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창 열기 인더뉴스 부·울·경

Small Business 중소기업 Column 칼럼

[조성원의 나·혼·다] 환타지 가족영화 ‘더 킹’ 관람기

URL복사

Saturday, January 21, 2017, 08:01:35

(나 혼자 다 한다) 방학을 맞은 아이들을 위한 교육적인 내용의 영화 한 편 어떠세요?

[인더뉴스 조성원 기자] 겨울방학 시즌입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교육열로 유명한 대한민국 부모님들 밑에선 아이들이 따스운 장판 위에 배 깔고 누워 터닝 메카드명탐정 코난을 즐기는 건 사치죠. 모르긴 해도 하루에 학원 서너 군데 정도는 방문판매원들처럼 돌 겁니다.

 

뭐 그것도 나쁘진 않습니다. 어차피 대부분 장차 나라 경제의 윤활유가 될 미래의 영업사원들이니 미리 간접 경험해보는 것도 좋죠. 그래도 때때로 방학 기분은 나게 해줘야 고마운 줄 알고 학업에 매진해 훗날 학자금 대출도 빨리 갚고 해외여행도 보내주고 좋은 요양병원도 마련해 줄 겁니다.

 

한 며칠 가족여행 다녀오는 것도 좋겠지만, 가까이서 비교적 쉽게 즐길 수 있는 것은 바로 영화 관람입니다. , 아이들을 데리고 극장에 갈 때는 사랑을 듬뿍 담아 속삭여주시는 걸 잊지 마세요. "영화 보면서 떠들면 가게 될 학원이 하나 더 늘어날 거야."

 

방학 시즌엔 아이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줄 다채로운 아동영화와 가족영화들이 극장을 찾아옵니다. 마침 이번 주에 80년대 중반부터 30여 년간의 한국 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교육적인 내용의 한국 환타지 영화가 막 개봉했습니다. 혼자 보고 온 더 킹을 소개해드리죠.

 

차 안에 탄 세 사람이 보입니다. 누가 봐도 정우성인 뒷자리 인물이 별 재미도 없는 얘기를 하니 안경 벗고 봐도 조인성인 주인공과 운전을 맡은 일반인 배우는 마치 식사 자리에서 부장님의 아재개그에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우리들처럼 열심히 웃어드립니다. 그러다 추돌사고가 나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오프닝에서 영화는 영화의 배경이 되는 기간 동안에 발생한 실제 사건의 보도 화면들을 몽타주로 보여줍니다.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의 가슴 아픈 모습들도 있고, 전두환, 노태우 두 전 대통령이 수의를 입고 재판정에 선 흐뭇한 장면들도 지나갑니다.

 

주인공의 이름은 박태수(조인성 분). 목포에서 3류 깡패이자 사기꾼인 아버지 그리고 여동생과 살고 있는 고등학교 입니다. 중학교 때까지 공부라곤 해본 적 없던 태수는 어느 날 집으로 들이닥쳐 아버지를 쥐 잡듯 하는 검사를 보곤, 지금 학교 통 먹는 것보다 나중에 검사가 되는 게 제대로 된 힘이라는 깨달음을 얻습니다.

 

그 후 태수는 꿈을 이루기 위해 상경해 전라도 출신임을 숨기고, 학생운동같은 건 외면한 채 공부해 검사가 되고, 김아중과 만나자마자 사랑에 빠져 결혼도 하고, 열심히 일하던 와중에 찝찝한 사건을 하나 맡아 고민하다 강식(정우성 분)을 소개받고, 강식의 밑으로 들어가 어릴 때 친구였던 두일(류준열 분)과 함께 대한민국의 진정한 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분투하게 됩니다(헥헥...).

 

도입부부터 대강의 플롯 소개는 이 정도로 하고,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이 작품이 왜 교육적인 환타지 영화인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환타지 부분을 먼저 얘기하자면,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흘렀지만 이 영화 속 인물들의 물리적 시간은 적어도 멈춰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사람들이 도무지 늙지 않습니다! 당장 주인공 태수는 80년대 초반 전두환 치세에서 시작해 몇 년 전인 이명박 대통령 시기에 이르기까지, 30여년 동안 얼굴이 그대로입니다. 다른 인물들도 마찬가지고요. 21세기에 들어서면 정우성 옆머리에 흰줄 몇 개 보이는 게 다입니다.

 

물론 보톡스나 태반주사 같은 것들이 있긴 하지만, 예비 비(非)대통령도 근래 들어 애용했을 만큼 최근의 기술인데 대체 어떻게 젊음을 유지했던 걸까요. 아마 천진난만한 아이들 눈엔 영화 속 인물들이 거의 반지의 제왕의 레골라스나 뱀파이어처럼 보일 겁니다.

 

게다가 주인공 태수가 또 어마어마한 캐릭텁니다. 학교짱에 공부랑은 담 쌓고 심지어 가만히 앉아서는 책도 못 읽던 불량학생. 이런 녀석이 뜻을 품자마자 교내 시험 성적이 53등에서 12등으로 급등하더니, 급기야 러닝타임 2분여 만에 서울대 법대에 합격하고 사법고시도 한 번에 패스합니다.

 

교육적인 부분을 얘기해볼까요. 앞서 언급했듯이, 영화는 근래 30여 년간의 한국 현대사를 실제 보도 영상을 통해 환기시켜 줍니다.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세 대통령의 정권 교체 시기가 중요한 배경으로 등장하고, 특히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과 탄핵, 서거가 스토리와 연계돼 부각됩니다.

 

사회에 만연한 정치 무관심을 깨뜨리기 위해 몸소 희생양이 된 현재의 대통령 직무정지자 덕분에 청소년부터 취업난에 시달리는 2,30대 청년층에 이르기까지 정치와 사회 현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죠. 이 영화는 지금 현재 정치·사회 분위기가 어디서 시작해 어떻게 형성돼 왔는지에 대해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자료가 될 법합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극중 인물들의 대사와 탄핵 결정에 살인미소를 날리는 현 대통령의 보도영상 속 모습이 인상적인데요. 아이들에게 꿈을 꾸는 건 니 자유지만,  주제는 알되 뭔가를 간절히 원하면 우주처럼 나서서 도와주는 똘마니들을 많이 만들어 놓아야 한다는 교훈을 심어줄 수 있을 겁니다. 이만하면 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함께 보기에 딱 좋은 영화 아닌가요?

 

물론 어른들, 특히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택하는 대신 "부장이 또 야근을 시키네"라고 거짓말을 하고는 동료들과 1차 소주 2차 노래방 코스를 택할 아빠들을 만족시킬 만한 부분도 있습니다.

 

시커먼 남자들의 이야기에 심신이 지칠만하면 김아중배우를 필두로 미모로 열일하는 여성캐릭터들이 안구를 정화해줄 정도만 나왔다 들어갑니다. 좀 더 길게 많이 나오면 좋겠지만, 뭐 한국 사회가 여성에게 요구하는 역할이 늘 이 정도였으니 아쉬워도 어쩔 수 없죠.

 

영화 더 킹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그래도 썩 내키지 않아하시는 분들에게, 순전히 개인적으로 꼽은 이 영화를 봐야할 단 하나의 이유를 말씀드리며 끝내겠습니다.


정우성이 노래방 마이크로 자자의 버스 안에서를 부르고 클론의 에 맞춰 파워 댄스를 선보입니다.”

English(中文·日本語) news is the result of applying Google Translate. <iN THE NEWS> is not responsible for the content of English(中文·日本語) news.

배너

조성원 기자 swjo@inthenews.co.kr

배너

[서지은의 보험키워드] 보험료 냈는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서지은의 보험키워드] 보험료 냈는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2025.05.11 10:37:57

서지은 보험설계사·칼럼니스트ㅣ우리나라에는 몇 개의 보험사가 있을까? 2024년 11월을 기준으로 영업 중인 보험회사는 생명보험회사가 22개 손해보험회사가 31개로 총 53개의 보험회사가 있다. 보험회사가 완전히 무너진 사례는 아직 없지만 사실 지급여력 부분에서 건전성을 의심받는 보험사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최근 M 손보사 사태로 인해 가입자의 불안 및 보험사를 향한 불신의 시선이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이를 이용한 일부의 갈아타기 유도 영업이 소비자의 혼란을 초래해 현장에서 일하는 설계사의 한 사람으로 마음이 편하지 않다. 인생에 닥칠지 모르는 위험에 대비해 가입한 내 보험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거나 최악의 경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가입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보험사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지수 중 RBC 비율이 있다. Risk-Based Capital, 줄여서 RBC라 부르는 이 지수는 보험회사의 다양한 리스크를 고려해 요구되는 자본 계산 방식으로 쉽게 풀면 '지급여력'을 뜻한다. RBC 지수는 보험사의 가용자본을 손실 금액(요구 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 가입자에게 약속한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할 수 있을 만큼의 자본을 쌓아놓았는지 알 수 있는 지표가 된다. 당연히 RBC 비율이 높을수록 재무 건전성이 좋다. 가령 RBC 비율이 200%라면 보험금 지급을 위한 자본이 감독 당국이 제시한 기준의 2배를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반면 100% 미만일 경우에는 그만큼 지급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최근 논란이 된 M 손보사의 사태를 되짚어보자면, M 손보사는 2022년 4월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되어 이후 예금보험공사가 경영관리 체제로 여러 차례 매각을 시도해 왔으나 무산되었고,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2023년 3분기 기준으로 자본이 마이너스 184억원이 되어 완전 자본 잠식 사태에 빠졌다. 당시 M 손보사의 지급여력비율은 35.9%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는커녕 법정 기준인 100%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재무 건전성이 극도로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회사의 시장 매력도가 크게 하락해 인수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매각은 번번이 성공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고용 승계 문제를 두고 M 손보사의 노조와 인수 후보 회사 간 갈등까지 깊어지면서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부에서도 해법을 찾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진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매각에 실패한 M 손보사가 청산이나 파산의 길을 걷게 될 경우 '124만 명이 넘는 가입자의 보험 자산은 어떻게 되는가?'이다. 게다가 사태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설계사들이 지금도 보험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와중에, M 손보사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고 나아가 보험업계 전반에 대한 신뢰가 저하되어 소비자의 불안은 더 깊어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M 손보사에 오랜 기간 보험을 유지해 온 가입자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가장 기대하고 싶은 가능성은 과거 리젠트 화재보험사의 선례처럼 계약이 타 보험사로 이전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M 손보사의 경우 손해율이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높아 계약 이전이 쉽지 않다고 보아야 한다. 다음으로는 끝까지 버티다 보험사가 파산이나 청산의 길을 밟게 되면 당국의 '예금자보호법'에 기대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나의 보험 자산이 아닌 ‘해지환급금’을 보전해 주는 제도라는 점을 기억해야 하며, 무해지나 저해지 보험 상품은 예금자보호법이 있어도 현실적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이 거의 없다. 역시 건전한 보험사를 통해 새로 보장자산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유감스럽게도 보험설계사로 일하는 내게도 무척 쉽지 않은 일이다. 중도해지의 손해는 가입자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뿐만 아니라, 새로 가입하게 되면 나의 보험 나이와 병력 유무에 따라 이전보다 높은 보험료를 납부해야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어떤 선택을 하든 가입자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가장 손해를 줄이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나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최선이나 차선이 아니라 차악을 피하는 것이 정치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보험이 정치도 아닌데, 최선이나 차선이 아닌 최악을 피하라고 조언해야 하는 상황이 참 씁쓸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상황을 겪지 않기 위해서라도 내 보장자산을 관리하는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 정도는 꼭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서지은 필자 하루의 대부분을 걷고, 말하고, 듣고, 씁니다. 장래희망은 최장기 근속 보험설계사 겸 프로작가입니다. 마흔다섯에 에세이집 <내가 이렇게 평범하게 살줄이야>를 냈습니다.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