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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비↓ vs 먹고 살자”..보험학계·의료계 평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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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September 20, 2017, 18:09:24

보험학회, 문재인케어 정책세미나서 개최..현재 건강보험 보장률 60%대 불과
보험학계 “비급여 거품 해소 우선” 주장..의료계 “적정수가 확보 선행 돼야”

[인더뉴스 정재혁 기자]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를 목표로 정부 차원에서 추진 중인 ‘문재인 케어’의 정착 과제를 두고 학계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보험학계는 “비급여 진료비의 거품을 제거하는 것이 먼저”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의학계는 “진료수가를 정상화하면 비급여 문제는 저절로 해소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여 두 의견이 팽팽이 맞서고 있다.

한국보험학회(회장 김헌수)는 20일 상공회의소에서 ‘문재인 케어의 정착 과제 및 민영건강보험의 역할’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문재인 케어의 핵심 쟁점과 과제를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고 민영건강보험의 바람직한 역할과 전략을 고민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동안 정부는 건강보험 보장률을 높이기 위해 꾸준히 재원을 투입해 왔지만, 비급여 영역의 진료비 상승 규모가 재원 투입량보다 훨씬 커 보장률은 개선되지 못했다. 지난 2005년부터 2013년까지 보장성 강화를 위해 보장률 80%를 목표로 약 6조 6000억원을 투입했지만, 실제 건강보험 보장률은 60%대에 머물렀다. 

이같은 현실에 대해 보험학계와 의학계는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놨다. 보험학계는 비급여 진료비의 과잉을 지적하며 이를 줄이는 것이 먼저라고 주장했다. 반대로 의학계는 의사들이 낮은 진료수가를 보충하기 위해 비급여 진료비를 늘렸기 때문에 진료수가를 정상화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보험학계를 대표한 김대환 동아대 교수는 ‘문재인 케어의 한계와 공·사건강보험의 역할 재정립’ 발표를 통해 문재인케어의 의미와 한계점을 설명했다. 문재인 케어는 문제의 핵심인 비급여를 해결하려 한다는 점에서 적절하다고 볼 수 있지만, 그 방식에 있어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대환 교수는 “문재인 케어는 보장성 강화를 위해 추가 재원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 이는 국민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추가 재원 투입과는 별개로 과도한 비급여 진료비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상당 부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문재인 케어의 한계점으로 공사건강보험의 역할 체계가 여전히 국민건강보험 중심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최근 추진 중인 공사건강보험 연계법이 실손의료보험의 ‘반사이익’을 환수하고 보험료를 인하하는 것에만 집중돼 있어 방향성이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의학계 발표자인 김윤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는 비급여 해소를 목표로 하는 문재인 케어의 문제의식에는 공감했다. 하지만, 비급여를 급여로 편입했을 경우 의료계의 수입이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의사들이 낮은 급여수가를 비급여 진료비로 일부 충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윤 교수는 “의료계에서는 현재의 건강보험 급여수가가 정상 가격의 87%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문재인 케어 도입으로 줄어들게 될 비급여 진료비만큼 급여수가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급여 풍선효과 해소 방안으로는 ‘혼합진료(급여진료와 비급여진료 병행)’ 금지와 ‘신포괄수가제’ 전면 확대를 제안했다. 신포괄수가제란 기존 포괄수가제(질병별로 정해진 의료비 책정)에 검사·처방 등 의료행위 때마다 적용되는 행위별수가제를 결합한 제도다.

김윤 교수는 문재인케어 성공전략으로 의료계와 전문가, 시민·환자들로 구성된 위원회를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재원조달 측면에서 정부가 국고지원액에 대해 명확한 약속을 하고, 제도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오는 2019년에 중간평가를 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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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혁 기자 jjh27@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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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은의 보험키워드] 보험료 냈는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서지은의 보험키워드] 보험료 냈는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2025.05.11 10:37:57

서지은 보험설계사·칼럼니스트ㅣ우리나라에는 몇 개의 보험사가 있을까? 2024년 11월을 기준으로 영업 중인 보험회사는 생명보험회사가 22개 손해보험회사가 31개로 총 53개의 보험회사가 있다. 보험회사가 완전히 무너진 사례는 아직 없지만 사실 지급여력 부분에서 건전성을 의심받는 보험사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최근 M 손보사 사태로 인해 가입자의 불안 및 보험사를 향한 불신의 시선이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이를 이용한 일부의 갈아타기 유도 영업이 소비자의 혼란을 초래해 현장에서 일하는 설계사의 한 사람으로 마음이 편하지 않다. 인생에 닥칠지 모르는 위험에 대비해 가입한 내 보험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거나 최악의 경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가입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보험사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지수 중 RBC 비율이 있다. Risk-Based Capital, 줄여서 RBC라 부르는 이 지수는 보험회사의 다양한 리스크를 고려해 요구되는 자본 계산 방식으로 쉽게 풀면 '지급여력'을 뜻한다. RBC 지수는 보험사의 가용자본을 손실 금액(요구 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 가입자에게 약속한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할 수 있을 만큼의 자본을 쌓아놓았는지 알 수 있는 지표가 된다. 당연히 RBC 비율이 높을수록 재무 건전성이 좋다. 가령 RBC 비율이 200%라면 보험금 지급을 위한 자본이 감독 당국이 제시한 기준의 2배를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반면 100% 미만일 경우에는 그만큼 지급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최근 논란이 된 M 손보사의 사태를 되짚어보자면, M 손보사는 2022년 4월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되어 이후 예금보험공사가 경영관리 체제로 여러 차례 매각을 시도해 왔으나 무산되었고,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2023년 3분기 기준으로 자본이 마이너스 184억원이 되어 완전 자본 잠식 사태에 빠졌다. 당시 M 손보사의 지급여력비율은 35.9%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는커녕 법정 기준인 100%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재무 건전성이 극도로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회사의 시장 매력도가 크게 하락해 인수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매각은 번번이 성공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고용 승계 문제를 두고 M 손보사의 노조와 인수 후보 회사 간 갈등까지 깊어지면서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부에서도 해법을 찾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진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매각에 실패한 M 손보사가 청산이나 파산의 길을 걷게 될 경우 '124만 명이 넘는 가입자의 보험 자산은 어떻게 되는가?'이다. 게다가 사태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설계사들이 지금도 보험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와중에, M 손보사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고 나아가 보험업계 전반에 대한 신뢰가 저하되어 소비자의 불안은 더 깊어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M 손보사에 오랜 기간 보험을 유지해 온 가입자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가장 기대하고 싶은 가능성은 과거 리젠트 화재보험사의 선례처럼 계약이 타 보험사로 이전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M 손보사의 경우 손해율이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높아 계약 이전이 쉽지 않다고 보아야 한다. 다음으로는 끝까지 버티다 보험사가 파산이나 청산의 길을 밟게 되면 당국의 '예금자보호법'에 기대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나의 보험 자산이 아닌 ‘해지환급금’을 보전해 주는 제도라는 점을 기억해야 하며, 무해지나 저해지 보험 상품은 예금자보호법이 있어도 현실적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이 거의 없다. 역시 건전한 보험사를 통해 새로 보장자산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유감스럽게도 보험설계사로 일하는 내게도 무척 쉽지 않은 일이다. 중도해지의 손해는 가입자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뿐만 아니라, 새로 가입하게 되면 나의 보험 나이와 병력 유무에 따라 이전보다 높은 보험료를 납부해야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어떤 선택을 하든 가입자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가장 손해를 줄이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나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최선이나 차선이 아니라 차악을 피하는 것이 정치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보험이 정치도 아닌데, 최선이나 차선이 아닌 최악을 피하라고 조언해야 하는 상황이 참 씁쓸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상황을 겪지 않기 위해서라도 내 보장자산을 관리하는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 정도는 꼭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서지은 필자 하루의 대부분을 걷고, 말하고, 듣고, 씁니다. 장래희망은 최장기 근속 보험설계사 겸 프로작가입니다. 마흔다섯에 에세이집 <내가 이렇게 평범하게 살줄이야>를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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