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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칼럼

‘기레기’ 될까 겁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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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April 28, 2014, 14:04:16

[언론고시특강] ㉒언론인으로서의 비전

언론계 입문을 위한 지상 특강. 국내 유일, 국내 최다 12만명의 회원수를 자랑하는 <언론고시카페-아랑>의 운영진의 협조를 받아 <인더뉴스>의 청춘 독자들께 촌철살인 언론사 취업팁을 전합니다. [편집자주]

 

[아랑카페 운영자]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기레기라는 말이 널리 퍼졌다. 이는 직업병에 매몰돼 취재원에 대한 배려나 보호를 하지 않고 선정적인 보도를 일삼는 기자들을 비하하는 말이다. ‘기자+쓰레기가 어원이라고 하니 말 다했다. 현직 언론인으로, 또 언론인 지망생 카페의 운영자로 너무나도 가슴 아픈 일이기도 하다.

 

단원고의 한 고교생은 이번 일을 겪으면서 기자가 되겠다는 꿈을 버렸다. “인간이 지녀야 할 기본적 양심과 신념을 뒤로 한 채 죽을 만큼 힘든 유가족들과 실종자 가족들, 애타게 기다리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큰 실망과 분노를 안겨줬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 역시 사회부에서 활동하던 시기 많은 참사를 겪으면서 사람들의 아픔을 취재해 왔다. 하지만 취재가 그리 달갑지 않은 사람들의 멘트를 따고, 사연을 취재해야 했다. ‘알 권리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어찌 보면 호랑이 같은 선배가 취재를 해오라고 하니 열심히 취재를 했던 탓도 있을 거다. 씁쓸한 현실이다. 우리 언론도 이제 무리한 취재를 무용담으로 여기는 시대를 끝내야 할 때가 왔다.

 

언론인이 되려는 수험생들에게 이번 세월호 참사는 한국 재난보도의 현재와 미래, 문제점과 대안 등에 대하여 생각해 볼 기회다. 현직 기자들은 당장 바뀌지 않을 것이다. 자성의 목소리와 반성의 움직임이야 있겠지만, 당장 다른 재난이 발생한다면 상황은 그리 다르지 않을 거다. 게다가 속보 매체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임을 감안한다면 더욱 그렇다.

 

수험생들의 마지막 관문인 최종 면접에서는 재난보도에 대한 소신 또는 의견을 물어볼 가능성이 높다. 최대한 냉정하게,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좋다. 여기서 빼먹지 말아야 할 것은 해당 회사에서 잘 한 것이 있으면 과감히 잘했다고 칭찬을 해주는 일이다. 그렇지 않고 한국 언론은 무조건 쓰레기라거나 미국 언론의 사례만 우수하다고 칭찬하는 것은 그리 좋은 방법은 아니다. “그러면 CNN으로 가게라고 면접관이 변죽을 듣기 십상이다.

 

왜 기자를 하려고 하느냐’ ‘PD를 하려고 하느냐같은 질문이 나올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기자가 이렇게 지탄을 받는 직업인데 굳이 왜 하려고 하느냐는 질문이 나온다면 어떻게 답할 것인가. “마땅히 할 게 없어서요라고 할 것인가? 아니면 알 권리는 중요합니다라고 앵무새처럼 말할 것인가.

 

아나운서직의 경우 재난이 발생한 지역 주민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하려고 하는데 본인의 생각을 말해보라든가 슬픈 일이 발생하면 앵커멘트를 어떻게 할 수 있을까같은 질문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실제로 앵커의 한 마디에 방송국이 설화 사건을 겪는 것은 다반사다. 언론사들은 앵커의 소양에서 리스크라는 분야의 검증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가 아는 것이 정말 기자 생활일까

 

기자라는 직업을 피상적으로 생각했던 학생들은 기자들이 하는 업무의 영역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몇몇 현직 기자들은 고고한 영역에서의 취재만 꿈꿨다. 이 때문에 자신이 생각하던 영역과 다소 거리가 있는 부서에 배정되면 힘들어 하거나, 인사담당자에게 호소를 하기도 했다.

 

기자 인생의 전부를 자신이 원하는 부서에서 할 수는 없다. 3분의 1정도는 자신이 원하지 않는 부서에서 일할 수도 있다. 60세 정년 시대를 가정하면, 30세부터 한다고 해도 10년 정도는 자신이 원하지 않는 분야에서 취재를 해야 한다. 당신이 원하는 기자 생활은 어떤 것인가. 원하지 않는 기자 생활을 할 자신이 있을까?

 

다른 직종 역시 마찬가지다. 실제로 작은 방송국이나 신생 매체의 아나운서들은 업무에 대한 회의 또는 스트레스를 많이 느낀다. <아랑 카페>에 많은 사례가 들어온다. 아나운서로 입사했는데 작가부터 기자까지 모든 일을 해야 하거나, 아나운서인데 방송보다는 사내 행사에만 집중 투입되는 경우가 그렇다. 신입으로 들어갔는데 업무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을 쌓을 기회는 없이 행사만 하는 경우도 있다.

 

PD는 아예 대형 방송국에서 일하지 않는 이상 처우의 문제와 일하면서 생기는 갈등이 꽤 있다. 이에 대해 평소 현직 선배들이나 선생들과 어느 정도 상담을 하면서 준비를 해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

 

기자나 PD, 아나운서라는 직업. 겉은 번드르르해 보여도 실상을 들여다보면 녹록지 않다. 이 분야 직업이 어떤지 먼저 빡쎄게 취재를 해 보시라. 그러고도 꼭 해야겠다 싶으면 어쩔 수(?) 없다. 현장에서 보게 되면 반갑게 인사를 해 드리겠다


지옥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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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랑카페 운영자 기자 mirip@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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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은의 보험키워드] 보험료 냈는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서지은의 보험키워드] 보험료 냈는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2025.05.11 10:37:57

서지은 보험설계사·칼럼니스트ㅣ우리나라에는 몇 개의 보험사가 있을까? 2024년 11월을 기준으로 영업 중인 보험회사는 생명보험회사가 22개 손해보험회사가 31개로 총 53개의 보험회사가 있다. 보험회사가 완전히 무너진 사례는 아직 없지만 사실 지급여력 부분에서 건전성을 의심받는 보험사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최근 M 손보사 사태로 인해 가입자의 불안 및 보험사를 향한 불신의 시선이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이를 이용한 일부의 갈아타기 유도 영업이 소비자의 혼란을 초래해 현장에서 일하는 설계사의 한 사람으로 마음이 편하지 않다. 인생에 닥칠지 모르는 위험에 대비해 가입한 내 보험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거나 최악의 경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가입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보험사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지수 중 RBC 비율이 있다. Risk-Based Capital, 줄여서 RBC라 부르는 이 지수는 보험회사의 다양한 리스크를 고려해 요구되는 자본 계산 방식으로 쉽게 풀면 '지급여력'을 뜻한다. RBC 지수는 보험사의 가용자본을 손실 금액(요구 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 가입자에게 약속한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할 수 있을 만큼의 자본을 쌓아놓았는지 알 수 있는 지표가 된다. 당연히 RBC 비율이 높을수록 재무 건전성이 좋다. 가령 RBC 비율이 200%라면 보험금 지급을 위한 자본이 감독 당국이 제시한 기준의 2배를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반면 100% 미만일 경우에는 그만큼 지급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최근 논란이 된 M 손보사의 사태를 되짚어보자면, M 손보사는 2022년 4월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되어 이후 예금보험공사가 경영관리 체제로 여러 차례 매각을 시도해 왔으나 무산되었고,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2023년 3분기 기준으로 자본이 마이너스 184억원이 되어 완전 자본 잠식 사태에 빠졌다. 당시 M 손보사의 지급여력비율은 35.9%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는커녕 법정 기준인 100%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재무 건전성이 극도로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회사의 시장 매력도가 크게 하락해 인수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매각은 번번이 성공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고용 승계 문제를 두고 M 손보사의 노조와 인수 후보 회사 간 갈등까지 깊어지면서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부에서도 해법을 찾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진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매각에 실패한 M 손보사가 청산이나 파산의 길을 걷게 될 경우 '124만 명이 넘는 가입자의 보험 자산은 어떻게 되는가?'이다. 게다가 사태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설계사들이 지금도 보험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와중에, M 손보사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고 나아가 보험업계 전반에 대한 신뢰가 저하되어 소비자의 불안은 더 깊어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M 손보사에 오랜 기간 보험을 유지해 온 가입자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가장 기대하고 싶은 가능성은 과거 리젠트 화재보험사의 선례처럼 계약이 타 보험사로 이전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M 손보사의 경우 손해율이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높아 계약 이전이 쉽지 않다고 보아야 한다. 다음으로는 끝까지 버티다 보험사가 파산이나 청산의 길을 밟게 되면 당국의 '예금자보호법'에 기대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나의 보험 자산이 아닌 ‘해지환급금’을 보전해 주는 제도라는 점을 기억해야 하며, 무해지나 저해지 보험 상품은 예금자보호법이 있어도 현실적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이 거의 없다. 역시 건전한 보험사를 통해 새로 보장자산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유감스럽게도 보험설계사로 일하는 내게도 무척 쉽지 않은 일이다. 중도해지의 손해는 가입자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뿐만 아니라, 새로 가입하게 되면 나의 보험 나이와 병력 유무에 따라 이전보다 높은 보험료를 납부해야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어떤 선택을 하든 가입자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가장 손해를 줄이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나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최선이나 차선이 아니라 차악을 피하는 것이 정치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보험이 정치도 아닌데, 최선이나 차선이 아닌 최악을 피하라고 조언해야 하는 상황이 참 씁쓸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상황을 겪지 않기 위해서라도 내 보장자산을 관리하는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 정도는 꼭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서지은 필자 하루의 대부분을 걷고, 말하고, 듣고, 씁니다. 장래희망은 최장기 근속 보험설계사 겸 프로작가입니다. 마흔다섯에 에세이집 <내가 이렇게 평범하게 살줄이야>를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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