 판매하고 있다. 판매에 돌입한 지 열흘이 조금 지났는데, 몇몇 점포는 준비된 물량을 모두 팔고 재입고를 기다리는 중이다.
◇ ‘열대과일의 왕’ 망고 매출 11위에서 6위로 껑충
수입과일인 망고는 지난 몇 년간 과일판매 10위권에도 속하지 못했다. 하지만 동남아 등의 해외 여행에서 맛 본 경험이 많아지면서 고당도 과일을 찾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 같은 영향으로 작년 망고는 수입과일 중 매출 6위로 껑충 뛰어 올랐다.
망고 매출이 상승곡선을 그리는 동안 수입과일을 찾는 소비자가 줄어 들었다. 이마트에 따르면 2012년 수입과일 매출 신장율은 전년 대비 36.2%를 기록한 이후 2015년 신장율이 40.4%까지 올랐다가 2016년 매출 신장율은 33.9%로 크게 낮아졌다. 작년 국산과일 매출 신장율은 66%로 전년보다 7%p 높아졌다.
수입과일 매출이 줄어들자 이마트는 수입과일의 원산지를 바꾸는 등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일례로, 바나나는 필리핀에서 90% 이상을 수입했는데, 올해 남미지역의 에콰도르산 바나나를 들여와 공격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미국산 오렌지 대신 스페인에서 수입한 오렌지도 이마트에서 구매할 수 있다.
현재 미국산 체리 이외에도 우즈베키스탄과 뉴질랜드산 체리 등을 수입국가로 추가해 공급하고 있다. 이번에 첫 수입한 인도산 망고 역시 전세계에서 망고 생산량이 가장 많은 국가(40%)이면서 기존 동남아산 망고보다 평균 당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 이마트가 선택한 인도산 망고 흥행할까?..업계 “반반”
이마트는 한 달간 인도산 망고 판매 추이를 지켜본 후 판매를 지속할 지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이마트는 여러 나라에서 생산되는 수입과일을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다가 소비자의 반응에 따라 상시 판매로 전환하는 작업을 꾸준히 시도해 왔다.
업계는 이를 두고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평하고 있다. 과일을 포함해 고기 등 해외 산지 품목을 수입할 경우 일정 규모 이상의 물량을 확보해야 가격 협상을 할 수 있다. 이마트는 오프라인 점포와 온라인 등 국내에서 가장 많은 점포망을 갖추고 있어 안정적인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 유통업체 바이어는 “국내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해 품질 좋고 당도 높은 과일을 조금이라도 더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기 위해 각 유통사들이 노력한다”면서도 “같은 조건에서 더 많은 물량을 사들이는 회사가 가격을 낮출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점포를 보유한 이마트가 유리한 편이다”고 말했다.
여기에 수입을 담당하는 바이어들이 해외 산지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회사가 지원하고 있다. 산지개발을 통해 공급한 상품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으면 관련 리스크는 이마트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다른 유통사의 경우 수입했다가 판매가 저조할 때 감당해야 할 비용 때문에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유통업체 바이어는 “과일을 예를 들면 국내 소비자의 경우 흠집이 없고, 색깔이 선명하며, 모양이 울퉁불퉁하지 않는 것을 선호한다”면서 “아무리 당도가 높고 가격이 저렴해도 익숙한 맛을 선호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원산지를 바꾸는 시도는 리스크가 큰 편이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업계는 이번 인도산 망고 흥행여부를 반반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이마트가 그동안 다른 유통사들이 수입하지 않은 과일을 유일하게 들여왔다가 판매가 저조해 접은 것들이 대다수였다”면서 “이번 망고도 모양이 고르지 않거나 푸른색을 띠고 있어 소비자들이 다소 생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