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뉴스 문승현 기자ㅣ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3일 올해 상반기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 기준금리(연 3.50%)를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연 3.50% 기준금리는 지난해 2월부터 조정없이 11차례 연속으로 동결됐습니다.
이날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물가상승률이 둔화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성장세 개선, 환율변동성 확대 등으로 물가의 상방 리스크가 커졌다"며 "지정학적 리스크도 지속되고 있는 만큼 현재 긴축기조를 유지하면서 대내외 정책여건을 점검해 가는 게 적절하다고 보았다"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2월(3.1%), 3월(3.1%) 3%대를 유지하다 4월(2.9%) 들어 석달만에 2%대로 내렸지만 한은이 목표로 제시하는 2%와 거리는 여전합니다.
금통위는 "물가상승률 둔화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물가전망의 상방 리스크가 커진 상황이기 때문에 물가가 목표수준(2%)으로 수렴할 것으로 확신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진단했습니다.
한은은 이날 내놓은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및 근원물가 상승률 예상치를 2월 전망 당시와 같은 2.6%, 2.2%로 유지했습니다.
금통위는 국내경제에 대해 "수출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소비는 2분기중 조정됐다가 하반기 이후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2.5%로 0.4%포인트(p) 상향조정했습니다.
이와 함께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하반기중 금리인하 기대가 있는데 물가가 상방압력을 받고 있다"며 "하반기중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그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은 지난 4월에 비해 훨씬 커졌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2.4%로 내려가는 트렌드가 잘 확인되면 금리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면서도 "금리인하 시점을 확인하고 그 다음 폭을 생각해야 할 텐데 인하시점의 불확실성이 커서 아직 거기까지 논의를 안 했다"고 밝혔습니다.
반대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선 "물가가 확실히 오르면 인상을 고려해야겠지만 현 상황에서 가능성이 제한되지 않나 파악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