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 붐비는 홍대에서 조금 벗어난 한적한 서교동의 한 주택 골목, 귀여운 악어 그림이 들어간 간판의 ‘Cafe Bong’이 있다. 이곳의 주인장은 신희봉 씨. 자신의 이름 끝글자를 딴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신씨는 소위 잘나가는 ‘삼성맨’이었다. 삼성생명에서 20년간 금융과 보험관련 일을 했고 상품 판매를 시작으로 설계와 교육을 담당하며 경력을 쌓았다. 그 일덕에 그는 ‘돈’을 좀 아는 사람이 됐다. 과연 돈을 아는 사람은 돈을 잘 버는데 유리할까.
현재 신희봉씨는 카페 주인장이자 SNS에서는 일명 'Finance Shin'으로 통한다. 카페를 운영하면서 틈틈이 페이스북이며 트위터를 통해서 경제에 관한 글을 올린다.
“삼성생명에서 20년 동안 근무하면서 한 때 연봉 2~3억을 받는 금융, 보험 전문가로 일했습니다. 그런데 일하면서 보험업계의 전반적인 체계에 대해 회의감을 느꼈고 결국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그리곤 제가 하고 싶은 경제이야기를 마음껏 해보자하고 결심했습니다.”
실제로, 그의 페이스북<Finance Shin의 경제·금융 페이지>에는 ‘좋아요’수가 800개가 넘는다. 그가 남기는 글은 어지간한 경제신문 기자의 기사 못지않게 전문적이지만 굉장히 쉽다. 경제이야기를 일상생활에 빗대어 설명하기 때문에 쉽게 공감할 수 있다. 그는 한 곳에 몸담고 있지 않아서 비교적 자유롭게 본인의 의견을 나눌 수 있어 좋다고.
신씨는 20년 넘게 한 곳에서 일하다보니 회사사정을 너무 잘 알게 됐다. 그래서, 회사의 운영방침에 반기를 든 적이 있었다. 특히 보험회사의 설계사에 대한 질 낮은 처우와 안일한 교육방침에 화가 났다.
“기본급 없이 인센티브제 형식의 보수는 설계사들 사이에서 과도한 경쟁을 조장할 뿐만 아니라 무리한 상품 판매를 부추기기도 합니다. 이런 경쟁의식은 보여주기 식의 실적을 올리고 추후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경영진들에게 설계사들의 공평한 처우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회사는 몇 안 되는 억대 연봉자들을 영웅처럼 대해주기만 할 뿐 달라지지 않았다. 눈앞에 보이는 돈에 급급해 상품을 판매하는 설계사들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것을 보고 그는 답답했다.
“한 보험사가 열심히 일해 얻을 수 있는 최대의 수당은 3억원정도입니다. 이를 초과했다면 보험상품을 올바르게 판매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상품의 좋은 점만 부각하고 나머진 간과하는 왜곡된 설명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죠. 설계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인 상품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정직함이 없다고 봐야합니다.”
그는 설계사들이 지나치게 많은 연봉을 받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회사에 다닐 때 1년에 30억원이라는 연봉을 챙기는 설계사를 봤습니다. 그들은 앞으로 닥칠 일은 모른 채 신나 했지만 씁쓸한 마음이 드는 건 사실이었지요.”
신 씨는 설계사에게 올바른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도 낮에 카페에 있다보면 보험설계사 분들이 카페에 손님으로 옵니다. 가만히 듣다보면 ‘어 저렇게 팔면 안 되는데’하는 일이 있을 때가 있습니다. 아직도 상당수의 설계사들은 자신이 팔고 있는 상품에 대해 잘 모른 채 소비자들에게 팔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보험은 단시간에 이해하기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입니다.”
보험을 가입할 때 약관과 내용을 꼼꼼하게 살펴보는 소비자들이 드물다. 막상 들여다 봐야 무슨 말인지 알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 이에 대해 신 씨는 금융당국이 보험 상품 내용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보험은 내용도 많고 어렵습니다. 이런 복잡한 내용은 전문기관인 금감원이 분석해 이해하기 쉽도록 간단한 내용으로 바꿔야 합니다. 그것이 그들의 역할이죠. 소비자는 상품을 가입하는데 필요한 정보만 읽도록요.”
보험과 보험인, 보험소비자에 대한 애정만큼은 여전했다. “보험회사 운영 방식이 바꿔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없습니다. 설계사를 위해서 반드시 그렇게 돼야하는데, 그것이 결국 소비자들을 위한 일입니다. 보험이 지금보다 나아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