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금융위원회가 금융지주회사의 경쟁력 강화방안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제도는 지난 2000년 금융의 대형화와 겸업화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운다는 목적으로 도입했지만, 당초 취지에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보험사로는 신한생명과 하나생명, KB손해보험 등이 금융지주회사로 규제 완화 대상에 포함된다. 장기적으로는 삼성생명이 금융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향후 금융지주사 발전 방안을 적용받을지 주목되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1일 정례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금융지주회사는 계열사들끼리 시너지를 내기 위해 과거에 도입했고, 최근 금융개혁 주요과제로 삼고 재검토에 들어갔다”며 ”근본적으로 돌아보고, 규제체계 현안 등을 점검해 지주사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논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금융지주회사는 금융당국으로부터 업권별로 별도 규제를 받아 왔다. 임 위원장은 “계열사별 강한 분업주의 규제체계와 칸막이식 감독으로 서로 시너지를 내기 어려웠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주력자회사(은행) 중심의 경영으로 비주력자회사(카드, 보험 등)의 경쟁력이 저하되는 등 그룹차원의 통합관리가 힘들다는 지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위는 금융지주제도를 통해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도약한 외국 사례를 참조해 규제체계와 운영방식을 일대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례로, 금융지주 회장 등의 겸직을 활성화하고, 인사·조직 운영 등을 통합 관리할 수 있게 한다는 게 대표적인 방안이다. 또, 계열사간 고객정보를 공유하고, 전산·자금 공동관리 등을 위한 업무위탁도 가능하도록 이번 개선과제에 포함했다.
지주사 운영 측면에서는 사업부 방식으로 재편과 함께 지주사의 전략·인사·조직운영·자금관리 등 통합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주요 개선과제다. 현재 감독당국과 업계, 전문가로 TF를 구성하고 금융지주발전방을 검토 중이다. TF안을 토대로 이달 중 공청회를 거쳐 최종안을 마련하는 계획이다. 이어 2017년 중 법규 등 제도개선이 추진된다.
우리나라 금융지주회사 소속 자회사는 약 37개다. 대부분 은행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지주회사로 수익의 대부분은 은행업으로부터 나온다. 부문별 수익으로는 은행 63%, 카드 21%, 보험 10%, 금투 6% 가량이다. 보험사 중에선 신한생명, 하나생명, KB손해보험, DGB생명, KB생명이 지주회사 소속이다.
내년 중 제도개선이 추진되면 이들 회사는 계열사끼리 고객정보를 공유해 영업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현재 금융지주 계열사는 은행, 카드, 증권 ,보험상품을 한 자리에서 복합점포를 통한 시너지 창출을 꽤하고 있다. 금융지주사 규제가 완화되면 계열사간 사업교류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한편, 최근 삼성생명도 금융지주사 전환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 29일 삼성전자가 이사회를 통해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을 공식화하면서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재편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생명이 금융지주사가 되기 위해선 자회사 지분을 30% 이상(비상장 50%) 확보하는 동시에 최대주주여야 하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 조건을 맞추려면 여전히 삼성증권 자사주 10.94%와 삼성화재 지분 15.98%를 추가로 매입해야 한다. 반면 삼성전자 주식(7.7%)를 처리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삼성그룹 전체로 봤을 때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 작업은 걸음마 수준이지만, 장기적으로 삼성생명이 지주사로 전환했을 때 현재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금융지주사의 경쟁력 강화 방안 대상에 포함된다.
삼성생명이 금융지주사로 거듭나면 다른 금융계열사와 고객정보 등을 서로 공유할 수 있고, 기존 각 계열사별로 세웠던 사업 전략도 지주사라는 큰 틀에서 세울 수 있다. 또, 인사와 조직운영, 자금관리 등에서도 통합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지주사 전환 작업이 마무리 될 때면 이미 지주사 규제 완화가 적용될 시기다“며 “이 경우 지주사로 복합점포를 오픈할 수 있는 등 (계열사간)시너지 작업을 위해 그동안 못 했던 여러가지 사업 전략이 나오지 않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