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뉴스 이종현 기자ㅣ반도체 산업에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던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한 한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투자 의견을 상향 조정했습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의하면 모건스탠리는 21일(현지 시간) 발표한 '메모리 슈퍼사이클-AI 수요가 메모리 전반을 견인한다' 보고서에서 한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투자 의견을 기존 '시장 평균 수준(in-line)'에서 '매력적(attractive)'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메모리 업종 '최선호주(Top Pick)'으로 꼽으며 목표주가를 기존 8만6000원에서 9만6000원으로 12%나 올렸습니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를 통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둘러싼 기회가 업계 전반의 성장률을 상회하고 있으며 AI 서버와 모바일 D램 수요 확대에 따라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세도 탄력을 받는 중"이라며 "2026년 메모리 시장에 상당한 수요-공급 불일치를 야기하며 가격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지난 4월 모건스탠리는 '빙산이 다가온다', '겨울이 다가온다'와 같은 표현과 함께 반도체 시장에 대한 비관론을 제시하며 '반도체 저승사자'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불과 5개월 만에 비관론에서 낙관론으로 180도 돌아선 것입니다.
이러한 모건스탠리의 태세 전환 배경에는 AI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모건스탠리의 애널리스트들은 AI 수요가 업황 둔화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면서 AI 관련 서버 및 모바일 D램 수요의 증가로 올해 4분기 D램 평균 판매 단가(ASP)가 9%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4월을 기점으로 강력한 AI 성장이 새로운 기술 사이클을 견인하고 있다"라고 분석하며 'AI 슈퍼사이클'이 다가온다고 진단했습니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SK하이닉스[000660]에 대해서도 기존 '중립(Equal-weight)'에서 '비중 확대(Overweight)'로 투자 의견을 상향 조정했으며 목표 주가도 26만원에서 41만원으로 58%나 올렸습니다.
국내 증권사들도 잇따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상향하고 있습니다. 4곳의 증권사가 목표가를 조정했으며 이 중 미래에셋증권이 11만1000원으로 가장 높은 목표가를 제시했습니다. 한화투자증권과 IBK투자증권, SK증권 등도 삼성전자 목표 주가를 11만원으로 올렸습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빠른 메모리 가격 회복에 따라 삼성전자의 내년 D램 평균판매단가(ASP) 상승률을 6.2%포인트 상향 조정했다"라며 "HBM4(6세대 HBM)와 1c 나노미터(nm) 공정 전환으로 공급은 여전히 제한적이며 세트 수요가 회복되면 메모리 가격 강세는 장기화될 수 있다"라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