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유병자와 고령자를 타깃으로 출시한 간편심사보험의 인기가 올해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병자 전용 간편보험은 지난 2015년 현대해상이 손해보험사 최초로 출시한 데 이어 삼성화재, 동부화재,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등이 시장에서 판매 경쟁을 펼치고 있다.
유병자 보험은 3개월 이내 입원·수술·추가검사를 한 적이 없고, 2년 이내 수술, 5년 이내 암진단을 받았거나 수술한 이력이 없으면 가입할 수 있는 상품. 가장 먼저 상품을 출시한 현대해상이 시장 선두위치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6년 11월 말 기준 상위 5개 손보사에서 판매한 유병자·고령자 간편심사보험은 330억원 규모다. 몇 가지 심사만 통과하면 유병자도 가입할 수 있는 상품으로 일반 보장성보험에 비해 보험료는 1.5~2배 가량 높은 편이다.
이 상품은 이미 미국과 일본 등에서 일반 상품의 가입이 어려웠던 고령자와 건강 상태가 양호하지 않은 유병력자를 대상으로 판매된지 오래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령자와 유병자의 위험에 대한 통제장치나 통계 부족으로 상품 개발이 어려웠지만, 지난 2015년부터 판매가 활성화 됐다.
특히 유병자보험은 출시되자마자 보험 업계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손보사 중 가장 먼저(2015년 8월) 출시한 현대해상은 2016년 11월 말 기준, 간편보험의 판매실적은 113억 4000만원 규모다. 매월 평균 7억 6000만원 가량 판매된 것으로 손보사 중 실적이 가장 높다.
작년 1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삼성화재도 11월까지 71억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현대해상과 비슷한 시기에 출시한 KB손보(2015년 9월 출시)는 작년 11월까지 65억 3000만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선보인 동부화재(7월)와 메리츠화재(4월)는 각각 53억 8000만원과 25억원 가량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간편보험이 출시된 이후 60대 장기손해보험 가입률이 크게 증가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60대 보험가입률은 지난 2011년 31%에서 2015년 54%로 늘었고, 70대는 2011년 4%에 불과했지만, 2015년 11%로 세 배가량 증가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자와 나이가 많아 보험 가입이 힘든 고연령층이 가입할 수 있도록 계약심사를 완화한 것이 가입률을 높였다”며 “고지항목과 대상기간을 기존 5년에서 2년으로 대폭 줄이고, 담보 범위도 넓히니 보험료가 조금 높아도 가입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현대해상이 정유년 새해 첫 상품으로 간편보험을 출시해 올해도 유병자 보험 시장을 리드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최초로 뇌졸중 담보를 추가하고, 가입연령을 기존 50세에서 40세로 확대, 메디케어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전문의료진의 건강상담, 병원 진료예약, 등을 대행한다.
특히 뇌졸중을 치료한 후 재발 또는 후유증을 대비한 치료와 재활 프로그램도 함께 지원한다. 언어치료와 심리치료 등 방문 재활지원부터 '라파엘 스마트 글러브' 등의 재활훈련용 헬스기기 대여, 이송차량 지원의 세 가지로 구성돼 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유병자 상태로 보험에 가입했더라도 꾸준한 건강관리를 통해 건강이 회복된 경우 첫 갱신 시점에 재심사를 통해 보험료를 건강한 사람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며 “지속적인 보장확대와 획기적인 서비스로 보험 가입이 어려웠던 분들이 보장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