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최근 한 생명보험사가 새롭게 출시한 장기요양보험(간병보험)의 이름이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상품명이 어법상 매끄럽지 않아 상품의 주요 특징을 명확하게 나타내지 못 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4일 '예방하자, 장기요양보험' 상품을 시장에 내놨다. 이 상품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장기요양등급에 따라 보험금이 차등 지급되는 간병보험이다. 특히 요양등급을 1~3등급까지 확대해 최고 2000만원을 일시금으로 지급한다.
미래에셋생명의 이번 상품은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치매와 같은 노인성질환에 걸렸을 때 드는 간병자금을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개발됐다.
그런데 '예방하자, 장기요양보험'라는 상품명과 관련해 일각에서 다소 이상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치매 혹은 중증질병을 진단받을 때 드는 치료비와 간병비를 지급하는 것이 주요 보장내용인데, '예방하자'라는 표현을 사용한 게 어색하다는 의견이다.
상품명인 '예방하자 장기요양보험'은 크게 두 가지정도로 읽힐 수 있다. 첫번째는 '장기요양(간병)을 예방하자'인데, 장기요양은 보험으로 예방할 수 있는 게 아니다(가능하다고 해도 곤란하다). 두번째로는 '보험을 예방하자'인데, 이 역시도 마찬가지다.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예방하다'는 '질병이나 재해 따위가 일어나기 전에 미리 대처하여 막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비슷한 단어로는 '방지하다', '막다' 등이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계약이 이뤄지기 전에 먼저 상품명을 보고 어떤 상품인지 감을 잡게 된다”면서 “해당 상품이 장기요양을 보장하는 보험으로 보이기는 하는데, '예방하자'라는 단어가 사용돼 상품의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방해가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생보사 간병보험 가입자는 “상품명을 처음 봤을 때 무슨 질병 예방 캠페인같은 느낌이 들었다”면서 “한참을 들여다 본 후에야 보험으로 (간병자금을)미리 준비하자라는 뜻이라는 걸 파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상품명은 보험 자율화가 시행되기 전 금융당국도 엄격하게 들여다 봤던 사항이다. 자난해 금감원은 한 생보사에서 출시한 종신보험의 이름이 모호하다는 이유로 "상품의 내용을 보다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변경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미래에셋생명은 '예방하자'는 단어는 미래에셋생명의 건강보험을 알리는 일종의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과거 '예방하자, 암보험'라는 상품이 이미 출시됐고, 이어 두 번째로 '예방하자, 장기요양보험'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네이밍을 통일되도록 했다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예방하자 브랜드는 과거 상품명에 대한 전문가 컨설팅을 통해 결정된 사안이다”며 “보험상품은 상품을 명확히 설명하면서 회사의 브랜드적인 기능을 갖춰야 하는데, 이번 상품의 경우 보험가입을 통해 장기간병 리스크를 예방하자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