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지난 2일 금융감독원 내부와 금융업계가 술렁거렸다. 올해부터 바뀌는 금감원의 감독규정에 따른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이날 이뤄진 것.(본지 2월2일자 <‘소비자보호 강화’..금감원, 조직개편 단행> 참조)
사실 금감원의 조직개편은 작년 감독체제가 사전규제에서 사후감독으로 바뀐다고 예고된 순간부터 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감독체계가 바뀌면서 일부 조직이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는데, 해당 부서를 위주로 업계 관계자들 입에 오르락내리락 했다.
일각에서는 금감원이 그동안 실시해 왔던 수많은 검사와 감독관행을 버리고 사후감독 체제를 유지할 지에 대해 반신반의했다. 금감원은 여러 차례에 걸쳐 새해부터 바뀌는 감독규정을 언론을 통해 발표하면서 업계를 안심시키는 등 진풍경를 자아내기도 했다.
금감원의 이번 조직개편은 새롭게 바뀌는 감독규정에 따라 달라졌다. 금감원 전체 조직으로 봤을 때는 큰 변화는 아니었지만, 소비자보호 부서가 크게 개편되면서 대거 인사 이동으로 이어졌다. 동시에 이번 인사에서 국·실장 보직의 88.5%가 변경됐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단연 소비자보호 조직 개편안이었다. 현재 3개국 2실로 구성된 소비자보호부를 6개국 3실로 2배 가량 규모를 확장했다. 기존 불법금융대응단을 보험사기대응단으로 재편해 보험사기 적발에 집중했다. 상품감독국을 축소하고, 건전심사와 준법검사팀을 강화했다.
개편안에 따른 국장 인사 이동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축소된 부서로 보직 발령이 난 부서장과 신설된 부서로 선임된 국장 사이에선 묘한 기류가 흘렀다. 부서 규모가 축소·확대된 만큼 부서장의 행보도 달랐다. 이런 가운데 일부 국장은 이번 인사이동 명단에서 빠져있기도 했다.
지난 3일 열린 금융위-금감원 합동 업무설명회 자리에서도 금융사 CEO들과 미리 인사를 나누는 일부 국장의 모습도 포착됐다.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간담회 자리에서 앞으로 맡게 될 부서에 대해 설명하는 등 담소 형식의 인사를 나눈 것.
금감원 내부 출신 중 첫 여성 실장이 탄생하기도 했다. 이화선 기업공시제도 실장은 금감원 출범 17년 만에 승진한 첫 여성 부서장이 됐다. 또 주요 부서 중에서는 소비자보호 부서 규모가 커짐에 따라 관련 부서로 보직 변경된 담당 실무자에 힘이 실릴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외부에서 파견 근무하던 부서장 중 일부는 다시 본원으로 복귀했다. 내부에서는 누가 어느 실무팀으로 발령받았는지 여부가 관심거리였다. 또 이번 조직개편에서 외부로 발령받은 부서장의 경우도 해외 주재원인지 국내 파견직인지에 대한 관심도 있었다.
출입 기자들 사이에서는 공보실 인사가 가장 큰 관심의 대상이었다. 과거 공보실에서 일한 적 있으면서 해외 주재원에서 복귀한 인물이 새로운 부서장으로 선임됐다는 소식에 해당 부서장과 친분관계가 있는 기자들 사이에 잠시 인물평이 나돌기도 했다.
앞으로 이달 안에 팀장급 인사부터 나머지 검사역·조사역에 대한 인사가 단행될 예정이다. 특히 팀장들 사이에선 국장급 인사가 가장 큰 화두다. 한 부서에서 국장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경우 국장의 보직 이동에 따라 팀장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이번달에 팀장부터 나머지 조직원에 대한 인사를 마무리 지을 예정인데, 국장급 인사로 인해 자리가 빈 부서장 자리는 일부 팀장이 메울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새로운 감독규정에 맞춰 감독원도 조직도 변해야 하는 시기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통 금감원 인사가 나면 금융업계에서도 각 업권별 부서장이 누구인지 파악하느라 분주하다”며 “이번 인사의 경우 인사 이동이 큰 폭으로 이뤄져 당분간은 업무 파악과 함께 금감원 내부 분위기 파악하는 데 정신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