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뉴스 문승현 기자ㅣ금융당국이 금리 상승기 중 대출자의 금융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기준금리로 하는 신용대출상품 개발을 검토합니다.
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개선 TF 제7차 실무작업반 회의가 열렸습니다.
이번 회의에서는 금리인상기에는 대출금리가 빠르게 오르는 반면 금리인하기엔 대출금리 하락폭이 크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 은행권 금리산정체계 정비방향이 다뤄졌습니다.
특히 차주의 시장금리 변동리스크 완화를 위해 코픽스를 기준금리로 하는 신용대출상품 개발·취급 확대방안이 논의됐습니다. 코픽스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으로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작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현재 신용대출은 85% 이상이 대출 기준금리로 은행채나 양도성예금증서(CD) 등 단기 시장금리를 활용합니다.
금융당국은 "2021년 6월부터 작년 11월까지 신규취급액기준 신용대출 대출금리는 약 410bp(1bp=0.01%포인트) 즉 4.1%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시장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하는 경우 이러한 변동이 대부분 차주 부담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코픽스와 연동한 신용대출상품 개발에 대해 일부 은행은 적극 호응했고 일부는 내부적으로 개발 가능한지 확인해보겠다고 한다"며 "모든 은행이 관련 상품을 출시하지는 않더라도 몇몇 상품이 출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TF는 대표적인 가계대출 상품인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선 '고정금리' 대출비중을 확대하고 변동성이 작은 신잔액 코픽스 기준 상품의 안내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은 반기별로 이뤄지는 은행별 자체 금리산정 점검 때 대출금리 조정·변동의 일관성과 합리성을 주요항목으로 관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합니다.
금융위·금감원이 은행연합회와 공동으로 은행별 점검결과를 비교·분석하거나 금리 인상·인하기 은행이 취급하는 대출의 기준금리, 가산금리, 우대금리를 시계열로 비교·분석할 수 있도록 공시항목을 세분화하는 방안도 거론됐습니다.
대출금리 구성항목 중 하나인 가산금리 산정근거도 면밀하게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금융당국은 가산금리 산출에서 합리적 사유없이 은행별로 편차가 크거나 과도하게 계상되는 것은 없는지 점검하고 필요시 '은행권 대출금리 모범규준'을 개정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TF 회의 참석자들은 금리산정체계 점검이 일종의 '가격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치며 은행권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대출금리 기준을 CD, 은행채, 코픽스 등으로 설정하는 과정에서 금융소비자의 선택권이 실효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점검·정비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습니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TF 회의에서 "은행의 금리산정 자율성을 과도하게 침해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금리산정이 합리적이고 일관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적극 공개하는 노력이 중요하다"며 "대출금리 산정체계 합리성 제고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산금리·우대금리를 재차 점검하고 개선할 점이 있는지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대출상품들이 상대적으로 금리변동 리스크에 많이 노출되어 있다"며 "금리변동의 진폭을 완화할 수 있는 다양한 금융상품을 개발하는 노력이 긴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