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뉴스 이종현 기자ㅣ국내 게임사 직원들이 직원이라는 위치를 악용하는 사례가 계속해서 발생해 인게임 공정성을 해침에 따라 게임사의 고민거리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최근 넷마블[251270]이 서비스 중인 'RF 온라인 넥스트'에서 내부 직원이 권한을 이용해 고가의 게임 아이템을 무단으로 제작 및 판매해 금전 이득을 취하다가 적발됐습니다.
'RF 온라인 넥스트'의 제작진은 10일 공지사항을 통해 "내부 직원의 비정상 아이템 판매라는 충격적이고 죄송스러운 사건을 확인했다"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넷마블 자회사 넷마블엔투가 개발한 'RF 온라인 넥스트'는 지난 3월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출시 이래 앱 마켓 매출 순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게임입니다.
적발된 직원은 넷마블엔투 개발실 소속으로 게임 내에서 거래 가능한 아이템인 '+10 반중력 드라이브'를 게임 데이터베이스(DB)에 직접 접근해 강화 수치를 10으로 임의 조작해 만들어 총 16개를 판매했습니다. 이를 통해 얻은 인게임 재화를 현금화해 500만원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넷마블은 확인 즉시 해당 직원을 업무에서 배제하고 사용한 계정을 영구 정지·압류했다고 히며 A씨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 향후 부당 행위에 대한 민·형사 조치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게임사 직원이 권한을 악용하는 사례는 이전부터 있어 왔습니다. 지난 2023년 10월에는 카카오게임즈 직원이 MMORPG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업데이트 정보를 자신이 소속된 길드에게 공유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를 통해 직원이 소속된 길드는 경쟁 길드와의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으며 인게임 재화를 '사재기'한 등 의혹을 샀었습니다.
카카오게임즈의 조사 결과 해당 직원이 업데이트 정보를 유보한 것은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해당 직원을 업무에서 배제한 후 계정을 압류 및 영구 정지하고 징계를 준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3월에도 스마일게이트의 임직원이 자사의 MMORPG '로드나인'의 캐릭터 정보 등을 유출해 인게임 공정성을 망가뜨리기도 했습니다. 해당 직원은 권한을 통해 일부 업데이트 사전 정보와 라디언트(게임 내 서버의 이름)의 일부 유저 캐릭터의 정보를 조회, 자신의 지인에게 공유했습니다. 지인은 공유받은 정보를 길드원과 공유해 인게임 전투와 상품 구매 등에서 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게임사의 직원이 권한을 악용하는 사례는 유독 MMORPG, 그 중에서도 소위 '리니지라이크'라 불리는 상대 경쟁 MMORPG에서 많이 나타납니다. 유저들 사이의 분쟁과 PVP(플레이어 간 전투), 대규모 전쟁이 메인 콘텐츠인 만큼 특정 길드에만 내부 정보가 전달되면 그 이득이 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게임 콘텐츠 특성상 상대보다 스펙을 올리기 위해 많은 과금을 해야하는 만큼 이렇게 공정성을 해치는 정보 유출과 아이템 복사는 게임의 근간 자체를 흔들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문제는 이를 막는 것이 게임사 입장에서도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카카오게임즈는 향후 직원 관리 및 교육, 중요 정보에 대한 열람 권한 최소화 등 조치를 하겠다고 했으며 서비스 담당자의 길드, 커뮤니티, 오프라인 모임 등의 활동을 제한하고 관리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게임을 서비스하는 회사의 직원인 이상 자사의 게임을 플레이하지 않을 수 없으며 리니지라이크라는 장르 특성상 길드에 소속되어 플레이하는 것은 주요 콘텐츠로 참여가 필수입니다. 그 과정에서 직원들의 게임 아이디와 커뮤니티 활동을 제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 외에 정보 유출의 경우도 오프라인에서 구두로 전달하는 등 증거를 남기지 않는 방식으로 정보를 공유할 경우 이를 추적하는 것 역시 쉽지 않습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아이템 복사 등 프로그램상 증거가 남을 수 있는 행위는 어렵지만 단순한 업데이트 등 내부 정보를 외부로 유출하는 행위는 그리 어렵지 않다"라며 "상대 경쟁이 핵심이며 매출의 근원지인 게임에서 이는 치명적이기에 이를 방지하기 위한 확실한 대비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