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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파타고니아’ 제로그램은 MZ세대를 호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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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April 30, 2022, 07:04:00

이종훈 제로그램 대표 인터뷰
ESG 기업 파타고니아 환경 철학이 모델
지속가능성과 연대감으로 MZ세대 공감 자신
“친환경 라이프 목표, 우리만의 색깔 보일 것”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은 ‘미래를 위한 동행’을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섰습니다. 

 

한 부회장은 기조연설 중에 삼성전자와 전혀 관계가 없을 것으로 보이는 아웃도어 기업을 호명했습니다. 바로 파타고니아입니다. 삼성전자는 파타코니아와 해양오염의 주범으로 떠오르고 있는 미세 플라스틱의 배출 저감을 위한 기술 개발에 협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파타고니아는 1973년 서핑과 암벽등반을 즐기던 이본 쉬나드가 설립한 아웃도어 기업입니다. 각종 서핑과 등반 장비 외에도 유기농 소재와 리사이클 원단을 사용해 의류를 만드는 이 회사는 매년 연 매출 1% 이상 자연환경 보전을 위해 기부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기업으로 유명합니다. 이런 파타고니아의 기업 철학은 MZ세대들이 추구하는 '가치 소비'와도 맥이 닿아 있습니다. 

 

제로그램은 바로 한국의 파타고니아를 꿈꾸며 2011년 백패킹을 즐기던 애호가들이 직접 차린 아웃도어 업체입니다. 

 

 

친환경 선언 안 합니다. ‘실천’합니다.

 

이달 중순 서울 마포구 동교동 ‘제로그램 헛’에서 만난 이종훈 제로그램 대표는 “제로그램은 친환경을 추구하는 브랜드가 아니라 실천하고 행동하는 브랜드다. 진정성 있는 아웃도어 기업으로서 환경적인 메시지를 내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제로그램은 창립 이후 백패킹을 즐기던 아웃도어 마니아들에게 입소문을 타며 사업을 확장해왔습니다. 제품 개발을 위해 실제로 유럽과 남미의 트레킹코스를 돌며 시제품을 테스트했습니다. 백패킹 동호회에서는 제로그램의 첫 텐트였던 파피용 시리즈와 침낭 화이트 울프 등이 호평을 받았고 이를 밑거름 삼아 백화점 등에 매장을 낼 만큼 성장을 이어왔습니다. 

 

제로그램은 1970년대 미국 환경 보호 켐페인에서 처음 사용된 'Leave No Trace', 즉 LNT 캠페인 철학을 회사 창립부터 강조해 왔습니다. 아웃도어 활동에서 각종 장비의 무게와 규모를 줄여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자는 것입니다. 브랜드 이름을 제로그램으로 정한 이유가 바로 이런 철학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이 대표는 "초경량과 쓰레기 제로를 목표로 zerogram이라는 사명이 탄생했고 여기에는 친환경 실천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보다 구체화하기 위해 지난해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로고를 만들었습니다. 미국 아폴로 8호가 44년 전 달 궤도에서 찍은 '달에서 본 지구' 사진을 형상화한 로고입니다. 

 

이 대표는 "검은색 우주 중간에 떠 있는 푸른 색 지구를 형상화한 로고를 통해 한정된 지구 자원에 대한 경각심과 함께 환경 보호 의지를 나타내고자 했다"며 "로고 변경과 함께 ‘Save Earth Save Us’를 새 슬로건으로 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친환경 사례 모으는 이유는

 

제로그램은 백패킹 중심의 캠핑용품 판매로 시작했지만 2015년부터는 의류 사업에도 뛰어들었습니다. '일상복 같은 아웃도어'를 선호하는 2030세대를 타깃 삼아 브랜드 영역을 확장한 것입니다. 

 

제로그램은 아웃도어 의류를 개발하면서 폐의류를 재생산한 리사이클 나일론 원단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워케이션룩으로 공개한 '써모라이트 에코 플리스 자켓'은 재활용 폴리에스터 소재로 만든 써모라이트 에코메이드 원단을 활용해 만들었습니다. 

 

이 대표는 "파타고니아를 롤모델로 삼아 제로그램도 제품 제조·판매, 회사 운영 등 전반적으로 친환경적인 회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거듭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제품에 친환경 트렌드를 적용하는 것을 넘어 지속 가능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억새를 이용해 만든 젓가락, 폐원단으로 만든 ‘플로깅백’은 이러한 고민들의 결과물입니다. 지난해 제작한 'LOST BLUE' 캠페인 및 다큐멘터리 제작도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둔 대표적인 프로젝트입니다. 다큐멘터리에 해녀들이 출연해 해양 생태계 파괴의 심각성을 6분 안에 담담하게 담아냈습니다. 

 

올해 3월에는 버려진 폐그물을 배경으로 제주 화보를 제작해 환경 오염의 심각성을 전달했습니다.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플로깅(조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것) 활동을 펼쳤고, 오는 9월에는 백패킹과 친환경을 결합한 캠핑 페스티벌을 준비 중입니다.

 

 

한국의 파타고니아를 꿈꾼다

 

이 대표의 최근 관심사 중 하나는 스스로를 ‘등린이(등산+어린이)’,‘자린이(자전거)’,‘캠린이(캠핑)’라고 부르며 코로나19시대 새로운 아웃도어 소비층으로 떠오른 한국의 MZ세대(1980년~2000년대 중반 출생)입니다. 이 대표는 MZ세대들에게 희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대표는 "MZ세대는 환경 오염 이슈나 가치 소비에 민감하다. 지속적인 리사이클 소재 개발과 연대감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통해 친환경을 실천하는 브랜드로 꾸준히 공감을 이끌어 내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제로그램의 제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부족한 MZ세대들이 구입하기에는 비싸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소신을 밝혔습니다.

 

이 대표는 "매년 전 세계에서 만들어진 옷 중 45%가 한 번도 입지 않고 버려지고 있다. 값싸고 품질 낮은 일회성 옷들이 지나치게 많이 생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환경과 품질 등을 고려하면 가격이 어느 정도는 비싸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습니다. 

 

제로그램이 기업 경영의 ESG 추세에 따라 파타고니아처럼 타 기업의 모범 사례가 되는 브랜드로 성장할지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한국에서 제로그램 같은 철학을 가지고 창립된 회사가 차근히 성장을 거듭하며 자리를 잡고 있는 경우가 드문 것은 사실입니다.  

 

이 대표는 "문화적인 코드로 환경을 이야기하고 라이프스타일을 변화시켜 친환경적인 움직임을 만들고 싶다"며 "언젠가 제로그램만의 색깔로 유럽·미국 등 해외에 진출하는 것과 친환경 재단을 만들어 세상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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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윤 기자 weightman@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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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바이오 사업 매각 철회…관세전쟁 ‘유리’ 판단

CJ제일제당, 바이오 사업 매각 철회…관세전쟁 ‘유리’ 판단

2025.04.30 18:12:20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CJ제일제당이 6조원대로 거론되던 바이오 사업부 매각을 접었습니다. 트럼프발 관세 전쟁에 따른 미중 무역 갈등, EU 반덤핑 관세 등 급변하는 통상 환경 속에 자사 바이오 사업의 글로벌 생산기지가 오히려 강점으로 부각됐다는 판단입니다. CJ제일제당은 30일 "바이오사업부 매각 추진 보도와 관련해 당사는 바이오사업부 매각 계획이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공시했습니다. 그간 CJ제일제당은 비핵심 사업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바이오사업 매각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11월 CJ제일제당이 바이오사업 매각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왔을 때 바이오 사업의 몸값은 6조원대까지 이를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CJ제일제당의 바이오 사업은 ‘그린바이오’ 분야가 중심입니다. 그린바이오는 생물체의 기능과 정보를 활용해 각종 유용한 물질을 공업적으로 생산하는 산업으로 바이오식품, 생물농업 등 미생물 및 식물을 기반으로 새로운 기능성 소재와 식물종자, 첨가물 등을 만듭니다.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부문의 ‘사료용 아미노산’, ‘식품 조미소재(핵산 등)’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CJ제일제당이 바이오 사업 매각을 철회한 이유는 대외환경 변화와 맞물려 바이오사업 경쟁력이 높아진 데 있습니다. CJ제일제당은 글로벌 그린바이오 기업 중에서 유일하게 미국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트럼프 관세에서도 자유롭다는 게 가장 큰 강점입니다. CJ제일제당은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브라질 등 글로벌 전역에 11곳의 바이오 생산기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공장들은 여러 품목을 가변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호환생산’ 역량을 갖추고 있어 대외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는 내다봤습니다. 중국 공장의 경우 현지 내수 수요에 대응하고 있어 수출 관세와는 무관합니다. 아울러 유럽연합(EU)의 중국산 라이신 반덤핑 관세 부과로 CJ제일제당은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유럽연합은 지난 1월 14일부로 중국산 라이신 수입분에 대해 58.3%~84.8%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현재 EU는 연간 라이신 소비량의 약 6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EU 내 라이신 수요가 중국 외 국가에서 생산된 제품으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특히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해 유럽으로 수출하는 CJ제일제당 라이신의 가격 경쟁력이 올라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고수익 ‘스페셜티 품목’ 판매 비중이 높아진 점도 호재입니다. CJ제일제당은 아미노산 시황의 변동성을 방어하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라이신, 트립토판 등 대형 품목 외에도 고수익 ‘스페셜티 품목’의 비중을 꾸준히 끌어올리며 포트폴리오를 재편해왔습니다. 지난해 연간 기준 스페셜티 품목 매출 비중이 역대 최고치인 21%를 기록했습니다. CJ제일제당은 향후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 유수의 기업과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한 사업 시너지 모색할 방침입니다. 고수익 ‘스페셜티 품목’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지속 개편하고, 관세 정책 대응 차원에서 미국 아이오와 포트닷지 공장 역할 강화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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