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강민기 기자] 설 연휴 기간에는 안전거리 미확보로 인한 사고가 평소보다 3배 높게 나타나 운전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또한, 전기자동차로 장거리 운전을 계획한다면 배터리 성능 저하를 고려해 평소 대비 주행가능거리를 20% 짧게 잡고 운행계획을 잡아야 한다는 조언이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는 ‘설 연휴 장거리운전 안전대책 연구’ 결과를 14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11~작년까지 설 연휴 기간에 발생한 현대해상 사고데이터 9만 7130건과 설 연휴기간에 4시간 이상 운전경험이 있는 400명의 설문조사를 반영했다.
설 연휴에 발생한 후미추돌 사고는 총 3595건으로 전체사고 1만 1821건 가운데 30.4%를 차지했다. 같은 달인 2월 평일에 발생한 후미추돌 사고 2823건과 전체사고 1만 2694건에서 22.3%를 차지한 것보다 8.1%p 높은 수치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는 ‘안전거리 미확보’와 ‘주시태만’을 후미추돌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고속도로에서의 안전거리 미확보에 의한 사고는 설 연휴 기간(16.3%)에 평소(5.3%)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연구소가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을 차량에 장착해 운전행태와 사고의 상관성을 조사한 결과, 사고 유경험자일수록 앞차와의 간격이 ‘TTC(Time to Collision) 2초’ 미만으로 짧아 사고위험이 큰 운전습관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에서는 주행속도에서 2초 소요 후 정지하는 거리를 권장하는데, 이는 시속 100km일 때 60m정도의 거리 유지를 의미한다.
연구소가 한국도로공사에서 제공한 폐쇄회로 영상자료를 분석해보니 주간에는 3명 중 1명, 야간에는 50% 정도만 안전거리를 준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운전자 400명을 대상으로 한 차간 거리 유지방법의 설문조사도 3명 중 2명은 ‘운전자의 감’ 또는 ‘일정한 기준 없음’으로 응답했다.
이수일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 박사는 “앞차와의 거리는 고속도로의 차선으로 가늠할 수 있다”며 “고속도로에서 차선 하나의 길이는 8m이고 차선간 거리는 12m로, 앞차와 운전자 사이에 차선이 3개 보이면 차간 거리가 대략 60m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설 연휴 기간 급한 마음에 차간 거리를 바짝 붙여서 빨리 가려는 운전자가 많다”며 “앞차와 차선 3개 이상의 간격을 유지하면서 안전운전을 하는 것이 나와 가족의 안전을 지키는 좋은 운전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연구소가 전기자동차 이용자 78명을 대상으로 겨울철 장거리 운전실태를 조사한 결과, 영하5도 이하에서 주행하면 평소대비 주행거리가 21.7%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 연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충전을 위해 20분 이상 대기하는 비율도 평소 대비 21.4%p 높았다.
주요원인으로는 기온저하에 따른 배터리 성능 감소, 차량 내 난방시스템 사용 등이 있다. 이외에도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는 고속도로 이용 때 브레이크 사용 횟수가 적어 회생 에너지 발생량이 감소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수일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 박사는 “고속도로 휴게소에는 전기충전소가 거의 다 있지만, 동시 수용 가능 대수는 1~2대 정도”라며 “방문객이 많은 휴게소에는 급속 충전이 가능한 보조차량을 사전에 배치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