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정재혁 기자] 최근 인슈테크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ICT의 대표주자인 통신사와 보험사 간 협업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통신업계 양대 산맥인 SK텔레콤, KT와 각기 협업 중인데, 가시적인 성과는 주로 SK텔레콤과 제휴한 보험사 쪽에서만 나오고 있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AIA생명은 SK C&C, SK텔레콤과 함께 주간미션 달성 때 보험료 등을 할인해 주는 건강습관 개선 프로그램 ‘AIA바이탈리티 X T건강걷기’를 오는 24일 출시한다.

‘AIA바이탈리티 X T건강걷기’는 AIA생명 고객 또는 SK텔레콤 고객이 바이탈리티 앱을 이용해 주간미션을 달성하면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바이탈리티 앱은 AIA생명이 아시아 시장에 독점 제공 중인 스마트폰 전용 건강관리서비스 어플리케이션이다.
프로그램 참여자는 바이탈리티 포인트에 따른 브론즈·실버·골드·플래티늄 멤버십 등급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받고, 추가로 ▲매주 SKT 통신요금 할인 ▲매주 스타벅스 커피 1잔 ▲뮤직메이트 400회 음악 듣기 ▲영풍문고 4천원 상품권 중 1가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손해보험사들 중에서는 DB손해보험과 KB손해보험이 SK텔레콤과 제휴를 통해 운전습관 연계 보험(UBI, Usage Based Insurance)을 판매 중이다. 이 상품은 SK텔레콤이 운영하는 네비게이션 앱인 ‘T맵’을 활용해 안전운전 점수를 매겨 보험료를 할인해 준다.
한화손해보험의 경우 한 발 더 나아가 한화그룹 차원에서 SK텔레콤과 합작으로 전문 보험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두 회사는 내년 초 UBI전문보험사 출범을 준비하고 있는데, 일반보험과 휴대폰 보상보험, 여행자보험 등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한편, KT와 업무 제휴 중인 보험사들은 가시적인 결과물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메리츠화재와 흥국화재는 DB손보에 앞서 KT와 UBI보험 출시를 추진했지만, 보험 가입자 차량에 설치하는 OBD 장치 등 비용 문제를 해결하지 못 하면서 출시가 사실상 무산됐다.
이밖에 NH농협생명과 라이나생명도 각각 작년 3월과 올해 3월 KT와 MOU를 체결했지만, 특별한 성과는 나오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KT와 제휴 이후 특별히 뭔가 나온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라이나생명도 비슷하다.
KT와 제휴했거나 현재 제휴 중인 보험사들의 성과가 신통치 않자, 보험업계에서는 SK텔레콤을 업무 파트너로 더 선호하는 분위기가 감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추후 통신사 쪽과 협업을 추진할 경우, 아무래도 성과가 뚜렷한 SKT 쪽이 더 매력적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