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창 열기 인더뉴스 부·울·경

Column 칼럼

정용진표 소주 ‘푸른밤’ 들여다 봤습니다

URL복사

Tuesday, February 13, 2018, 15:02:07

[조은지의 알고 먹읍시다] ‘토마틴’, 짧은밤(16.9%)에만 들어있고 긴밤(20.1%)엔 없어

[인더뉴스 조은지 기자] ‘떠나요~ 둘이서~ 모든 것 훌훌 버리고~ 제주도~ 푸른 밤~ 그 별 아래~’

 

제주도라 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노래 중 하나가 ‘제주도의 푸른밤’ 입니다. 입으로 흥얼거리는 사람도 더러 있고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소주시장에 도전장을 던졌습니다. 제주소주를 인수한 신세계그룹이 지난해 9월 소주브랜드 ‘푸른밤’을 선보인 겁니다.

 

신세계는 "화산암반수에 5단계 정제, 72시간 숙성 등 차별화된 맛을 구현했다"며 출사표를 던졌는데요.  푸른밤은 두 종류인데,  젋은층을 타깃으로 ‘짧은밤’(16.9%)과 ‘긴밤’(20.1%)이라는 재치있는 이름도 지었습니다.

 

참이슬과 처음처럼이라는 주류업계 투톱 사이에서 태어난 푸른밤은 기존 소주와 확실한 차별화를 강조했습니다. 특히, "토마틴을 다량 첨가해 풍미를 향상시켰다"고 신세계 측이 강조했는데요. 그래서, 토마틴이 뭔지 알아봤습니다.    

 

토마틴은 열대우림 삼림지대에서 자생하는 타우마토코쿠스 다닐엘리이의 열매를 물로 추출한 후 정제해 얻어지는 단백질 감미료입니다. 한마디로 소주의 조미료인 셈이죠. 중량기준으로 설탕의 700~1600배의 감미도를 나타냅니다.

 

소주의 단맛은 이런 감미료에서 나옵니다. 푸른밤의 라벨뒷면에 원재료명을 살펴보면 정제수, 주정, 결정과당, 자일리톨, 효소처리스테비아, 정제소금, 영양강화제4종 그리고 토마틴이 적혀있습니다. 주정은 소주의 원료인 에틸알코올인데, 우리가 알고 있는 바로 그 ‘알코올’입니다.

 

결정과당, 자일리톨, 효소처리스테비아는 모두 소주의 단맛을 만들어주는 감미료고요. 소량으로도 충분한 단맛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식품기업에서 단맛을 낼 때 주로 쓰이는데, 매우 적은 양이 사용되기 때문에 인체에 무해합니다.

토마틴이 푸른밤에만 들어있었다면 분명한 차별화가 됐겠죠? 하지만 확인해 보니 토마틴은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에도 들어 있었습니다.

 

토마틴뿐만 아니라 다른 재료들도 기존에 있는 소주들과 비슷한 원재료들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특이한 건, 그토록 강조했던 '토마틴'이 짧은밤(16.9%)에만 들어 있었고 긴밤(20.1%)에는 없다는 겁니다.

 

내친김에 다른 소주들도 들여다봤습니다. 먼저, 참이슬에는 정제수, 주정, 결정과당, 쌀증류식소주원액, 보리증류식소주원액, 효소처리스테비아, 에리스리톨, 토마틴이 함유돼 있었는데요. 에리스리톨은 감미료의 하나로 청량감을 가지고 있으며 체내에 거의 흡수돼지 않고 배출돼 저칼로리 감미료로 사용되고 있는 성분입니다.

 

참이슬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쌀증류식소주원액·보리증류식소주원액'. 다른 제품은 정제수, 주정, 증류식소주 정도만 적혀 있었는데요. 참이슬에는 쌀과 보리로 만든 소주원액이 들어가 있는 거였습니다. 쌀·보리증류식소주원액은 소주를 만들 때 주정과 물을 블랜딩해서 만들어집니다. 이 때 천연감미료인 쌀·보리증류식소주원액을 함께 넣으면 풍미를 살려주며 맛이 한층 깔끔해 진다고 하네요.

 

처음처럼의 경우에는 참이슬과 푸른밤에는 없는 아미노산계 조미료가 들어있었습니다. 성분표를 들여다보니 정제수, 주정, 증류식소주, 효소처리스테비아 DL-알라닌, 글리신, L-아르지닌 등이 적혀 있는데요. 글리신, 알라닌, 아르기닌은 아미노산의 일종입니다.

 

글리신과 L-아르지닌은 아미노산계 감미료로 열을 가하면 분해 돼 없어지기 때문에 주류와 음료수에 주로 사용하며 감칠맛과 단맛을 냅니다. 롯데주류 측은 소주에 들어가는 첨가물로 차별화를 하는데 아미노산계 조미료가 그 예 중 하나라고 전했습니다.

 

다시 푸른밤으로 컴백. 푸른밤의 저도주 짧은밤을 마셔봤습니다. 낮은 도수(16.9%)에 걸맞게 목넘김에 불편함이 없고 부드러웠는데요. 하지만 거기까지. 기존 소주들과 차별성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차라리 오히려 처음처럼의 '글리신과 L-아르지닌', 참이슬의 '쌀·보리증류식소주원액'이 더 차별화된 게 아닐까 싶습니다.

English(中文·日本語) news is the result of applying Google Translate. <iN THE NEWS> is not responsible for the content of English(中文·日本語) news.

배너

조은지 기자 cho.ej@inthenews.co.kr

배너

[서지은의 보험키워드] 보험료 냈는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서지은의 보험키워드] 보험료 냈는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2025.05.11 10:37:57

서지은 보험설계사·칼럼니스트ㅣ우리나라에는 몇 개의 보험사가 있을까? 2024년 11월을 기준으로 영업 중인 보험회사는 생명보험회사가 22개 손해보험회사가 31개로 총 53개의 보험회사가 있다. 보험회사가 완전히 무너진 사례는 아직 없지만 사실 지급여력 부분에서 건전성을 의심받는 보험사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최근 M 손보사 사태로 인해 가입자의 불안 및 보험사를 향한 불신의 시선이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이를 이용한 일부의 갈아타기 유도 영업이 소비자의 혼란을 초래해 현장에서 일하는 설계사의 한 사람으로 마음이 편하지 않다. 인생에 닥칠지 모르는 위험에 대비해 가입한 내 보험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거나 최악의 경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가입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보험사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지수 중 RBC 비율이 있다. Risk-Based Capital, 줄여서 RBC라 부르는 이 지수는 보험회사의 다양한 리스크를 고려해 요구되는 자본 계산 방식으로 쉽게 풀면 '지급여력'을 뜻한다. RBC 지수는 보험사의 가용자본을 손실 금액(요구 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 가입자에게 약속한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할 수 있을 만큼의 자본을 쌓아놓았는지 알 수 있는 지표가 된다. 당연히 RBC 비율이 높을수록 재무 건전성이 좋다. 가령 RBC 비율이 200%라면 보험금 지급을 위한 자본이 감독 당국이 제시한 기준의 2배를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반면 100% 미만일 경우에는 그만큼 지급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최근 논란이 된 M 손보사의 사태를 되짚어보자면, M 손보사는 2022년 4월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되어 이후 예금보험공사가 경영관리 체제로 여러 차례 매각을 시도해 왔으나 무산되었고,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2023년 3분기 기준으로 자본이 마이너스 184억원이 되어 완전 자본 잠식 사태에 빠졌다. 당시 M 손보사의 지급여력비율은 35.9%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는커녕 법정 기준인 100%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재무 건전성이 극도로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회사의 시장 매력도가 크게 하락해 인수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매각은 번번이 성공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고용 승계 문제를 두고 M 손보사의 노조와 인수 후보 회사 간 갈등까지 깊어지면서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부에서도 해법을 찾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진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매각에 실패한 M 손보사가 청산이나 파산의 길을 걷게 될 경우 '124만 명이 넘는 가입자의 보험 자산은 어떻게 되는가?'이다. 게다가 사태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설계사들이 지금도 보험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와중에, M 손보사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고 나아가 보험업계 전반에 대한 신뢰가 저하되어 소비자의 불안은 더 깊어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M 손보사에 오랜 기간 보험을 유지해 온 가입자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가장 기대하고 싶은 가능성은 과거 리젠트 화재보험사의 선례처럼 계약이 타 보험사로 이전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M 손보사의 경우 손해율이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높아 계약 이전이 쉽지 않다고 보아야 한다. 다음으로는 끝까지 버티다 보험사가 파산이나 청산의 길을 밟게 되면 당국의 '예금자보호법'에 기대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나의 보험 자산이 아닌 ‘해지환급금’을 보전해 주는 제도라는 점을 기억해야 하며, 무해지나 저해지 보험 상품은 예금자보호법이 있어도 현실적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이 거의 없다. 역시 건전한 보험사를 통해 새로 보장자산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유감스럽게도 보험설계사로 일하는 내게도 무척 쉽지 않은 일이다. 중도해지의 손해는 가입자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뿐만 아니라, 새로 가입하게 되면 나의 보험 나이와 병력 유무에 따라 이전보다 높은 보험료를 납부해야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어떤 선택을 하든 가입자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가장 손해를 줄이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나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최선이나 차선이 아니라 차악을 피하는 것이 정치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보험이 정치도 아닌데, 최선이나 차선이 아닌 최악을 피하라고 조언해야 하는 상황이 참 씁쓸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상황을 겪지 않기 위해서라도 내 보장자산을 관리하는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 정도는 꼭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서지은 필자 하루의 대부분을 걷고, 말하고, 듣고, 씁니다. 장래희망은 최장기 근속 보험설계사 겸 프로작가입니다. 마흔다섯에 에세이집 <내가 이렇게 평범하게 살줄이야>를 냈습니다.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