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문정태 기자ㅣ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급속도로 축소됐던 보험업계의 기업인수합병(이하 M&A) 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M&A의 중심축은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의 보험사들이 담당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31일 보험연구원 김현경 연구원이 발간한 ‘최근 보험 산업의 M&A 동향과 특징’이라는 보고세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에는 아비바프랜즈생명(Aviva의 Friends Life) 인수를 포함한 295건, 하반기에는 359건의 M&A 거래가 발표됐다.
생명보험사는 수익성 제고를 위한 구조조정 목적으로, 손해보험사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대형화 전략으로 M&A를 추진하고 있다.
업권별 특성을 살펴보면 생보사들은 ▲규제 강화 ▲보험산업의 성장세 둔화 ▲저금리 시장 환경 등 경영환경 악화로 수익성이 낮은 사업부 매각을 결정했다.
일례로, 지난 2012년에 구겐하임파트너가 선라이프의 연금 사업부를 인수했다. 이어 2014년에는 글로벌 애틀랜틱 파이낸셜 그룹은 릴리아스타(ING의 연금사업부)를 매수하는 등 생보사 M&A 거래에서 사모투자회사, 헤지펀드 등 대체 투자자들의 참여가 증가했다.
로이즈와 버뮤다의 중소형 재보험회사들은 대형화 생존전략으로 M&A를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글로벌 재보험회사와의 경쟁 심화 ▲재난위험손실 증가 ▲원수보험회사의 재보험 수요 변화 등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인수합병에 나선 것이다.
RenaissanceRe의 Platinum Underwriter사 인수(2014), XL Group의 Catlin 인수(2014), AXIS capital사와 PartnerRe의 인수합병(2015) 등의 거래가 이루어졌다.
보험중개회사들은 대형화 전략 및 비용절감 효과를 위해 M&A를 활발하게 추진해 관련 M&A거래 규모와 건수가 크게 증가했다.
생보사의 M&A 거래규모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아시아와 남미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12%(2001~2007년)에서 41%(2008년~2014년)로 증가했다.
외국 투자자들은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의 동남아시아를 M&A 주요 시장으로 설정해 놓고 있다. 경제성장, 보험침투도의 증가, 인구 증가를 기반으로 성장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아시아 지역의 M&A 거래 유형은 유럽과 북미 보험회사들이 아시아 보험회사를 인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중국과 일본의 보험회사가 미국의 보험회사를 인수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실제로 중국 포선(Fosun) 투자회사는 2014년 미국 손보사 아이언쇼어(Ironshore)의 지분 20%를 4억6400만달러에 매입한 한 데 이어 올해에는 80%의 지분을 추가로 매입했다.
지난해 일본의 생보사 다이이치(Dai-ich)는 미국 시장 진출의 발판마련을 위해 프로텍티브(Protective)를 57억달러에 인수했다.
김현경 연구원은 “앞으로 M&A 거래는 규제변화, 다양한 투자자의 M&A 시장 참여, 신채널 수요, 보험회사들의 해외 진출 확대 등으로 인해 증가할 것”이라며 “보험사들은 매각을 통한 사업규모 축소 또는 인수합병을 통한 대형화를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디지털화로 인한 신채널 수요가 높아지면서 신채널 확대를 위한 M&A도 증가할 것”이라며 “중국과 인도의 규제완화와 올해 아세안 경제공동체 출범으로 아시아 M&A 시장의 활성화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