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1950년대 이후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진입한 사실상 유일한 국가입니다. 지금 한국 사회의 사십대는 개발도상국에서 태어나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과정을 오롯이 겪은 세대이자 한국 사회의 정확히 중간을 차지하고 있는 세대입니다. [인더미들 in the middle]은 인더뉴스가 한국 사회의 중추로 자리잡은 사십대들의 삶과 일, 그리고 꿈꾸는 미래를 들어보는 인터뷰 입니다. 세대의 가교이자 시대의 중심에 서 있는 사십대들의 진솔하고 다양한 목소리가 한국 사회의 여러 갈등을 조율하고 해법을 찾는데 보탬이 되길 바랍니다. 인더뉴스 김용운 기자ㅣ정진영 작가는 1981년생입니다. 2011년 장편소설 <도화촌 기행>으로 조선일보 판타지 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했습니다. 하지만 정 작가는 소설가, 혹은 작가라는 호칭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습니다. 사회생활을 언론계에서 시작해 ‘기자’라는 호칭이 익숙했기 때문입니다. 나름 잘 다니던 일간지 기자를 관두게 된 계기는 급작스럽게 찾아왔습니다. 2020년 2월 출근길에서 드라마 판권 계약금으로 산 차를 몰고 출근하다가 폐차를 시켜야 할 만큼 큰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다행히 몸은 크게 다치지 않았지만 어떤 깨달음이
정진영 소설가ㅣ안주가 갖춰야 할 미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저마다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겠지만, 일단 맛이 좋아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 안주는 일단 맛이 좋아야 한다. 맛이 좋은 안주는 술의 맛을 돋우는 좋은 친구이자, 동시에 다음 잔을 부르는 촉매이니 말이다. 부실한 안주와 함께 마시는 술의 맛은 처참하다. 새우깡과 소주의 조합은 한때의 즐거운 추억이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재현하고 싶은 추억은 아니니까. 그렇다면 '맛있는'안주가 추가로 갖춰야 할 미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의견이 여러 갈래로 나뉠 듯한데, 일단 안주를 썰로 푸는 자리인 만큼 술꾼의 의견을 들어보는 게 우선일 테다. 현재 가장 가까이에 있는 술꾼인 내게 의견을 물어보겠다. 술꾼은 크게 두 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술을 맛있게 마시기 위해 안주를 곁들이는 술꾼, 그리고 안주를 맛있게 먹기 위해 술을 곁들이는 술꾼. 국어사전에 따르면 술꾼은 '술을 좋아하며 많이 먹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사전 속 술꾼의 의미는 전자에 가까워 보인다. 전자에 속하는 술꾼이라면 배부르지 않은 안주를 맛있는 안주의 미덕으로 꼽지 않을까? 배가 부르면
정진영 소설가ㅣ혀를 즐겁게 하는 음식은 몸에 좋지 않다는 말을 듣고, 몸에 좋다는 음식은 맛있다는 평가를 받지 못한다. 빈말로라도 ‘건강식’ 소리를 못 듣는 술에는 몸에 좋다는 음식보다 혀를 즐겁게 하는 음식이 안주로 훨씬 잘 어울리니 환장할 노릇이다. 폭탄에 폭탄을 더해 몸속으로 쏟아붓는 꼴이니 말이다. 그런데도 그 순간만큼은 즐겁다고 자폭을 마다하지 않는 게 술꾼 아닌가. 술꾼은 역시 못 말릴 종족이다. 수많은 폭탄 같은 안주 중에서 가장 강한 화력을 자랑하는 안주는 무엇일까. 몸에 좋지 않다는 말을 듣는 음식은 대체로 맵거나 짜고 달거나 기름지다. 그중에서도 기름진 음식이 안주로 최고이고 건강에는 최악이다. 기름진 음식에 풍부한 포화지방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면서 동시에 더 많은 술을 부르기 때문이다. 이런 안주는 대부분 육류인데, 그중에서도 곱창과 막창 등 내장 부위는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는 폭탄 중의 폭탄이다. 맛있는 안주는 보통 맛있는 반찬이기도 하다. 술집에서 가장 환영받는 안주인 육류가 밥상에서도 가장 환영받는 반찬인 걸 보면 알 수 있다. 그런데 내장은 분명히 육류인데도 조금 독특한 지위를 점하고 있다. 내장이 밥상에 반찬으로 오르는
정진영 작가ㅣ몇 년 동안 여러 고시원을 전전하며 보냈던 20대 시절, 여름은 혹독했다. 2평도 안 되는 좁은 방은 인내를 시험하는 장이었다. 창문을 활짝 열어도 내부 공기의 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공용 에어컨 운전 시간은 몹시 짧았다. 책상 위에 놓인 작은 선풍기에선 더운 바람이 쏟아졌다. 억지로 잠을 청하다가 더위를 먹고 죽을 것 같아서 방에 비치된 작은 냉장고 안에 머리를 들이민 적도 있었다. 더위에 몹시 취약한 내가 어떻게 그 시절을 견디며 건너왔나 싶다. 열대야 탓에 짐 못 드는 날에는 취기에 기대어 잠을 청하려고 차가운 소주를 들이켜곤 했다. 더위에 지쳤을 땐 든든한 음식을 안주로 먹어야 그나마 버틸 수 있는데, 그런 음식은 대개 삼계탕처럼 뜨끈하고 차리기에도 번거롭다. 뜨거운 방에 앉아 뜨거운 안주를 번거롭게 차려 먹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때마다 내가 자주 선택한 안주는 가까운 포장마차에서 파는 닭꼬치였다. 뜨겁지 않고, 고기를 씹는 기분을 느낄 수 있어서. 치킨이 더 낫지 않느냐는 반문도 있겠지만, 내게 닭꼬치와 치킨은 달라도 너무 다른 안주다. 같은 닭고기여도 꼬치에 꽂혀 있는 닭고기가 더 맛있게 느껴진다. 닭고기가 아니어도 좋다.
정진영 작가ㅣ달걀. 참으로 흔한 식자재 아닌가? 삶아 먹든, 부쳐 먹든, 지져 먹든, 구워 먹든 기본 이상의 맛을 보여주는데다 영양도 만점이어서 완전식품으로 불리는 달걀. 여기에 가격까지 저렴한 편이니 이만큼 훌륭한 식자재도 드물다. 배기가스 냄새를 독하게 만들기는 하지만. 이 훌륭한 식자재의 단점은 장점과 동일하게 흔하다는 거다. 흔한 식자재는 흔하다는 이유만으로 밥상에서 주연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까지 밥상에 올랐던 달걀의 지위를 떠올려보자. 있으면 좋고, 없어도 크게 아쉽지 않은 존재 아니었던가. 달랑 달걀과 김치만 오른 밥상은 왠지 모르게 초라하게 느껴진다. 달걀이 흔한 식자재가 아니었다면 과연 그런 대접을 받았을까? 그랬다면 달걀을 한 개라도 먹은 날은 인스타그램에 올릴 사진을 찍느라 바쁜 날이 됐을 테다. 식자재로서는 흔할지 몰라도, 안주로서 달걀은 내게 꽤 특별하다. 내가 달걀을 안주로서 높이 평가하게 된 이유는 20여 년 전 공익근무요원(현재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던 시절의 경험 때문이다. 나는 2002년 말부터 2005년 초까지 고향인 대전에 있는 한 정수장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했다. 당시 나를 비롯한 여러 공익근무요원에
정진영 소설가ㅣ초등학교가 국민학교로 불리던 시절의 운동회를 추억하면, 아이들의 발끝에서 피어오른 먼지 때문에 뿌옇게 흐려진 운동장이 오래된 필름 영화처럼 떠오른다. 먼지구름을 뚫고 운동장 구석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아이들의 코 묻은 돈을 노리는 온갖 잡상인을 볼 수 있었다. 그 시절에 운동회가 열리는 날은 잡상인에게 대목이어서, 운동장 구석의 목 좋은 곳은 으레 이른 아침부터 자리를 잡은 그들의 차지였다. 잡상인은 아이들을 상대로 온갖 주전부리를 말도 안 되는 비싼 가격에 팔았는데, 나는 그에 혹해서 기껏 모은 용돈을 한 방에 날려버리곤 했다. 그때 내가 가장 혹했던 주전부리는 번데기였다. 고소하면서도 짭조름한 감칠맛. 정말 맛있었다. 잡상인은 번데기를 깔때기 모양으로 만 종이에 담아줬는데, 그 양이 너무 적어서 다 먹고 나면 아쉬운 마음에 손가락을 빨았다. 가성비가 엉망이니까 맛이 더 좋았는지도 모르겠다. 배부르게 먹었던 기억보다 모자라게 먹었던 기억이 머리에 오래 남는 법이니 말이다. 이 불온한 식품에 환장하며 용돈을 탕진하는 아들의 모습을 본 어머니는 가끔 잡상인으로 변신했다. 그 시절에 살았던 집 근처에 농수산물도매시장이 있었고, 시장 정문 건너편에
정진영 소설가ㅣ처음은 강렬한 기억을 남긴다. 첫인상이 어지간해선 바뀌지 않고, 첫사랑이 쉽게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듯이. 첫 술이 남기는 기억 역시 그에 못지않게 강렬하다. 술은 우리가 먹고 마시는 음식 중에서 가장 이상한 음식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게 본능인데, 술은 그 본능에 정면으로 반하는 음식이다. 달다가도 쓰고, 때로는 비릿해서 인상을 찌푸리게 한다. 맛으로만 따지면 진입장벽이 꽤 높다. 그런데 그 진입장벽을 넘어서는 순간, 지금까지 몰랐던 신세계가 펼쳐진다. 나빴던 기분이 좋아지고, 맛있는 음식이 더 맛있어지는 신세계. 진입장벽 안으로 들어온 사람이 바깥에 머물러 있는 사람을 끊임없이 유혹하는 이유일 테다. 치킨과 만난 맥주, 천하제일의 맛을 내다 내가 자의로 처음 술을 마신 기억은 중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가친척이 모여 천렵을 했던 그날, 나는 호기심에 몰래 병맥주를 하나를 빼돌려 그늘에 숨어 마셨다. 미지근하면서도 씁쓸한 탄산의 맛. 맥주가 내게 남긴 첫인상은 별로였다. 그날 이후 내게 맥주는 오랫동안 맛없는 술이었다. 가까운 편의점에만 가도 냉장고에 세계 각국의 다양한 맥주가 즐비한
인더뉴스 이종현 기자ㅣ삼성전자[005930]가 스마트폰 판매 호조와 메모리 시장 개선에 힘입어 1분기 기준 역대 두 번째 매출 기록을 세웠습니다. 삼성전자는 30일 컨퍼런스콜을 열고 1분기 매출이 전분기 대비 6% 증가한 71조9156억원이라 밝혔습니다. 2022년 4분기 매출 70조4646억원을 기록한 이후 처음으로 70조원대 매출을 회복한 것입니다. 1분기 기준으로는 2022년 1분기에 77조7800억원을 기록한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매출입니다. 영업이익의 경우 6조606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전분기 영업이익보다 931.87% 높은 수치이며 작년 한 해 동안의 영업이익 총합인 6조5700억원보다도 많은 수치입니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DS(Device Solutions)부문은 매출 23조1400억원, 영업이익 1조91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메모리의 지속적 가격 상승에 대한 시장 기대감으로 구매 수요가 강세를 보였으며 DDR5 및 고용량 SSD 수요 강세가 이어짐에 따라 흑자 전환이 이루어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삼성전자의 DS부문이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22년 4분기 이후 5분기 만입니다. 파운드리의 경우 재고 조정으로 인해 매출 개선이 지연되었으나 효율적 팹 운영을 통해 적자폭은 소폭 축소됐습니다. DX(Device eXperience)부문은 매출 47조2900억원, 영업이익 4조7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삼성전자의 첫 AI폰인 갤럭시 S24 시리즈의 판매 호조로 인한 수치라 삼성전자는 설명했습니다. TV 시장은 비수기 진입으로 인해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감소했으나 Neo QLED 및 OLED, 75형 이상 대형 수요는 견조했습니다. 생활가전은 비스포크 AI 등 프리미엄 AI 가전의 매출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수익성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만은 매출 3조2000억원, 영업이익 2400억원을 기록했으며 계절적 비수기 진입으로 소비자 오디오 판매 둔화 속 실적이 소폭 하락했습니다. 디스플레이(SDC)는 매출 5조3900억원, 영업이익은 34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중소형 패널의 경우 판매 경쟁 심화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하락했습니다. 한편, 삼성전자의 1분기 시설투자는 11조3000억원으로 이중 DS는 9조7000억원, 디스플레이 1조1000억원 수준이며 전년 동기 대비 6000억원 증가했습니다. AI 탑재한 갤럭시Z, 새로운 폼팩터 갤럭시링…하반기 출격 삼성전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향후 부문별 사업 방향성에 대해서도 밝혔습니다. 삼성전자는 생성형 AI 관련 수요 견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요 대응을 위해 HBM3E 8단 양산을 4월에 시작했으며 12단 제품도 2분기 내 양산할 계획입니다. D램은 1b나노 32기가비트 DDR5 기반 128기가바이트 제품의 2분기 양산 및 고객 출하를 통해 서버 시장 내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낸드는 2분기 중 초고용량 64TB SSD 개발 및 샘플 제공을 통해 AI용 수요에 적기 대응하고 업계 최초로 V9 양산을 개시한다는 예정입니다. DX부문에서는 2분기 비수기에 진입하며 스마트폰 출하량이 감소하고 평균판매가격이 인하되지만 태블릿 출하량은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하반기에 매출 증대 폭이 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폴더블 대세화'의 핵심으로 AI 기능을 탑재한 신제품 '갤럭시Z폴드6', '갤럭시Z플립6' 등의 출시가 예정돼있으며 새로운 폼팩터 '갤럭시링'이 출시됨에 따라 시장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다니엘 아라우조 삼성전자 MX사업부 상무는 "태블릿은 탭S9 시리즈에 갤럭시AI 기능을 제공하고 웨어러블의 경우 하반기 신모델을 중심으로 갤럭시 에코시스템 경험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라며 "갤럭시링을 통해서는 수면을 비롯한 고객들이 체험할 수 있는 전반적인 헬스케어 경험을 높일 것"이라 말했습니다. 한편, 삼성전자가 글로벌 홍보 효과를 위해 오는 7월 2024 하계 올림픽이 개최되는 프랑스 파리에서 갤럭시 언팩 행사를 개최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구체적인 행사 일정은 6월 중에 공개할 예정입니다.
인더뉴스 문승현 기자ㅣ금융위원회는 신협·농협·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상호금융팀'을 설치·운영한다고 29일 밝혔습니다. 범부처 협업조직으로 금융위가 주관하고, 행정안전부·농림축산식품부가 협력하는 구조입니다. 상호금융팀은 상호금융권에 대한 국민신뢰를 제고하기 위해 건전성 관리를 강화합니다. 부동산·건설업 대출 등 부실우려여신을 중심으로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부실채권 매각, 채무조정 등 리스크 관리도 지속적으로 추진합니다. 유사시 대응능력도 상시점검해 상호금융 시스템이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관리합니다. 현재 행안부에서 관리·감독 중인 새마을금고에 대해선 올해 2월 부처간 체결한 협약에 따라 금융위(금융감독원·예금보험공사)-행안부(새마을금고중앙회)의 감독 협업체계를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상호금융팀은 상호금융권 규제 차이 해소를 위한 제도개선도 주요과제로 추진합니다. 그간 상호금융은 다소 느슨한 건전성규제와 지배구조 제도가 적용되면서 업권 내에서도 규제 차이로 인한 형평성과 불공정경쟁 이슈가 제기돼 왔습니다. 지속적인 자산규모 확대와 고위험대출 증가 등 외형과 실질에 맞는 정교한 제도정비가 필요하다는 판단도 작용합니다. 신협-금융위, 농협-농림축산식품부, 수협-해양수산부, 산림조합-산림청, 새마을금고-행안부 등 관계기관이 공조해 체계적인 제도 개선방안을 모색할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금융위 주관, 고용노동부·행안부가 협력하는 복합지원팀이 신설됩니다. 복합지원팀은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가 금융은 물론 고용·복지까지 통합지원하는 종합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보완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취약계층 금융지원은 금융위(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 고용지원은 고용노동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개별적으로 집행해 충분한 연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입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관계부처 합동으로 협업조직이 출범하는 만큼 취약계층에 대한 보다 실효성 있는 지원이 제공되고 상호금융기관에 대한 국민신뢰가 회복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현장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이끌어내도록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업하겠다"고 부연했습니다.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치킨업계 1위를 지켜온 교촌치킨의 성장세가 멈췄습니다. 적극적인 출점과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bhc, BBQ와 대비되는 흐름에 본업 경쟁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상황입니다. 교촌은 '허니시리즈의 아버지' 송종화 대표 체제에서 올해 새판 짜기에 돌입합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업계 매출 순위가 뒤바뀌었습니다. bhc 매출이 전년보다 5.5% 증가한 5356억원으로 교촌치킨을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치킨 3사 중 유일하게 매출 5000억원을 넘겼습니다. BBQ는 지난해 매출이 12.8% 증가한 4732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2년 연속 500억원 넘게 올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만 역성장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44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줄었습니다. 2014년부터 8년간 이어온 국내 치킨프렌차이즈 업계 선두 자리를 bhc에 뺏겼고 BBQ에 2위 자리마저 내줬습니다. 3위로 내려앉았지만 이유는 있습니다. 교촌은 외연 확장보다 내실을 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교촌에프앤비입니다. 영업이익이 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 늘었습니다. 1년 사이 3배 급증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1.7%에서 5.6%로 3.9%p 끌어올렸습니다. bhc와 BBQ의 영업이익은 각각 1203억원, 553억원으로 전년보다 15.2%, 13.7% 줄었습니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당초 가맹점 확장 전략을 추구했다면 매출이 큰 폭으로 올라 업계 순위 회복이 어렵지 않았겠지만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가맹점 수익이 우선이라는 권 회장 경영철학을 2023년 실적에서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 및 파트너사와 상생 협력 관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점포당 점주 매출은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2022년 교촌치킨 가맹점의 전국 평균매출액은 7억5000만원으로 bhc(6억원), BBQ(4억3000만원)보다 높습니다. 0%대 폐점률도 이를 입증합니다. 다만 가맹점주 수익성 보전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 외형 성장이 더뎠고 매출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경쟁사들이 수십 개 이상 매장을 낼 때 교촌에프앤비의 신규 출점 매장은 10개에 불과했습니다. 전국 가맹점 수(2022년)에서도 교촌에프앤비(1365개)는 BBQ(2041개), bhc(1991개)와 차이가 큽니다. 특히 치킨 가격 인상을 주도한다는 점이 매출 하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교촌은 2018년 업계 최초로 배달비를 도입했고 이는 요식업계 전체 배달비 유료화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교촌은 지난해 4월에도 주요 메뉴 가격을 나홀로 최대 3000원 인상하며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았습니다. 경쟁사 대비 부족한 히트 상품도 보완 과제로 언급됩니다. 교촌의 인기 제품으로는 1991년 간장치킨(교촌시리즈)을 시작으로 2004년 레드시리즈, 2010년 허니시리즈 등이 손꼽힙니다. 허니시리즈 이후 15년 가까이 꾸준히 신제품을 내고 있으나 히트작으로 불릴 만한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2020년 24가지 재료로 완성한 불맛을 강조하며 선보인 '교촌신화'는 반짝 인기를 끌었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2년 뒤인 2022년 7월 단종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같은달 블랙시크릿을 출시하며 5가지 향신료로 만든 이국적인 치킨 콘셉트를 앞세웠고 콤보 출시, 시식단 모집 등 마케팅을 강화했습니다. 블랙시크릿은 지난해 1월 출시 약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100만마리를 돌파하며 가능성을 보였으나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교촌에프앤비 입장에서는 허니시리즈를 이어 매출 증대와 신규 고객 창출을 견인할 인기 제품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는 송종화 부회장을 교촌의 새 사령탑으로 임명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교촌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송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교촌에프앤비 총괄상무 및 사장으로 재직한 전문경영인입니다. 지난해 9월 부회장으로 11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가라앉은 치킨 프렌차이즈 시장 위기를 극복하고 교촌치킨을 치킨 선두 브랜드로 올리는 데 기여한 프렌차이즈 전문가로 평가받습니다. 임원 재직 당시 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을 주도했습니다. 2010년에는 교촌의 효자 상품인 '허니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허니시리즈는 후라이드와 양념으로 대표되던 치킨 시장에 꿀을 활용해 상품화에 성공했습니다. 치킨 고객층을 아이와 여성들까지 넓히는 첨병 역할을 했습니다. 2014년에는 허니시리즈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신장하며 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0%, 63% 증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최근 교촌은 신사업 확장에 주력하는 모앙새입니다. 이마트와 협력해 자사 소스를 상품화한 K1 핫소스를 출시하며 소스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 6월에는 이태원에 '치킨 오마카세' 닭요리 전문점 교촌필방을 열었습니다. 올초에도 여의도에 메밀 한식주점 '메밀단편'을 론칭하고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촌의 신사업 시도는 매출 부진과 맞물리며 본업 경쟁력 저하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그룹 성장의 전기를 마련한 송 대표 체제에서 재도약을 도모한다는 계획입니다. 송 대표는 국내가맹사업과 신성장사업, 해외사업, 각 계열사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송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경기위축과 소비침체 등 회사 안팎의 여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절박함’을 갖고 업무에 임할 것"이라며 "지속적 경영혁신을 통해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고,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 교촌을 100년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일에 열정을 바치겠다"고 말했습니다.
인더뉴스 이종현 기자ㅣ삼성전자[005930]가 업계 최초로 '1Tb(테라비트) TLC(Triple Level Cell) 9세대 V낸드' 양산을 시작한다고 23일 밝혔습니다. AI시대가 도래한 만큼 현재 업계에서는 AI기술에 핵심적으로 사용되는 고용량·고성능 낸드플래시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번 '9세대 V낸드' 양산을 시작으로 낸드플래시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공고히 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소 크기 셀(Cell)과 최소 몰드(Mold) 두께를 구현해 '1Tb TLC 9세대 V낸드'의 비트 밀도를 이전 세대 대비 약 1.5배 증가시켰습니다. 동시에 더미 채널 홀 제거 기술로 셀의 평면적을 줄였으며 셀의 크기를 줄이면서 생기는 간섭 현상을 제어하기 위해 셀 간섭 회피 기술, 셀 수명 연장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해당 제품은 더블 스택(Double Stack) 구조로 구현할 수 있는 최고 단수 제품으로 '채널 홀 에칭(Channel Hole Etching)' 기술을 통해 한번에 업계 최대 단수를 뚫는 공정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켰습니다. '채널 홀 에칭'은 몰드층을 순차적으로 적층한 다음 한 번에 전자가 이동하는 채널 홀을 만드는 기술입니다. '9세대 V낸드'는 차세대 낸드플래시 인터페이스인 'Toggle 5.1'이 적용돼 8세대 V낸드 대비 33% 향상된 최대 3.2Gbps의 데이터 입출력 속도를 냅니다. 삼성전자는 이를 기반으로 PCIe 5.0 인터페이스를 지원하고 고성능 SSD 시장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또한 '9세대 V낸드'는 저전력 설계 기술을 탑재해 이전 세대 제품 대비 소비 전력이 약 10% 개선됐습니다. 허성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Flash개발실장 부사장은 "낸드플래시 제품의 세대가 진화할수록 고용량·고성능 제품에 대한 고객의 니즈가 높아지고 있어 극한의 기술 혁신을 통해 생산성과 제품 경쟁력을 높였다"며 "9세대 V낸드를 통해 AI 시대에 대응하는 초고속, 초고용량 SSD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삼성전자는 'TLC 9세대 V낸드'에 이어 올 하반기 'QLC(Quad Level Cell) 9세대 V낸드'도 양산할 예정으로 고용량·고성능 낸드플래시 개발을 지속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