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자동차보험에서 한방진료비로 나가는 보험금이 매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자동차보험에서 양방진료비로 지급된 보험금 규모는 줄어든 반면, 한방진료비는 오히려 늘어 향후 한방진료비 급증으로 인한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보험개발원은 올해 업무계획으로 '자동차보험 한방진료비 안정화 방안'을 포함했다. 전체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한방진료비 지급현황 통계를 분석해 진료비 급증 원인을 찾고, 개선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자동차보험 한방진료비 증가율은 32.7%(2014년 대비)로 양방진료비 증가율(3.8%)보다 8.6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사고 후 한방으로 진료를 받는 경우 한방첩약, 약침술, 추나요법, 물리요법(물리치료) 등이 대표적인 진료항목이다.
자동차보험에서 양방진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한방진료비보다는 3배 가량 높지만, 한방진료비 증가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전체 자동차보험 진료비 중 양방진료비 비중은 지난 2014년 81%에서 2015년 77%로 줄어든 반면, 한방진료비 비중은 2014년 19%에서 2015년 23%로 늘었다.
같은 기간 자동차보험의 한방 통원진료비는 2797억원으로 양방 통원진료비(2527억원)를 추월했다. 특히 최근 들어 경미한 사고로 인한 진료의 경우 약침술이나 추나요법, 한방물리요법 등의 진료를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해당 진료항목은 건강보험에서 비급여지만, 자동차보험에선 진료수가로 인정되고 있다.
한방진료비 증가로 자동차보험의 전체 진료비도 함께 늘어나 향후 자동차보험 손해율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방진료에 대한 니즈가 많아졌지만, 진료수가(진료비용)은 의료기관별로 천차만별이어서 지급 규모가 지금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방 추나요법이나 한방 첩약, 약침술 등은 의료기관별 진료 수가가 정해져 있지만, 양방에서 물리치료와 비슷한 한방물리요법의 경우는 따로 진료수가가 나와 있지 않다. 특히 한방물리요법의 경우 주로 여러 차례 묶음 형식이면서 통원을 통해 진료받기 때문에 통원진료비에 해당된다.
이런 가운데, 보험개발원이 올해 자동차보험 한방진료비 통계 분석을 한다는 계획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손보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동차보험 한방진료비 통계분석을 통해 증가 원인과 문제점을 찾아낸다는 방침이다.
향후 보험개발원은 문제점에 대한 개선방안을 제시한다는 목표다. 구체적으로는 의료기관 종별, 지역별, 상해등급별 등 다양한 각도에서 양·한방 진료비 비교분석을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보험개발원 자동차보험 담당자는 “현재 한방의 경우 비급여 항목에 대한 예외적인 부분이 많아 항목별로 진료비가 차이가 너무 크다”면서 “올 상반기 자동차보험 지급 통계를 바탕으로 분석을 하고 가을쯤 분석결과가 나오는 것을 토대로 향후 개선방안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금융감독원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무엇보다 보험업계가 한방진료비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합리적인 대책에 마련되려면 향후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비급여 항목에 대한 협의 등도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의견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진료비 정비 등은 과거 수 년간 쌓은 데이터 중 신뢰성 있는 통계를 바탕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히 교통사고로 인한 의료 이용자들 대상이기 때문에 선의의 피해자가 없어야 하는 등 장기적으로 신중하게 대책 마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