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용희 기자ㅣ"ESG 워싱의 네 가지 분류 중 그린 워싱이 통용되고 있으며, 세계경제포럼에서는 최근 몇 년간 전문가와 NGO 사이에서 그린 워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17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 페럼홀에서 열린 '인더뉴스 생존전략포럼-대전환 시대의 ESG 생존전략'의 세 번째 발제 강연자로 나선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정보를 최대한 공개하되 ESG 워싱을 차단하라'는 주제로 ESG 분야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는 '그린 워싱' 관련 현안과 대응책을 발표했습니다. 

이 사무국장은 "ESG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고 그에 맞춰 규제들이 신설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업들이 ESG 워싱 방지에 나서야 한다"는 말로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이 국장은 외신의 ESG 관련 보도량 증가를 근거로 ESG 워싱이 기업 생존 전략에 있어서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 국장은 구글 트렌드 검색 결과에서도 지속 가능성, ESG, CSR은 꾸준히 관심을 받으며 우상향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국장은 이와 달리 국내 구글 트렌드 검색 결과에서는 ESG를 제외한 지속가능성과 CSR에 대한 검색량이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국장은 "ESG와 CSR와 같은 용어들은 결국 지속 가능성에 대한 내용과 연결되어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추세를 따라가기보다는 지속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국장은 ESG 워싱의 배경으로 '자본의 이동'을 들었습니다. 그는 자본의 대이동 없는 사회 변화는 존재 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ESG에 자본이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국장은 글로벌지속가능투자연합이 발표한 글로벌 지속가능투자자산(GSIR)을 인용하며 2020년 기준 ESG관련 투자 규모가 35조3000억달러로 조사됐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전세계 운용 자산의 35.9%를 차지하는 수치입니다.

독일의 최대 상업은행이자 투자은행인 '도이치방크'는 2035년까지 지금과 동일한 수준의 ESG 규제가 이어질 경우 ESG관련 투자 규모가 160조달러로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 자료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 국장은 국내에서도 ESG 관련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2022년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이 내놓은 한국 ESG 금융백서에 따르면 2021년 6월을 기준으로 ESG 투자, 대출, 금융 상품, 채권 발행 규모가 787조원으로 나타났습니다. 2017년 216조원, 2019년 402조원 대비 성장세를 보이는 수치입니다. 

이 국장은 ESG 워싱의 배경으로 소비자의 변화도 꼽았습니다. 가치 소비를 의미하는 '미닝 아웃'을 포함하여 ESG를 중심으로 소비하는 추세가 나타났다는 설명입니다. 기업을 움직이게 하는 핵심 이해관계자가 투자자와 소비자이며, 매출과 직간접적으로 연결이 되어있는 ESG에 기업들의 관심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이 국장은 "ESG 워싱이 전 세계의 대전환으로 가속화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대전환'은 디지털 대변환을 주축으로 주주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배제적 성장에서 포용적 성장으로, 고 탄소 사회에서 탈 탄소 사회로 전환되고 있다는 현상을 나타냅니다.

이 국장은 ESG 워싱에 대해 '광고,마케팅,홍보의 수단으로 ESG를 활용하여 경제적 이득을 노리는 행위'로 정의내렸습니다. ESG 워싱을 하는 주체로는 정부, 기업, 비영리 기관을 꼽았습니다.

이 국장은 ESG 워싱을 크게 ▲그린 워싱 ▲블루 워싱 ▲브라운 워싱 ▲임팩트 워싱 등의 4가지로 나눠 설명했습니다.

그린 워싱은 친환경이라는 점을 과장하는 방식으로 경제적 이득을 노리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블루 워싱은 유엔의 상징 색깔인 파란색을 활용하여, 인권과 사회적 관행에 대해 실질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 경우를 말합니다.

브라운 워싱은 ESG 관련 성과를 축소하는 것을 뜻합니다. 투자자를 비롯한 이해관계자의 감시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과소 보고하는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임팩트 워싱은 금융에서 사용되는 용어입니다. 펀드, 채권 발행에서 ESG와 관련된 구체적인 기준이 없거나 투자가 환경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면을 과대 포장하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이 국장은 "ESG 워싱의 네 가지 분류 중 그린 워싱이 통용되고 있으며, 세계경제포럼에서는 최근 몇 년간 전문가와 NGO 사이에서 그린 워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국장은 캐나다의 친환경 컨설팅 회사 '테라 초이스'를 인용하며 그린 워싱의 유형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작은 속성에 기초하여 친황경적이라고 주장하는 '상충효과 감추기' ▲증거가 없는데 친환경이라 주장하는 '증거불충분' ▲너무 광범위하거나 무엇을 의미하는지 명확하지 않은 '애매모호한 주장' ▲소비자에게 중요하지 않거나 도움이 되지 않는 환경적 주장인 '관련성 없는 주장' ▲범주가 전체적으로 환경적이지 않을 때 그 범주에 있는 다른 제품과 비교해 더 친환경적이라고 주장하는 '두 가지 중 덜 악한 것' ▲사실이 아닌 점을 광고하는 '거짓말'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라벨을 사용하는 '허위라벨 부착' 등 7가지입니다.

이국장은 그린 워싱의 유형에 대해 세계 경제포럼에서는 두 가지로 정의내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선택적 공개와 상징적 행동입니다.

선택적 공개는 제품이 생산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친환경적인 속성만 부각하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상징적 행동은 의미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고 사소한 문제에만 주의를 기울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의류 산업에서 아동에 대한 실질적인 조치를 하지 않고 유니세프만 가입하는 일도 상징적 행동으로 분류됩니다.

이 사무국장은 "상징적 행동을 금융기관에서 흔히 살펴볼 수 있다"며 "유럽증권시장 감독청은 고의성 여부와 상관없이 금융상품의 특성, 목적이 지속가능한 위험과 영향을 반영하지 못하는 시장행위를 그린워싱이라고 정의내렸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사무국장은 ESG 워싱으로 인한 폐해로 ▲소비자 이해관계자 신뢰 저하 ▲기업에 대한 신뢰하락 시장질서와 ESG 생태계전반 교란 ▲녹색제품 개발의지와 투자저하 ▲환경,사회적 문제 심화 등을 꼽으며 "ESG 워싱은 문제 상황을 가중시키며 혁신을 어렵게 만들기에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사무국장은 ESG워싱 방지를 위해 영국의 '그린 클레임 코드' 사례를 바탕으로 진실성과 명확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2022년 발표된 '그린 클레임 코드'는 진실성, 명확성, 중요한 정보의 생략, 숨김 불가, 제품의 전체 수명주기 고려, 공정하고 의미있는 비교, 입증 가능성을 6대 원칙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ESG 워싱을 막기 위한 '표시 광고법'과 '환경 기술 산업법'이 있습니다. 거짓 광고의 표시 광고, 기만적인 표시 광고, 부당하게 비교되는 표시광고, 비방적인 표시 광고 등을 금지합니다. 이 국장은 "국내 환경 관련 표시 광고에 관한 심사 지침은 강제성이 충분하지 않아서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사무국장은 기업의 차원에서 ESG 워싱을 방지하기 위해선 '공시'가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기후 공시 의무화를 올해 4월에 최종 발표했고,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역시 ESG워싱 관련 지침을 발표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내에서도 공시와 관련해 ESG 정보 공개 의무화를 추진중입니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자산 규모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에 적용이 됐습니다. 환경과 사회에 대한 부분은 2025년부터 시작해서 2030년까지 코스피 상장사 전체에 적용이 될 예정입니다.

이 사무국장은 국내 ESG 정보 공개 의무화와 관련, "코스닥, 비상장사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유럽이나 다른 나라에 비해 공개 시점이 늦다는 비판이 존재한다"고 환기했습니다. ESG 워싱을 방지하기 위한 분류 체계의 필요성도 강조했습니다. 자본을 투입시키기 위해 녹색 경제 활동 기준을 명확하게 하는 작업이라는 설명입니다.

이 사무국장은 ESG 워싱을 방지하기 위한 정부 사회적 차원의 노력에 대해서 "은폐, 조작을 방지하기 위해선 정보 비대칭 해소가 필요하다"면서 "지속 가능 금융을 위한 공시 규제와 녹색 제품 정보제공 및 구매처 확대에 나서고 지속 가능소비 교육을 활성화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한국만의 녹색 분류체계와 같이 자체적인 체계를 구축하고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사무국장은 사회적 협의체 구축의 바람을 나타냈습니다. 그린 워싱이나 ESG 워싱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 금융기관, 기업, 소비자, 시민 사회 등으로 구성된 협의체를 구성해 사회적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것입니다. 

이 사무국장은 ESG 워싱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의 노력에 대해서는 "경영전략에 ESG를 전면적으로 포함하여 ESG 사업 모델 개발로 수익 연결고리 만들어야 한다"면서 "ESG를 임원 성과 보상체계로 연동시키고 이해관계자 관점에서 ESG 정보를 정확하고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말로 발제 강연을 마무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