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건호 서민금융진흥원 부원장]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자영업자 수는 571만명으로 경제활동인구의 21.2%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를 영세자영업자로 분류한다면, 영세자영업자는 전체 경제활동인구의 15.0%인 406만명에 이른다. 자영업자가 우리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지만, 이들의 자금부담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11일 금감원이 발표한 ‘국내은행의 2018년 상반기 개인사업자대출119 운영현황’에 따르면, 원리금 상환에 부담을 느낀 개인사업자가 만기연장‧상환유예‧금리할인 등을 위해 이 상품을 이용한 사례가 올 상반기 중에만 총 5800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애로 현상은 업력이 짧은 신규 자영업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경제활동인구조사의 부속조사인 ‘비임금근로 부가조사’에 따르면 작년 8월말 기준 업력 2년 이내의 신규 자영업자의 사업자금은 2000만원 미만이 전체의 50.2%를 차지해 규모가 매우 영세했다.
또한, 신규자영업자의 사업자금조달 수단은 ‘본인 또는 가족이 마련한 목돈’이 전체의 68.7%, ‘금융회사 대출’이 31.6%로 나타났다. 복수응답의 허용을 감안하더라도 자금의 조달방법이 한정적임을 알 수 있다.
신규 자영업자는 자금부족이나 한정적인 자금조달과 같은 문제뿐만 아니라 여러 경영애로에도 직면하고 있다. 신규 창업 때 자금조달 문제가 28.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 뒤로 사업정보·경영노하우 습득, 판매선 확보 및 홍보가 각각 22.7%, 20.6%를 기록하고 있다.
이 조사를 통해 알 수 있는 점은 분명하다. 자영업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단순한 자금 지원뿐만 아니라, 그들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비금융서비스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영세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지난 2008년부터 정책서민금융을 공급하고 있으며, 2015년부터는 컨설팅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컨설팅 서비스의 대상자는 미소금융을 이용하는 창업예정자와 자영업자다.
미소금융은 음식업, 도소매업, 이·미용업, 세탁업 등의 업종에 대해 상권 및 입지 분석, 사업성 분석, 경영진단, 홍보 및 마케팅, 세무회계 등 총 9개 분야의 전문 컨설턴트를 선정해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진행된 조사에서 컨설팅은 영세자영업자의 자활을 위한 기반 조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응답자의 66%가 ‘추가 컨설팅을 받을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40.6%가 ‘컨설팅 이후에 사업자의 매출액이 증가했다’고 답했고, 매출 증가액은 평균 12%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금융당국은 영세자영업자를 대상으로 금융접근성 제고를 위한 금융서비스 제공과 동시에, 컨설팅과 같은 비금융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지원해야 할 것이다.
- 서민금융진흥원 부원장·경제학 박사 최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