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창 열기 인더뉴스 부·울·경

Bank 은행 News Plus 뉴스+

[주 52시간 근무제]① “오늘도 야근 중”...은행원들의 하루

URL복사

Wednesday, July 04, 2018, 14:07:00

시중은행 ‘특수 직군’ 은행원들, 격무의 연속...IBK기업·BNK부산銀만 노사간 단축방안에 합의

 

 

[인더뉴스 문혜원 기자]  #“근로시간단축이요? 시중은행들은 아직 달라진 분위기는 없습니다. 오히려 근로시간 단축에 임금 삭감, 야근해야 할 경우 시간외수당이 제대로 지급되지 못 할까봐 우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영업지점은 비교적 이전보다 7시 퇴근이 가능한 분위기지만, 본사에 일하는 직군 경우는 다릅니다. IT부서처럼 야근이 잦고 프로젝트가 많은 곳은 정시 퇴근이 어렵습니다. 인사, 기획 등 특정 시기에 일이 몰리는 유형의 부서들도 많은데 일괄 적용이 쉽지 않을 겁니다.”

 

 

위의 내용은 한 은행원이 운영 중인 ‘은행원의 하루’라는 블로그 카페에 올린 게시 글이다. 블로그에 올라가 있는 글과 시중은행에 근무하는 행원들의 이야기들을 종합해 은행원들의 하루 일과를 소개한다.

 

A씨는 한 시중은행 영업지점에서 근무한 지 5년이 되는 은행원이다. 한국에서 소위 명문대라는 곳을 졸업했으며, 고액연봉을 자랑하는 은행에 당당히 합격했다. 주변으로부터 ‘신의 직장’에 다닌다며 부러움을 산 것도 잠시. 그는 "일이 너무 많아 죽겠다"라는 말을 달고 살아 왔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던 첫 날(7월 2일). A씨는 평소와 다름없이 오전 8시까지 출근을 했다.  회의는 1시간 동안 진행됐다. 대부분 영업 할당량을 채우라는 이야기와 누구의 실적이 낮았다며 잔소리로  끝맺었다.

 

회의가 끝나면, 9시 30분부터 고객을 맞이하고 영업이 시작된다. 바쁜 창구 업무 때문에 점심시간에도 쉬지 못 하는 경우가 다반사. 11시 30분부터 동료직원과 교대로 돌아가며 식사시간을 정한다. 주어진 점심시간은 1시간. 오늘(2일)도 눈칫밥을 먹고 40분 만에 자리로 돌아왔다.

 

창구업무는 오후 4시 반에 마무리된다. 셔터문 내리고 고객이 빠지고 나면 하루 들어온 돈과 나간 돈을 분석하기 바쁘다. 대출관련 데이터도 체크해야 된다. 혹시나 만기 고객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모든 업무가 끝났을 때 시계를 들여다 보면 여지없이 밤 10시다. 

 

시중은행 본점 IT부서에서 일한지 10년 차 된 차장 B은행원은 "영업지점에서 일하는 행원들보다 더 하다"고 토로한다. 주 52시간제가 시작된 날도 마찬가지. 여지없이 야근을 했다.

 

"일주일에 한 번은 가정의 날이라고 어쩌다 일찍 퇴근할 수 있는 날이 와도 우연인지 필연인지 ‘단체회식 있음’이라는 전갈을 받았어요. 그럴 때면, ‘19시면 퇴근할까’라는 희망은 버린 지 오래라고 동료들끼리 하소연을 하죠. 이번 달부터는 달라질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C은행 남대문 영업지점에서 부지점장으로 있는 D씨는 지점(남대문시장 인근) 특성상 집단대출(중도금 등)이 많아 초과 근무가 많다. 일일이 중도금 대출을 차주별로 대량 입력해야 해서 야근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또 중도금 대출 과부하 현상을 우려해  항상 리스크 관리에 선제적 대응을  대비해야한다.

 

‘주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됐지만, 새삼 은행 내부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는 게 상당수 은행원들이 전하고 있는 말이다. 

 

A·B은행원은 “무리하게 단축하기보다 52시간 근로에 대한 점진적 확대 방안이 필요할 것 같다”며 “예를 들어, 특수 직무별 맞는 선택근로, 탄력근로 등 유연근무제를 도입 하는 등 대책 마련이 필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 또한 이런 부분을 모르고 있지는 않아 보인다. 시중은행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공항점 등 일요일에 문을 여는 등 특수영업점에 대한 직무 분석과 함께 52시간 근무제 도입하거나 범위를 검토 중이다.

 

일례로, 기업은행은 지난주부터 ‘시차출퇴근형 유연근무제’를 확대 시행했다. 오전 7시~오후 1시 사이에 출근해 9시간 근무하고 퇴근하면 된다. 또 ‘PC 오프제’를 통해 영업점과 본점 직원들의 점심시간을 한 시간씩 보장하고 있다. 오후 6시 이후에는 연장근로 승인을 받아야 한다.

 

부산은행도 2일부터 일률적으로 오후 6시 퇴근을 시행했다. 사실상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했다. 근무시간 중 업무를 마치지 못 하면 시간 외 근무를 신청할 수 있지만 주 12시간을 넘지 않도록 전산 시스템으로 통제한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먼저 조기 시행을 했다기보다는 본사 직군에 몇 가지 필요한 준비 방안을 마련한 정도”라며 “현재로서는 직원들이 일찍 퇴근하는 분위기가 진행돼 만족하고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은행들의 상황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현재 은행권 노사는 예외직군에 대한 의견차를 좁히지 못 해 지난달 18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한 상태다. 향후 노사  간 양측의 추가 협의를 통해 핵심 쟁점 최소화 노력에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English(中文·日本語) news is the result of applying Google Translate. <iN THE NEWS> is not responsible for the content of English(中文·日本語) news.

배너

More 더 읽을거리

문혜원 기자 maya4you@inthenews.co.kr

배너

[서지은의 보험키워드] 보험료 냈는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서지은의 보험키워드] 보험료 냈는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2025.05.11 10:37:57

서지은 보험설계사·칼럼니스트ㅣ우리나라에는 몇 개의 보험사가 있을까? 2024년 11월을 기준으로 영업 중인 보험회사는 생명보험회사가 22개 손해보험회사가 31개로 총 53개의 보험회사가 있다. 보험회사가 완전히 무너진 사례는 아직 없지만 사실 지급여력 부분에서 건전성을 의심받는 보험사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최근 M 손보사 사태로 인해 가입자의 불안 및 보험사를 향한 불신의 시선이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이를 이용한 일부의 갈아타기 유도 영업이 소비자의 혼란을 초래해 현장에서 일하는 설계사의 한 사람으로 마음이 편하지 않다. 인생에 닥칠지 모르는 위험에 대비해 가입한 내 보험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거나 최악의 경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가입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보험사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지수 중 RBC 비율이 있다. Risk-Based Capital, 줄여서 RBC라 부르는 이 지수는 보험회사의 다양한 리스크를 고려해 요구되는 자본 계산 방식으로 쉽게 풀면 '지급여력'을 뜻한다. RBC 지수는 보험사의 가용자본을 손실 금액(요구 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 가입자에게 약속한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할 수 있을 만큼의 자본을 쌓아놓았는지 알 수 있는 지표가 된다. 당연히 RBC 비율이 높을수록 재무 건전성이 좋다. 가령 RBC 비율이 200%라면 보험금 지급을 위한 자본이 감독 당국이 제시한 기준의 2배를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반면 100% 미만일 경우에는 그만큼 지급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최근 논란이 된 M 손보사의 사태를 되짚어보자면, M 손보사는 2022년 4월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되어 이후 예금보험공사가 경영관리 체제로 여러 차례 매각을 시도해 왔으나 무산되었고,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2023년 3분기 기준으로 자본이 마이너스 184억원이 되어 완전 자본 잠식 사태에 빠졌다. 당시 M 손보사의 지급여력비율은 35.9%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는커녕 법정 기준인 100%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재무 건전성이 극도로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회사의 시장 매력도가 크게 하락해 인수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매각은 번번이 성공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고용 승계 문제를 두고 M 손보사의 노조와 인수 후보 회사 간 갈등까지 깊어지면서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부에서도 해법을 찾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진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매각에 실패한 M 손보사가 청산이나 파산의 길을 걷게 될 경우 '124만 명이 넘는 가입자의 보험 자산은 어떻게 되는가?'이다. 게다가 사태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설계사들이 지금도 보험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와중에, M 손보사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고 나아가 보험업계 전반에 대한 신뢰가 저하되어 소비자의 불안은 더 깊어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M 손보사에 오랜 기간 보험을 유지해 온 가입자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가장 기대하고 싶은 가능성은 과거 리젠트 화재보험사의 선례처럼 계약이 타 보험사로 이전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M 손보사의 경우 손해율이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높아 계약 이전이 쉽지 않다고 보아야 한다. 다음으로는 끝까지 버티다 보험사가 파산이나 청산의 길을 밟게 되면 당국의 '예금자보호법'에 기대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나의 보험 자산이 아닌 ‘해지환급금’을 보전해 주는 제도라는 점을 기억해야 하며, 무해지나 저해지 보험 상품은 예금자보호법이 있어도 현실적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이 거의 없다. 역시 건전한 보험사를 통해 새로 보장자산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유감스럽게도 보험설계사로 일하는 내게도 무척 쉽지 않은 일이다. 중도해지의 손해는 가입자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뿐만 아니라, 새로 가입하게 되면 나의 보험 나이와 병력 유무에 따라 이전보다 높은 보험료를 납부해야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어떤 선택을 하든 가입자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가장 손해를 줄이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나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최선이나 차선이 아니라 차악을 피하는 것이 정치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보험이 정치도 아닌데, 최선이나 차선이 아닌 최악을 피하라고 조언해야 하는 상황이 참 씁쓸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상황을 겪지 않기 위해서라도 내 보장자산을 관리하는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 정도는 꼭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서지은 필자 하루의 대부분을 걷고, 말하고, 듣고, 씁니다. 장래희망은 최장기 근속 보험설계사 겸 프로작가입니다. 마흔다섯에 에세이집 <내가 이렇게 평범하게 살줄이야>를 냈습니다.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