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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회장, 주주 손에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실패...‘스튜어드십코드’ 첫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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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March 27, 2019, 11:03:46

2대주주 국민연금 반대로 사내이사 연임 무산..찬성표 64.1%에 그쳐
주총 현장 주주간 다툼으로 혼란..표결없는 일방적 진행에 문제 제기

 

인더뉴스 박경보 기자ㅣ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패배해 20년 만에 대한항공 경영에서 물러났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은 사회적 물의를 빚은 대기업 총수가 주주 손에 퇴진하는 첫 사례의 불명예를 떠안게 됐다.

 

대한항공은 27일 오전 9시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빌딩 5층 강당에서 제 57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등을 의결했다. 이날 주총의 최대 관심사는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여부였지만, 2대주주인 국민연금의 반대로 연임이 좌초됐다.

 

대한항공이 조 회장의 연임에 대한 주주(참석률 73.8%)들의 의견을 오전에 파악한 결과, 찬성은 64.1%, 반대는 35.9%였다. 이사 선임은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 특별결의사항이므로 해당 안건은 부결됐다.

 

조 회장의 대한항공 우호 지분은 33.4%이고 국민연금의 지분은 11.6%다. 국민연금에 이어 약 20% 가량의 외국 투자자 일부도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 실패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국민연금은 전날 오후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회의를 열고 4시간이 넘는 격론 끝에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을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270억 원 규모의 횡령 및 배임, 사기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조 회장이 대한항공 경영에 참여하면 기업 가치가 떨어진다는 게 국민연금의 판단이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대한항공은 즉각 입장자료를 내고 “국민연금의 사전 의결권 표명은 위탁운용사, 기관투자자, 일반주주들에게 암묵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신중한 판단을 내려야 했다”며 “사법부 판결이 내려지지 않았는데도, 무죄추정의 원칙이라는 법적 가치마저 무시하고 내려진 결정”이라고 반박했지만, 결국 주주 설득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은 지난 1999년 처음으로 대한항공 대표이사 회장직에 오른 뒤 20년 만에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기관 투자자가 주주권을 적극 행사하는 ‘스튜어드십코드’가 영향력을 발휘한 첫 사례이기도 하다. 다만 대한항공 대표이사직을 내려놓는 조 회장의 ‘회장’ 직함은 유지될 전망이다.

 

 

이날 주총은 조 회장의 사내이사 중임 안건을 놓고 주주 간 다툼이 벌어져 파행을 겪었다. 이사회 의장인 우기홍 대표이사는 주총 진행에 문제를 제기하는 주주들의 발언을 가로막으면서 혼란을 부채질 했다.

 

의결권을 위임받은 한 주주 대리인은 “현장에 있는 주주들의 선임 찬반을 묻고 속기록에 정확히 남겨야 한다”며 “현장에 있는 주주에 대한 의견 수렴 없이 찬반이 집계되는 것은 절차적으로 위법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몇몇의 소액주주들 역시 발언권을 얻어 의결권을 행사할 권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우 의장은 “반대표를 행사한 대주주인 국민연금 및 외국인 주식 수를 사전에 파악한 결과 부결시킨 것”이라며 “현장에서 표결을 진행하더라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전혀 하자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답변했다.

 

특히 조 회장 등 총수일가의 범죄행위에 대해 일부 주주들이 지적하자 다른 주주들이 욕설과 고성으로 가로막으면서 현장은 매우 어수선했다. 한 주주 대리인은 “일감몰아주기에 따른 사익편취 등 총수일가의 전형적인 황제경영으로 한진그룹과 대한항공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경영진을 비판했다.

 

또 다른 주주 대리인은 “조 회장이 회사에 270억원에 가까운 손해를 입힌 것에 대해 이사회가 어떤 조치를 했는지 알려달라”며 “막대한 손해에 대해 왜 감사가 이뤄지지 않았는지,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만들고 이사회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방안을 만들어달라”고 발언했다.

 

이에 맞선 다른 주주는 “주총은 안건에 대해서만 논의해야 하는데 아직 재판 중인 경영자에 대한 비판이 왜 나오느냐”며 “주총은 순서대로 간략하게 처리해야하고 비판은 안건이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이에 동의하는 일부 주주들이 고함을 지르면서 한동안 주총 진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한편 조 회장의 사내이사 중임 안건을 제외한 대부분의 안건은 모두 이견 없이 가결됐다. 특히 이날 임기가 만료된 김재일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대신 같은 소속의 박남규 교수가 사외이사 자리에 올랐다.

 

또 이날 결정된 이사보수 한도액은 50억원으로 전년과 동일하다. 이에 대해 한 주주는 “영업익이 6000억원 이상이 났다고 하지만 계열사 부당 지원 등으로 상당한 당기순손실이 발생하고 부채도 늘고 있다”며 감액을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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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보 기자 kyung2332@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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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 다음 날 에어컨 단다…쿠팡 배송 이어 설치도 ‘로켓’ 차별화

주문 다음 날 에어컨 단다…쿠팡 배송 이어 설치도 ‘로켓’ 차별화

2025.06.12 07:04:00

인더뉴스 이종현 기자ㅣ'로켓배송'으로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쿠팡이 '로켓설치' 서비스라는 차별화 포인트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2019년 쿠팡이 도입한 로켓설치는 쿠팡을 통해 가전제품이나 가구와 같은 대형 상품을 주문하고 구매자가 원하는 설치 날짜를 정하면 쿠팡이 설치 기사를 배정해 빠르게 설치해 주는 서비스입니다. 오후 2시 이전 주문 시 빠르면 다음 날, 늦어도 이틀 안에 설치가 가능하며 배송 및 설치 비용은 기본적으로 무료입니다. 최근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네이버[035420]가 자체 쇼핑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공개하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네이버가 업계 1위인 쿠팡의 아성을 위협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 사용자 확보 등의 문제로 상당 기간이 걸릴 것이라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4월 기준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는 출시 한 달 만에 사용자 443만명을 모으며 점유율 11.05%로 8위를 기록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줬습니다. 사용자 점유율에서 쿠팡은 3291만명을 확보하며 82%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해 큰 차이를 보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거래액을 기준으로 하면 격차는 보다 좁혀졌습니다. 지난해 온라인쇼핑몰 거래액은 총 242조원으로 이 중 쿠팡은 22.7%, 네이버는 20.7%로 각각 추산되며 근소하게 쿠팡이 앞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더해 네이버가 편의점 퀵커머스, 컬리와의 제휴 등으로 식품 배송 경쟁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당장은 아니어도 장기적으로는 쿠팡과 나란히 경쟁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입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 쿠팡의 로켓설치 서비스가 경쟁사와의 차별 포인트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여름과 같이 에어컨의 수요가 높아져 설치가 어려운 시기에도 1~2일 만에 에어컨 설치가 바로 가능하다는 점에서 높은 메리트를 가진 서비스라는 평가입니다. 실제로 서울 시내 삼성전자스토어, LG베스트샵 등 주요 가전 판매점에 문의해 본 결과 가장 빨리 설치할 수 있는 제품의 경우도 빠르면 일주일, 늦으면 3주 이상 소요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쿠팡이 이처럼 빠르게 가전 설치가 가능한 데에는 로켓배송을 통해 집약해 온 노하우 덕분으로 보입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로켓배송을 위해 자체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고 상품을 직매입해 빠른 배송 시스템을 구비할 수 있었다"라며 "로켓설치도 마찬가지로 에어컨과 같은 가전제품을 직매입해 주문을 받기에 주문이 들어오는 즉시 배송 준비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로켓배송으로 쌓은 데이터가 여름과 같은 성수기에 들여올 매입량을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입고시켜 물량 부족 사태를 방지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설치 문의가 증가하는 여름에는 배송뿐 아니라 설치 인력 확보도 중요합니다. 쿠팡은 '로켓 스페셜리스트'라 불리는 자체 전문 설치기사를 배정해 설치를 진행합니다. 한 설치업 종사자는 "쿠팡은 성수기에 외부 전문기사들도 추가적으로 투입해 설치 일정에 최대한 차질이 없도록 준비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량에 대한 선제적 입고를 진행하듯 외부에서의 설치 인력 확보도 선제적으로 준비한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로켓설치에 대한 이용 평가도 호평이 다수 입니다. 최근 로켓설치로 에어컨을 설치한 한 이용자는 "갑자기 더워져 에어컨 설치가 급한 상황이었는데 하루 만에 에어컨 구매부터 설치까지 끝나 편리했다"라고 전했습니다. 로켓설치에 입점해 있는 한 에어컨 대리점 관계자는 "거의 대부분의 설치가 일정에 어긋나지 않고 진행된다"며 "여름과 같은 성수기에 특히 찾는 고객들이 많아지는 편"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쿠팡은 로켓설치를 통해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와 같은 가구뿐 아니라 러닝머신, 실내자전거와 같은 대형 스포츠기구부터 타이어까지 설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로켓설치 서비스의 범용성을 넓혀나가 배송뿐 아니라 설치 영역에서도 쿠팡이 독자적 영역을 구축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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