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김대웅 기자ㅣ코스닥 상장사 뉴인텍이 대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 청약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대주주가 자신의 몫으로 배정된 신주인수권(워런트)을 팔아 현금화하자 주주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유증은 기존에 발행한 전환사채(CB) 상환 등을 위해 주주들을 상대로 자금을 조달하는 건이다.
사업 부진으로 급격히 악화한 재무 부실을 타개하기 위해 주주들에게 손을 벌렸지만 정작 대주주의 참여는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유증 이후 상장되는 신주의 규모(현재 발행된 총 주식수의 70% 수준)가 상당해 오버행 이슈도 불거지고 있다. 물량 부담과 주당 가치 희석 우려에 최근 주가는 급격한 하락세다.
7일 금융감독원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뉴인텍은 지난 4일 발행 조건이 확정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이고, 주당 1255원의 신주 2080만주를 추가로 발행해 261억원을 모집한다는 내용이다. 당초 주당 1688원, 총 350억원을 모집하려 했지만 주가 하락 등으로 인해 규모가 축소됐다.
예정대로 자금이 모이면 대부분 부채 상환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 뉴인텍은 재작년 7월 200억원 규모의 CB를 아이온자산운용 등을 상대로 발행했다. 발행 당시보다 주가가 반토막 수준으로 내려와 있어 사채권자의 상환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지분율대로라면 대주주 측은 이번 유증에서 50억원 이상의 자금을 넣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25억원 또는 그 이하 수준에 그치며 지분율 하락과 경영권 약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회사는 투자설명서를 통해 "이는 최대주주 배정주식수의 35.9%에 해당하는 물량이므로 지분율 희석 후 최대주주의 지분율은 14.64%, 특수관계인 포함 시 15.31%로 감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참여율은 예상 참여율이며 최대주주가 증권신고서 효력발생 이후 예정대로 유상증자를 참여하지 않을 경우, 본 지분율은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못박았다.
실제로 대주주인 장기수 뉴인텍 대표는 지난달 유상증자 신주인수권 412만여주를 부여받은 뒤 212만여주를 주당 567원에 팔아넘겼다. 이 중 일부인 102만여주를 엔에이치헤지자산운용이 매수했다. 다만 엔에이치헤지자산운용은 이 가운데 74만여주를 곧바로 주당 308원에 장내매도했다. 수익률로 따지면 하루만에 46%의 손실을 본 것이다.
커패시터(축전기) 제조업체인 뉴인텍은 수익성 악화로 적자 상태가 길어지고 있다. 지난해 4개 분기 내리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올 1분기에도 10억원 이상의 손실을 냈다.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360%를 넘어서고 있고,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543억원)가 유동자산(380억원)보다 커 재무 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다.
회사는 지난해부터 독일 완성차 기업을 새로운 고객으로 확보하는 등 공급처 다변화에 성공했다고 알리고 있지만 실적과 재무 상태는 여전히 악화일로다. 뉴인텍은 지난 2019년 9월 오랜 적자로 재무 부실이 심화하자 3대 1의 무상감자를 실시하며 가까스로 재무 위기를 넘긴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대주주 개인회사에 대한 거액의 대여금도 논란이 되고 있다. 1분기 말 기준 뉴인텍은 앤씨엠에프라는 법인을 상대로 34억원의 대여금과 1139만원의 미수이자가 잡혀있다. 앤씨엠에프는 장 대표와 그의 가족들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다. 이는 상장법인의 신용공여 금지 관련 상법을 위반한 사항이다. 회사 측에서도 "대표이사 및 이사 등에 대한 사법조치 가능성이 있다"고 투자설명서를 통해 경고했다. 그러면서 "지난 6월 22일자로 앤씨엠에프 관련 총 34억원의 대여금을 전액 상환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규모 유증은 KB증권이 대표주관사를 맡았다. 실권주가 발생하면 잔액 인수의 10% 수수료를 받고 주관사가 인수하기로 했다. KB증권은 뉴인텍의 지난 15회차 CB 발행 당시에도 신탁업자로 156억원 규모로 참여한 바 있다.
한편, 지난달 중하순까지만 해도 2000원을 넘나들던 뉴인텍 주가는 이달 들어 하락을 거듭하며 1600원대로 내려섰다. 지난 한주 동안만 20% 넘는 하락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