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유은실 기자ㅣKB금융과 신한금융이 올해 ‘리딩금융’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현재 분기별 성적으로는 KB금융이, 3분기까지 누적 순익 기준으로는 신한금융이 앞서 있어 남은 4분기 실적에 따라 올해 금융그룹 순위가 가려질 전망입니다.
◆ 코로나·디지털 등 ‘뉴노멀 시대’..리딩그룹 타이틀 선점 중요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올해 3분기 각각 1조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습니다. KB가 1조 1666억원으로 신한의 1조 1447억원을 앞질렀지만, 3분기까지 누적 순익은 신한이 723억원 더 많습니다.
이번 리딩금융 타이틀은 어느 때 보다 두 금융그룹에게 중요하다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코로나19 유행이 디지털·저금리 기조 확산으로 이어지며 금융그룹의 체질을 바꿨고, 사모펀드·충당금·채용비리 등 굵직한 이슈가 금융권을 휩쓸었습니다.
또 올해를 기점으로 두 금융그룹 모두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는 것이 금융업계의 분석입니다. 신한은 글로벌·자본시장 중심으로 성장했고, KB는 올해 8월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해 3분기 실적에 염가매수차익을 반영했습니다.
KB와 신한이 리스크를 안고도 올해 나란히 회장 연임을 결정했기 때문에 연임 후 첫 실적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흘러 나옵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올해 3월 연임에 성공했고, 윤종규 KB금융 회장도 현재 3연임 확정을 앞두고 있습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는 코로나19로 금융사를 둘러싼 대내외적인 환경이 눈에 띄게 변했다”며 “4분기 실적에 따라 누가 리딩금융 타이틀을 가져갈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4분기에도 ‘비은행’..충당금 적립 관건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4분기에도 비은행 부문 실적이 순위 경쟁에 주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대출 증가세는 지속되겠지만 금융당국이 신용대출 속도를 조절하는 만큼 4분기 실적부터는 ‘영끌’, ‘빚투’ 효과가 조금씩 떨어져 비은행 부문의 내실화가 더 중요해진다는 겁니다.
실제 KB증권의 3분기 누적 수수료수익은 작년 동기 대비 59.5% 증가한 6801억원, 신한금융투자는 43.8% 증가한 536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당기순이익은 각각 9.4%, 10.1% 줄었습니다.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마무리한 만큼 보험사 실적도 관전 포인트로 꼽힙니다. KB금융 계열 보험사의 3분기 누적 순익은 ▲KB생명 92억원(전년 대비 49.5% 감소) ▲KB손해보험 1866억원(20.2% 감소) ▲푸르덴셜생명 2420억(65.8% 증가)입니다.
신한금융 계열 보험사는 ▲신한생명 1713억원(56.0% 증가) ▲오렌지라이프 2133억원(0.8%증가)입니다.
연체률과 펀드 관련 충당금 적립도 관심사입니다. 실제 2분기에는 충당금 적립 영향에 따라 금융사 실적 순위가 결정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고, 코로나 장기화에 따라 연체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졌기 때문입니다.
대신증권은 KB금융의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KB금융은 분쟁 상품 관련 충당금 적립에서 자유롭고 바이러스 관련 충당금 적립 버퍼도 충분한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4분기에도 코로나 장기화 대응과 실물 경기 둔화에 따른 자산 건전성 악화 수준을 감안해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