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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칼럼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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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October 18, 2013, 17:10:55

[김성민의 굿잡]

지난 여름 취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주기 위해 모교 도서관에 들렀다가 깜짝 놀랐다. 여름 방학임에도 많은 학생들이 도서관에 나와서 공부를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SSAT 책은 물론이고 상식, 공기업 논술 등 다양하게 책상에 펼쳐져 있었다. 새삼 요즘 취업이 쉽지 않다는데 다들 고생이 많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더 놀라웠던 사실은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 중 1~2학년으로 보이는 학생들도 꽤나 많았다는 것이다. 그 순간 취업을 코앞에 둔 3~4학년들도 아닌 저학년들이 왜 도서관에 앉아있는지의문이 들었다. 마침내 그 의문은 후배를 통해서 풀렸다.

 

2학년 때가 더 바빠요. 어디서 들었는지 취업 잘 하려면 미리 영어공부 해야 하고, 자격증도 따야 한다네요. 교환학생은 필수고, 인턴도 해야된다고 난리죠. 요새 1~2학년들 보면 여유가 없어요. 마치 고등학교 4학년 보는 것 같다니까요.”

 

청소년 시절, 우리는 좋은 대학에 입학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부모님과 선생님들의 말에 이끌려 오로지 대학 진학을 위해 달려왔고, 자신의 수능 점수에 맞춰 학교와 학과를 정했다. 입학한 후에는 다시 부모님과 선배로부터 좋은 기업에서 일해야 인생이 편안하다는 목표를 부여받고, 취업에 도움이 된다는 것들에 기웃거린다.

 

하지만 취업에 도움이 될만한 것들만 찾아서 헤맬 뿐, 본인이 무엇을 잘 하고 무엇을 할 때 즐거움과 성취감을 느끼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고민을 하지 않는다. 무조건 크고 좋은 회사에 취업하겠다는 목표와 부모나 선배들의 취업에 대한 스펙쌓기조언을 따른다. 그러다 회사 입사를 위해 채용 공고를 본 순간 소위 멘탈 붕괴를 겪게 되는 것이다. 인사와 총무, 재무와 경영기획의 차이 조차 모르고 그냥 원서를 내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이는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 없이, ‘어떻게 하면 취업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만 고민했기 때문이다. 당장 입사 지원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인생의 본질적인 고민을 할 수는 없는 터. 그러니 전공과 관련된 업무,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직무나 편한 일을 선택해 지원하고 만다. 수능 치고 나서 점수에 맞게 학과를 선택했을 때처럼 말이다.

 

취업을 한 후 열심히 일만하면 평탄한 길을 걷게 될 것이라 생각하지만, 오히려 더 많은 고민에 빠진다. 그 이유는 바로 그 때부터 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일이 나의 적성과 맞지 않다고 느끼면 다른 직무가 나와 더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는 꼬리에 꼬리를 물어 다른 일에 대한 생각과 이직을 고려하기도 한다. 직장 생활을 2년 정도 한 중고 신입들이 취업가에 아직도 맴도는 이유도 이런 점에서다. 실제로 일을 해본 다음에야 자신의 꿈과 적성을 찾기 때문이다.

 

학점이나 영어점수가 취업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인턴, 해외연수, 교환학생 등의 경험 또한 도움이 된다. 거기에 멀리 배낭여행을 가거나, 봉사활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그것은 수단일 뿐이다.

 

그 전에 반드시 고민을 해 봐야 할 것들로는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 남들보다 나은 점이 무엇인지 단점은 무엇이고 보완점을 무엇인지 무엇에 할 때 즐거움과 성취감을 느끼는지 인생의 목표는 무엇인지 등이다.

 

이러한 고민들은 자기소개서를 쓸 때 상당히 도움이 된다. 물론, 인턴, 해외연수, 교환학생, 배낭여행, 봉사활동, 공모전 등과 같은 활동들은 그 고민을 해결하는 수단이자 과정이 될 수 있다. 그 경험들을 통해 나 스스로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될 것이며 그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들,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이 나의 길을 보다 선명하게 열어줄 것이다. 단순히 취업 스펙을 한 줄 더 넣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찾아가기 위해서 움직일 때, 그 경험들은 더 의미가 있고, 진정한 나의 스펙이 될 수 있다.

 

취업준비생들의 자기소개서에서 같은 경험을 했어도 값진 경험에 대한 느낌이 있는 반면 아무 것도 느껴지지 않은 것들도 있다. 그것은 단순히 스펙을 위한 수동적 경험과 스스로를 찾기 위해 노력한 능동적 경험의 차이다. 두 가지의 자소서가 채용담당자 앞에 있다면 누구의 것을 택하겠는가? 답은 명확하다.

 

부디 수단목적을 혼동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대학 진학이 우리 인생의 한 단계이듯, 취업 또한 우리가 살아가면서 한 번 또 넘어가야 할 단계일 뿐이다. 어떤 곳에서 어떤 일을 하는가는 우리 각자가 추구하는 삶의 목표를 이루게 하는 수단이다. 취업에 관한 스킬들, 전략들이 우리를 직장인으로 만들 수는 있지만, 취업이 우리 삶의 끝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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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민 기자 mirip@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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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정부 소버린 AI정책, KT와 맞닿아…한국형 AI 개발 계속할 것”

KT “정부 소버린 AI정책, KT와 맞닿아…한국형 AI 개발 계속할 것”

2025.07.03 16:15:01

인더뉴스 이종현 기자ㅣKT가 자체 개발한 한국형 AI 거대언어모델(LLM) '믿:음 2.0'을 공개하고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참여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KT[030200]는 2023년 개발한 '믿:음1.0'에 이은 새로운 AI 모델 '믿:음 2.0'을 3일 선보이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한국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에 참여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신동훈 KT Gen AI 랩장은 "정부의 소버린 AI 정책은 KT의 AI 철학과 방향이 맞닿아 있다"라며 "KT는 한국적 데이터 얼라이언스와 그동안 1년여간의 노력을 거쳐 구축한 데이터들이 있어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하는 데 큰 강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승필 KT 기술혁신부문장은 "KT가 추구하는 소버린 AI는 데이터 주권 확보, 한국 언어 및 문화에 대한 지식, 다양한 AI 모델 선택권, 책임감 있는 AI 등 네 가지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신동훈 랩장은 "믿음 모델은 데이터 구축부터 모델 학습 전 과정이 KT 자체 기술을 통해 이뤄졌기 때문에 소버린 AI 모델로 볼 수 있다"라며 "한국적 가치와 문화를 담아낸 믿음 모델은 독자적 AI를 구축하는 데 큰 강점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의 소버린 AI 정책에 대해 신동훈 랩장은 "과제에 선정이 되고 안 되고를 떠나 KT는 한국형 AI 개발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정부에 바라는 점이라면 공공 데이터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규제에 막혀 일부 국가 공공문서 학습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국가가 통제 가능한 데이터를 어느 정도 기업이 AI 학습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KT는 이날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업하는 AI 사업과 자체 개발하는 AI의 관계설정에 대해서는 상호 보완 관계라고 설명했습니다. 신동훈 랩장은 "믿음 개발을 멈춘 적은 없으며 한 번도 자체 AI 기술 개발을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라며 "KT의 자체 개발 AI가 완전한 기술로 거듭나기 전까지 MS와의 협업을 통해 부족한 기술을 보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MS와의 협업을 진행하면서도 AI 자체 개발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택했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MS와의 협업 모델과 믿:음 2.0의 역할이 다를 것이라고도 설명했습니다. 고성능·복잡 업무에는 MS와의 협업 모델을, 단순 및 문서 업무에서는 믿음 모델을 활용해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앞서 KT는 MS와의 협업 모델을 올해 2분기 상용화를 목표로 공동 개발 중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협업 모델의 출시 지연에 대해 KT는 "조만간 공개될 예정"이라며 "시기가 밀리는 이유는 내부적으로 성능을 높이기 위한 테스트 과정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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