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KB손해보험이 KB금융지주로 편입된 지 4개월 만에 인력 효율화를 위한 작업에 나선다. 근속년수 10년 이상 된 직원 중 성과가 낮다고 판단된 ‘저성과자’ 대상으로 사내 사이버과정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중 일부 직원이 사이버과정 이수를 거부하고, 전직지원 프로그램을 신청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실상 인력감축을 위한 희망퇴직을 강요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지난 19일부터 일부 성과가 낮은 인력을 대상으로 사내 사이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2명이 전직지원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사실상 희망퇴직을 접수한 것이다.
사내에서 ‘저성과자’로 분류되면 사이버 교육과정을 하루 8시간, 2개월 동안 이수해야 한다. 강의를 듣는 도중 수시로 레포트를 제출해야 하며, 시험에서 80점을 넘어야 통과가 된다. 만약 평균 점수를 넘지 못하면 징계를 받는 등 추가 조치가 이뤄진다.
KB손보 노조 관계자는 “강의 내용은 경영과 회계 등 아주 기초적인 것으로 무한 반복된다”면서 “말도 안되는 내용의 강의를 들으라고하는 것은 명목상 교육 프로그램이지 사실은 희망퇴직을 권고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실제 지금까지 2명이 전직지원 프로그램을 신청해 사실상 희망퇴직 수순을 밟고 있다. 다만, 전직 지원금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김병헌 KB손보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8월 기자간담회에서 하반기 중 인력 효율화를 위한 작업이 있을 것으로 예고했다.
이날 김 대표는 “각 직원의 제몫하기 캠페인을 통해 인력 생산성을 높이려고 한다”면서 “회사내부 고과평가를 통해 성과가 낮은 직원은 역량 향상 교육을 받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각 부서의 임원과 팀장이 각 팀원들에 대한 평가를 하고, 또 직원들간 상호평가를 통해 팀의 기여도 등에 대해 고루 평가하는 방식이다. 이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게 된 직원은 사이버 교육과정에 참여해야 한다.
이에 앞서 KB손보는 지난 7월부터 두 달간 외부 컨설팅 업체로부터 조직체계과 인사에 대한 집중적인 점검을 받았다. KB금융그룹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조직 내 시스템이나 인사평가제도 등에 대한 점검을 통해 KB조직문화로 변화를 꾀한다는 이유에서다.
인사평가에 대한 최종 진단 결과는 지난달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인력효율화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희망퇴직 신청자가 생겨나고 있어 고용안정 보장과 관련한 잡음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KB손보 측은 “일명 리챌린저 프로그램으로 부서 바꾸기를 희망하는 사람을 포함해 평가가 낮은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회사에서는 무턱대고 지방으로 발령내거나 부서로 옮기는 것보다 교육을 통해 한 번의 기회를 더 주려고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