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박경보·이진솔 기자ㅣ중국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렴)가 확산되면서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어려움에 빠졌습니다. 현재 중국공장들은 춘절(설) 연휴를 맞아 가동을 멈추고 있는데요. 우한과 가까운 곳에 사업장이 있는 삼성전자 등은 연휴 이후에도 공장을 가동할 수 없어 상당한 피해가 우려됩니다.
중국에는 삼성전자, LG전자, 현대·기아자동차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대거 진출해 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진원지인 우한 근처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어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삼성전자는 차량으로 약 6시간 거리에 있는 장쑤성 쑤저우 시에서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쑤저우시는 현지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다국적 기업에 다음달 8일 24시까지 가동을 중단할 것을 지시한 상태입니다.
앞서 중국 정부는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이달 30일까지였던 춘제 연휴를 다음달 2일까지 연장했습니다. 여기에다 근로자들의 업무 복귀 시점이 추가적으로 늦춰진 겁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막대한 생산 차질을 입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는 앞서 2003년에도 중국에서 사스가 확산되자 제2 가전공장의 준공을 무기한 연기한 바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공장 가동 재개 시점은 일러도 다음달 10일로 점쳐집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정확한 시기를 말하긴 어렵지만, 시 방침에 따라 8일까지 휴무로 정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삼성전자와 같은 지역에서 LCD(액정표시장치)를 만드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연휴 기간과 마찬가지로 정상 가동을 이어갈 방침입니다. 대신 쑤저우시에 다녀온 임직원을 1주일간 자택 격리시키는 등 자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했다는 게 삼성디스플레이의 설명입니다.
LG전자와 LG화학 등 LG그룹 계열사들도 28일부터 중국 출장 금지 조치를 내렸습니다. 중국 광저우시에서 공장을 운영 중인 LG디스플레이도 주재원을 귀국시키기로 했는데요. LG전자는 주재원 가족이 귀국을 희망하면 왕복 항공권을 지원할 방침입니다.
또 우한에 화학공장을 두고 있는 SK종합화학은 설 연휴에 앞서 주재원 10명 전원을 불러들인 뒤 우한 출장을 금지했습니다. 특히 공장에서 일하는 중국인 수천여 명에게 마스크와 소독 약품 등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하는 현대·기아차는 연휴가 끝나는 대로 현지 공장을 다시 가동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차는 가동중단을 검토 중이긴 하지만, 공장이 우한과 멀리 떨어져 있어 실행 가능성은 낮은 편입니다. 현지 공장의 가동률이 저조한 상황이기 때문에 가동이 중단돼도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현대차는 중국에 파견된 주재원들에게 재택근무 지침을 내렸는데요. 주재원의 가족들은 일단 귀국한 뒤 국제학교 개학일인 다음달 17일까지 상황을 지켜볼 예정입니다. 특히 현대차는 한국으로 복귀한 주재원 가족들에게 당분간 외부 접촉을 자제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또 바이러스 확산 직전 한국으로 왔던 주재원들은 당분간 중국 입국이 어려워졌는데요. 현지에 남아있는 주재원들은 외부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 내 출장이 제한됐습니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국내 확진 환자는 총 4명입니다. 중국 보건당국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걸린 환자는 전 세계 총 6000여 명, 사망자는 132명에 달하는데요.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일본, 프랑스, 독일 등 전 세계 19개국에서 확진 환자가 나온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